서울미술관은 개관 초창기에 한 번 갔었는데, 몇 년만에 다시 간 데다가 석파정까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석파정이 뭔지도 몰랐다가 지인들이 알려주어서 가보게 되었다.

 

자하문 근처의 한적한 동네에 위치해 있고 경복궁 근처이기도 하다. 날 좋으면 걸어서도 갈 만하고 버스도 자주 있는 편.

 

일단 건물 내부로 들어가서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매한 뒤 입장하면 되는데,
전시와 석파정 입장 통합권은 성인기준 11,000원이고, 석파정 단독 입장권은 5,000원이다. 석파정만 간다면 입장권 구매 후 매표소 옆 엘리베이터에서 3층으로 바로 올라가면 된다. 가끔 3층으로 바로 올라와서 티켓구매 어디서 하냐고 하는 분이 있는 것 같다. 지금 메인 입구를 닫아놓아서 조금 헷갈릴 수 있을 거 같다.

 

나는 통합권 구매했는데 3월 내로 티켓 소지시 본인 재입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지금 3월 말인데 결국 재관람은 하지 못했지만 좋은 듯.

 

운영시간은 10:00-18:00이고 매주 월요일 휴관인데, 기획전 준비기간 등이 있으니 미리 전시 일정을 알아보고 가야 헛걸음하지 않을 것 같다.

 

 

 

석파정은 눈이나 비가 온다면 입장 제한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한다. 다행히 내가 간 날은 조금 흐리지만 무난했다.

규모가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산책하기에는 적당했고, 바위, 나무, 한옥이 잘 어우러져서 소위말하는 힐링을 하기에는 충분했다. 적당한 언덕을 오르내리며 서울 종로 풍경을 감상하기도 하고 멍하게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사람이 많지도 않아서 한적한 분위기를 즐겼다.

석파정은 고종황제가 자주 행차하기도 할 정도로 아름답고 유서깊은 정원이었다고 한다. 지금의 모습도 소박하고 정취가 있기는 하지만 그 시절에 보았다면 더 흥미로운 모습이었을 것 같다.

한 쪽에는 미술관 별관이 있었고, 1층에는 '겨울 동물원'이라는 전시를 하고 있었다. 각 작가들의 개성대로 다양한 동물들을 표현했는데, 귀엽고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작품들이었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것 같다.

2층에는 이중섭, 박수근 등 한국 유명 작가들의 레플리카와 석파정의 역사와 옛 사진 등을 볼 수 있게 구성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석파정을 다 둘러 본 뒤, 본관 1층으로 내려가 본격적 전시 감상을 시작했다.

 

 

 

 

미술관 본관에서는 '보통의 거짓말'이라는 전시가 메인 기획전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거짓말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각 작가들이 해석한 다양한 내용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매체를 활용하여 평면 작업, 입체, 영상 등 다채롭게 구성된 전시 공간을 볼 수 있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았을 혹은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거짓말. 단순히 일상적인 거짓말 만이 아닌 다양한 해석도 있기에 너무 난해하지 않고 전공자가 아니어도 흥미롭게 감상할 만한 전시였다. 코로나로 닫은 전시장이 많아서 인지 생각보다는 평일임에도 관람객이 더러 있는 편이었다.

 

그리고 2층에서는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라는 전시도 관람할 수 있었는데, 미처 말하지 못했던 개개인의 이야기를 모아 작가가 작업으로 탄생시킨 프로젝트였다. 옛날식 다이얼 전화기가 2-30여대 정도 놓여져 있고 수화기를 들면 전화기마다 각기 다른 사연이 흘러나온다. 영상과 함께 구성된 작품도 있으며, 관람객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비치된 공중전화 부스에 털어놓을 수도 있었다. 이 전시에서는 분명 타인의 사연을 듣게되는데, 정작 감상하다 보면 나 자신에 대해서와 그리고 내가 그동안 살면서 후회하거나 행동했던 여러가지들에 생각해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그리고 상설전인 것 같은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었다. 유명하고 익숙한 작가들이 많기도 했고 이 때쯤 조금 피곤하기도 해서 사실 꼼꼼히 보지는 않았다.

 

전체 전시 관람 소요 시간은 대량 2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석파정관람 포함. 전시는 개개인의 관람 속도에 따라 편차가 클 것 같은데, 일단 나는 조금 꼼꼼하게 보는 편이라 이정도이긴 한데 영상 작업을 다 꼼꼼히 보고 한다면 3시간도 걸릴 것 같았다. 빨리 감상하면 한시간도 가능할 듯. 초반에 천천히 보다 후반에 슥슥 보았고 영상은 2-3개만 제대로 관람해서 이정도 시간이 걸렸다.

 

 

 

 

 

 

4월에 또 새로운 전시가 열린다고 하니 그 이후에 다시 가 보아도 좋을 것 같았다. 이번에는 지인들과 갔는데 다음에는 혼자 가봐야 겠다.

Posted by jur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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