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여름에 갔던 런던 미술관 박물관 기록.

 

 

이날은 혼자 돌아다녔었다. 그 전까지는 친구가 여기저기 데려다 주었는데 계속 같이 다니니 혼자 다니고 싶었다. 친구도 피곤했는지 그러라고 하여 서로 편한 날이지 않았나 한다.

1. 내셔널 갤러리The National Gallery

일단 내셔널 갤러리부터 갔다.

그 앞에 바로있는 트라팔가 스퀘어는 한국의 광화문같은 시내의 광장인데 시위같은 것도 종종 있는 곳이라고 한다. 다행히 내가 갔을 때는 시위가 없었고 관광객들만 가득했다.

 

분수도 있고 조각상도 있고 사람도 많고. 사진보다 훨씬 더 맑고 화창한 날이었다.

 

 

 

전날 저녁에 잠시 지나갔었는데 그때는 없었던 바리케이트들이 생겼다.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니겠지?하고 짧게 생각하며 내셔널 갤러리로 들어갔다.

여기도 다른 대부분의 미술관처럼 무료입장이었다.
운영시간은 10:00-18:00이고 휴관일은 특정 요일은 없고 매년 1월 1일과 12월 24,25,26일이라고 한다.

 

 

 

 

내셔널 갤러리도 전날 간 미술관들과 마찬가지로 내부가 고전적인 분위기로 구성되어 있었다. 여기 처음 보았을 때는 건물 엄청 멋있고 운치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다른 유럽 미술관들 갔더니 거기가 훨씬 더 엄청났다. 영국을 먼저 가서 다행이었다.

 

여기도 여러 관들이 막 이어져 있어서 미로에 들어 온 것 같았다. 내가 어딜 관람했고 아닌지도 헷갈리고 그 방이 그 방 같고. 작품도 많고 공간도 넓다보니 전시장에 쇼파가 많이 있었는데 정말 꼭 필요했다. 여기도 그렇고 다른 미술관들도 그렇고 대부분 와이파이가 잘 되었다. 데이터 로밍 안하고 갔는데 이 날처럼 혼자 다니다 다음 동선때 잠깐 인터넷 필요할 때 유용하게 사용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루소의 작품도 실물로 관람했는데 동시대의 다른 작품들 사이에 있으니 더 그 독특함이 잘 드러났다.

이 당시 나름 특이한 작품인 듯.

하도 인상파 작품 근처에만 사람들이 몰려있어서 아닌 곳은 상대적으로 널널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이 동네 미술관들이 다 그렇겠지만 미술사책에 흔히 나오는 유명 작품들이 참 쉽게 걸려있다.

내가 비서구권 사람이라 그런 것도 있을 것이고 학교에서 서양미술을 위주로 배워서 그렇기도 할 것이다.

 
소요시간은 이렇게 작품 많을 지 모르고 가서 생각보다 시간을 오래 보내 약 2-3시간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작품 수도 많고 하다보니 중반 부터 슥슥 보기 시작했는데도 그 정도 걸렸는데 꼼꼼히 본다면 4시간정도는 생각하고 가야할 것 같다. 다음 일정들 때문에 아쉽지만 조금 빠르게 보았다.

 2.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 National Portrait Gallery

 

 

점심을 먹고 갈까 하다가 바로 내셔널 갤러리 바로 뒤에 있는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로 바로 향했다.

운영시간은 10:00-18:00이며, 휴관일은 12월 24,25,26일이라고 한다.

말그대로 국립 초상 미술관이다. 과거 왕족/귀족의 초상화들과 역사적 사건 초상조각 등이 주로 있었다.

시대별로 분류되어 있고 총 3개층 정도 전시관으로 구성이 되어있었다.

작품이랑 당시 사건이라던지 역사흐름 등이 같이 설명되어 있지만 대충 기존에 아는 인물들 위주로 슥슥 보았다.

흔히 다양한 창작물의 소재로 많이 쓰인 헨리8세와 앤불린의 초상화도 볼 수 있다.

그냥 저 시대 때 초상화기술때문인지 미의 기준이 달라서 인지는 몰라도 앤불린이 내 생각보다 안예뻤다.

헨리8세가 엄청난 비만이었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

영화나 드라마에선 엄청나게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

 
초상화만 모여 있는 곳이다보니 어찌보면 조금 지겨울 수도 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초상화에 집중해서 기법의 변천사를 알 수도 있고 역사적 유명인들을 보며 공부했던 것 들을 다시 새겨볼 수도 있었다. 과거의 인물들뿐만 아니라 현대의 인물들도 볼 수 있기도 했다.

 

 

 

아래층으로 갈 수록 현대인물들의 초상화가 전시되어 있는데 위 사진은 현 영국 여왕인 엘리자베스2세의 초상이다.

 

 

 

고전적인 작품만 있는 건 아니고 추상초상이라거나 현대 사진작업 등 다른 것들도 전시하고 있었다.

 

사실 포트레이트 갤러리는 내셔널 갤러리 바로 옆에 있길래 동선이 편해보여서 간 것인데 의외로 재미있었다.

작품도 많고 영국 역사를 많이 안다면 더 즐기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시 보느라 힘들어서 쉴 겸 다시 온 리젠트 파크.

봐도 봐도 경치 좋다.


두시간가량 멍하게 있다가 책도 읽고 사진도 찍고 밥도 먹으며 여유롭게 혼자만의 피크닉을 즐겼다.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잔디에 앉아 있었는데 이제 일어나서 가려는데 옷에 잔디가 엄청나게 붙어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혼자 열심히 털어 보는데 뭔가 끈적끈적하게 붙어서 일일이 떼어내야 했다.

하필 검고 발목까지 오는 원피스라 마른 잔디가 엄청 티나서 대충 떼는 데도 15분이상은 걸린 것 같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얼마나 웃기게 봤을까 싶다.

동양애가 혼자서 놀다가 한참동안 잔디나 털고 있으니. 누가 도와줄 수도 없는 문제이고 하니.

 

 

 

 
3. RCA-Royal College of Art- 영국왕립미술학교 석사졸업전시

테이트멤버십 빌려준 친구 만나서 다시 카드 돌려주고, 만난 김에 함께 전시도 보러 갔다.

RCA 석사 졸업 전시를 갔다.

그 학교는 교통이 좋지 않아 튜브역에서도 걸어서 30분 가량 갔다. 가다가 다리도 건너고 이리저리 들어갔다.

여긴 참 다리가 많고 템즈강이 그다지 크지 않기에 한강다리들처럼 건너기 멀지 않다. 양화대교나 원효대교 이런 곳들에 비하면 소소한 다리.

 

컬리지들은 캠퍼스가 따로 없다더니 RCA도 마찬가지로 석사와 학사가 아예 다른 동네에 있다고 하며 그냥 건물들

과별로 3갠가 있었다.

 

일단 조각쪽 건물로 들어 갔다. 문이 잠겨 있는데 직원분이 들어가면서 열어주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 분 덕에 허탕치지 않을 수 있었다.

 

 

 

 

역시나 페인팅, 영상, 입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있었다.

평상시엔 스튜디오이고 이번에 전시를 위해서 다 치운 것 같이 보였다.

 

 

 

 

이건 다 텔레비젼이다......LG꺼..

다 같은 기종인 것으로 보아 굴러다니는 거 주워 온 건 아닌 것 같고

중고든 새거든 사서 한 것 같은데 크기도 다 크고.

티비가 저렇게 접힌다는 것도 신기하고 돈 많다 싶기도 하고? 왕립미술학교 학비가 대략 연 5000만원이라던데 역시나 싶기도 하고.

여러 관점으로 신기한 작업이었다.

 

 

친구가 이 전시 보러 가자고 했을 때, 금요일은 밤 9시까지 전시가 열려있다고 해서 천천히 갔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밤9시까지도 아닐뿐더러 이날은 가족이나 지인들에게만 오픈하는 날이고

일반오픈은 주말에 다시 한다고 했다...

조각파트 건물은 그냥 직원이 친절히 열어준 거고 다른 도예나 페인팅 건물은 들어가지도 못했다.

혹시나 학생이 들어갈 때 같이 들어갈 수 있을까 조금 기다리는데 사람이 진짜 안다니다가

왠지 한국분 같은 사람 조각쪽으로 들어 가길래 물어보니 위의 사항들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분이 열어주고 싶어도 다른 건물은 자기도 못들어 간다고.

그래도 친절히 이야기 해 주시고 해서 감사했다. 내일 시간되면 오라고 하셨으나 일정상 나는 갈 수가 없었다.
그렇게 나의 영국 전시 투어는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고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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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여름에 간 런던 미술관 박물관 투어 기록.

 

 

 

하루에 미술관 4곳 가기.



1. 테이트 모던 Tate Modern

 

일단 테이트 모던에서 시작했다. 외관이 무슨 공장같고 다소 특이했다.

 

런던에 있던 날 중에 유일하게 런던스러운 날씨였다. 칙칙하고 가끔 비도 오고 다시 맑아지고.

마침 내가 런던에 가 있던 주가 엄청 날이 맑고 쨍쨍해서 원래 그런가 했는데 이례적인 특이한 시기였다고 한다.

덕분에 챙겨갔던 가디건들이 쓸모없었고 정말 너무 더웠다.

비가 조금씩 자주 오는 동네라 어지간하면 다들 우산 안쓰고 그냥 비 맞고 다닌다고 들었다.

 

 

 
테이트 모던은 템즈강변에 있었고 이름처럼 현대미술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유명한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상설전시관에 다닥다닥 전시가 되어 있었다. 내부에는 그 유명세에 걸맞게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상설전은 무료관람이고 기획전은 티켓이 필요했는데, 나는 전날 잠깐 만났던 친구가 테이트멤버쉽카드를 빌려 주어서 그걸로 입장할 수 있었다.

운영시간은 토요일은 10:00-22:00, 다른 요일은 10:00-18:00이고 휴관일은 12월 24,25,26일 이라고 한다. 참고로 런던 대형 미술관 운영시간과 휴관일은 거의 비슷하고 대부분 무료입장이었다.

 

 

 

런던 온 이후 테이트 모던에서 한국 사람들을 처음 보았다.

프란시스 베이컨을 비롯하여 내가 좋아하던 작가들의 작품을 정말 많이 볼 수 있었다. 일일이 열거하기엔 너무 많을 정도였다.

섹션별로 관이 나뉘어져있었고 규모는 중간정도? 상설전 다 보는데 슥슥 보는 기준으로 한시간반정도 걸린 것 같다.

 

 

 

 

 

 

 

이동하다보니 이불작가의 작품이 나타났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작가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대표적인 현대미술관에 한국 작가 작품이 있다니 왠지 자랑스러웠다.

예전에 이불작가 개인전 전시장에서 잠시 일했는데, 어쩐지 전체 관람객 대비 외국인 관람객이 많았었다. 그 덕에 매일 영어를 써야해서 강제로 영어가 늘었다.

 

 

 

 

이건 레베카 혼의 드로잉 도구. 이 작가는 도구들을 직접 고안하고 제작해서 작업을 하는 작가였는데

위의 사진에 있는 것은 얼굴에 쓰고 그리는 것이라고 한다. 다른 것들은 신발이랑 연결해서 움직이는 깃털이라던지

영상작업도 있고 등등 신기한게 많았다.
그 도구들 자체도 작업이고 도구로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과 행위도 모두 작업이었다. 흥미로운 개념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쓰고 얼굴을 움직여 그리면

 

 

 

대략 이러한 드로잉이 가능하다고 한다.

 

 

 

3층에 있는 테라스에서 보이면 템즈강과 주변 전망!

저기 아래에 보면 음악 연주도 하고 요다분장하고 사진찍어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테라스에서 기타와 노래듣는데 엄청 여행 온 분위기 났다.

 

 

 

상설전을 다 보고 기획전도 보았다.

당시에 아그네스 마틴 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마침 딱 한달 전 쯤에 그 작가에 대해 공부 한 뒤라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실물을 보니 더 이론과 사진으로만 접한 것 보다 이해가 잘되었다. 한국에서는 구글에서 검색해도 그다지 자료가 많지는 않았는데 그 아쉬움이 해소되었다.

 

 

 

친구가 나를 기다리고 있던 터라 조금 빠르게 전시를 감상하고 나왔다.

소소한 에피소드로 테이트모던에서 일하시는 분 중 일본인 혹은 일본계 인 사람이 있었는데 전시관 입구쪽에서 나를 보고 웃으며 자연스럽게 일본어로 인사를 건넸다. 다른 나라사람이란 의심을 전혀 안하신 듯 했다. 그래서 나도 그냥 그런 척 했다.

그리고 전시 다 보고 나오면서 에스컬레이터에서 미국 백인 중학생애기들이 나한테 장난도 쳤다. 자기들끼리 낄낄거리는데 애기들이라 그냥 장난기가 많은 건지 인종차별인건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2. V&M뮤지엄-Victoria and Albert Museum

 

테이트모던 바로 앞 밀레니엄 브릿지를 건너서 튜브를 타고 V&M으로 향했다. 근처에 런던 자연사박물관과 과학박물관 있고 셋 다 자하철에서 바로 연결되어 있다.

 

 

 

 

V&M에 들어오면 중간에 이렇게 얕은 연못같은 곳이 있고 공원처럼 조성되어 있다.

건물 안에 푸드코트같은 곳이 있는데 거기서 음식을 사와 공원에서 먹을 수 있다.

다양한 종류가 있었고 원하는 것들을 골라 계산은 한꺼번에 계산대에서 한다.

샌드위치 대충 7파운드 정도 했던 것 같다. 샐러드도 같이 나오고 한끼로 먹을만 하다. 음식맛도 중요하겠지만 여기서 피크닉 온 기분으로 분위기를 느끼는 것이 정말 좋았다.

 

저 연못에서 애기들이 주로 놀고 가끔 어른들도 논다.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여기는 주로 나라별 유물, 복식의 역사, 시대흐름에 따른 변천사 등등이 전시 되어 있다. 아마 대영박물관이 더 규모는 크겠지만 여기도 다양한 유물들이 있어서 재미있었다. 여기 사는 친구가 대영박물관 자기는 별로였다고 굳이 안봐도 된대서 안갔는데 돌이켜보니 그 친구랑 나랑 취향이 달라서 나는 좋아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조금 아쉽기도 했다.


과거 영국이 얼마나 열심히 수탈하고 다녔으면 외국 문물이 아주 많다.

거대한 건물의 일부분 그냥 떼온 것 등이 많이 있었다. 저걸 어찌 운반했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대한 유물들이 너무 널려있어서 레플리카 인가 싶기도 했다.

영국 펜스의 변천사나 과거 복식 같은 것도 있었다.
세계 여러나라의 개별 섹션이 있었는데, 그 중에 작긴 하지만 한국관도 있었다. 옛날 것만 있는 건 아니고

이상봉 디자이너의 옷도 있고 비교적 최근의 미술작품도 있었다. 키아프에서 자주 보던 그런.

갑자기 작가 성함이 기억 안난다.

 

 

 

옛 유물인 관도 그냥 널려있다. 너무 많아서 그런가?

 

 

 

개인적으로 머리들이 벽에 우수수 붙어 있는게 재미났다.

건물에 건축할 때부터 붙박이로 넣어야 들어갈만한 유물들이 많았다. 정말 어떻게 넣은 걸까?

 

 

 

 

3. 런던 자연사 박물관 Natural History Museum

V&M을 나와 바로 옆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입장료는 무료.

운영시간은 10:00-17:50이고, 휴관일은 12월 24,25,26일이라고 한다.

 

사실 여긴 그냥 공룡화석 보러갔다.

들어가자마자 거대한 화석들이 날 반겨준다. 어릴때 공룡에 한창 관심많던 시절이 생각나기도 하고 내가 한국에서는 공룡화석을 본 적이 없어서 신기하기도 했다. 국내에도 자연사 박물관이 있고 화석도 있다는데 규모가 대부분 작고 내가 가 본 적도 없었다.

여기가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배경이랬나 그렇다고 한다. 사실 그 영화 안봐서 큰 감흥은 없었다.

 

 

 

사람들이 꽤 많았다.

아이들에게 유익한 곳이라고.

 

 

 

아이들 잘 공부하라고 자연사에 대한 것을 재미있게 해 놓은 것들이 있었는데, 저런 행성 에스컬레이터나 엄청 약한 강도지만 지진체험하는 것도 있고 그 외에 소소한 체험들이 있다.

 

 

 

폼페이의 최후. 개와 사람 모두 굳어있다. 화산의 흔적.
가짜로 만든 모형 같지만 진짜라는 게 놀랍다.

자연사 박물관은 그냥 동선이 편해서 가볍게 들렀던 곳이라 빠르게 보았다.

 

 

 4. 테이트 브리튼 Tate Britain

 

이날의 마지막 코스인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에 도착했다.

입장료 무료.

운영시간은 10:00-18:00이고 휴관일은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12월 24,25,26일이라고 한다.

이 주변은 다른 곳들 보다 훨씬 조용했다.

바로 앞에 첼시미술대학이 있었다.

같이 간 친구가 첼시미대 욕하는데 학생도 엄청 많이 뽑고 커리큘럼 별로라고 하면서 거기 다니는 애들 학위 쉽게 따기 좋다고 했다. 3주에 한번씩만 뭐 한다 그러고 졸업에세이도 분량이 자기네 학교에 비해 훨씬 적다며 매우 싫어했었다. 그래도 유명한 사람들의 출신지라 아직 유명하긴 하다고 했다. 첼시 다니는 아는 사람들 있긴 있었는데 과마다 다를 수도 있고 뭐 내가 판단할 부분은 아니니까 모르겠다.

 

 

 

테이트 브리튼은 내부도 조용했다. 전시관은 한 층에만 있었고 고전미술부터 현대미술까지 다양한 시대별 작품이 많이 전시 되어 있었다. 이 날 간 미술관 중 가장 차분하게 감상할 수 있었고 유럽의 전형적인 미술관 느낌이기도 했다.

 

 

 

확실히 현대미술관들과는 달리 건물이 고전적인 외부와 내부 구조로 되어있었고 여러 방들이 이어진 것이 유럽의 일반적인 뮤지엄의 구조로 구성되어 있었다.

 

 

미술관 투어를 다니니 몸은 힘들지만 마음이 든든했다.

진짜 너무 행복했던 하루였고

교과서에서 보던 작품들을 실제로 보는 기분이 엄청났다.

남들 다 오는 곳 너무 늦게 왔지만 오히려 지금 왔기에 자료로만 접하며 실물을 보고자 했던 갈망이 있어서 더 기쁨이 컸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다음날도 열심히 미술관투어를 다녔다.

 

 

 

 

Posted by jur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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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여름에 갔던 런던 미술관 방문 기록.

 

 

 

나는 여행지에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메인 스팟으로 선정하고 여행을 다니는 편이다. 그래서 각 도시별로 유명한 곳들 몇몇 다녔는데
사치갤러리는 대학에서 현대미술 관련 수업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곳으로 궁금했었기에 기대감을 가지고 방문했었다. 영국 현대미술의 주역인 YBA를 이끌어 낸 찰스 사치의 안목을 직접 체험할 기회였다.

입장료는 무료였는데, 혹시 정책이 몇 년 새 바뀌지 않았다면 동일할 것이다.

운영시간은 10:00-18:00.

 

 

사치 갤러리는 다른 미술관들과 그다지 가깝지는 않았다. 첼시에 있었는데 여기 살던 친구가 데려다줘서 가는 길이 생각이 잘 안난다. 버스나 튜브 내린 후 찾기 어려운 곳은 아니었던 것 같다.

 

 

엄밀히 말하면 갤러리와 미술관은 다른 성격의 장소라고 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전시 감상의 장소라는 것이 같기에 이 글에서는 편의상 비슷한 개념으로 언급할 것이다.

 

 

갤러리 바로 앞에 운동장 같은 것도 있어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카페도 있어서 여유로운 도심의 모습이 느껴졌다.

 

 

 

 

갤러리 내부에 들어서면 깔끔한 전시공간에서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 볼 수가 있었다.

 

 

 

 

 

 

 

 

 

 

 

위의 두 작품은 같은 작가의 작업인데 섹슈얼과 잔인함을 섞은 게 많았다. 사진을 다 올릴 수는 없어 아쉽지만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았다.

 

 

현대미술의 범주가 점점 넓어져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영상, 공간, 인터렉티브 아트 등이 많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미술시장에서 페인팅 혹은 평면 작업은 계속 만들어 지고 있으며 그 비중이 적지 않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 모든 장르는 각자의 영역에서 계속 발전하고 상호작용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시의 작가들 소개하는 섹션도 준비되어 있었다.

 

 

 


사치 갤러리에는 워낙 다양하고 독특한 작품들이 많아 재미있게 관람했다. 여기는 규모가 아주 큰 편은 아니라 천천히 전시 감상을 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다른 뮤지엄들 보다는 작을 수 밖에 없으니 너무 전투적으로 감상할 필요는 없었다.

 

 

내가 런던에서 간 미술관 중 가장 동시대 작품들이 전시 되어 있었고 영국 현대미술의 트렌드를 접해 볼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꽤 오래전에 송은아트스페이스에 사치 컬렉션 왔을 때 전시 보다가 데미안 허스트 작업 손상시킬뻔 한게 기억났다. 도슨트 들으면서 가다가 너무 주변을 안보는 바람에 뒷걸음질 치다 바닥에 놓여있는 말인가 소인가 머리가 든 유리관을 발로 건드렸었던 적이 있었다. 실수였고 다행히 파손되거나 그런건 없었는데 그 순간에는 정말 아찔했다. 다행이었다...파산 할 뻔...

 

 

아트샵도 생각보다 상품이 많고 다양해서 구경할 것들이 많았다. 이리 저리 보다보니 사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역시 쇼핑은 아트샵에서 하는 게 가장 의미있고 좋은 것 같다.

고심 끝에 대사 거의 없는 흑백 카툰 한 권을 샀다. 제목이 R.I.P였다. 단편 만화들이 쭉 이어지는데 다 죽음에 관한 내용이며 조금 잔인하면서 유머도 뒤섞여있어 너무 내 취향이었다. 하드커버에 내지 퀄리티도 좋아서 더 구매해야 겠다 싶었다. 아직까지도 내 책장에 소중히 보관되어 있다.

더러 할인하는 책들도 있고 재미있어 보이는 것도 많아서 다 너무 탐났으나 무게와 남은 여정을 생각해서 포기하기로 했다. 원래 쇼핑을 잘 안해서 캐리어도 작은 거 가져왔었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후회되었다.

 

 

 

 

 

 

 

 

마지막으로 감상한 기름 작업. 저기 까맣게 보이는 바닥이 다 기름이었다. 저 근처에서는 뭔가 끈적한 기름냄새가 퍼져있었고 까맣게 보이는 그 것은 평온해 보이면서도 위험해보였다. 다가가고 싶기도 하고 멀어지고 싶기도 한 분위기였다. 진짜 신기했고 작업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저렇게 어떤 공간에 원유를 부어넣은 것으로 어떤 것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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