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중순 러시아 모스크바 미술관.

여행 3일차 날 이즈마일로프 시장에서 열심히 쇼핑한 뒤, 바로 푸슈킨 미술관으로 향했다. 여기도 본관과 별관으로 나뉜다. 두개 통합 입장권이 있다. 얼마인지 까먹었는데 아무튼 각각 사는 것 보다 저렴했다.

티켓 사려고 그냥 1 combined ticket이라고만 말했는데 매표하시는 할머니가 막 짜증을 내며 옆에 앉은 조금 젊은 사람에게 뭐라뭐라해서 그 사람이 대신 말해줬다. 아니 거기 티켓 안내문에도 영어로 표기되어 있는 건데? 안되면 그거 그냥 가리키고 계산하면 되는데? 다짜고짜 짜증부터. 러시아가서 영어 쓴게 잘한거라고 볼 순 없더라도 그렇게 잘못한 것도 아닌데. 복잡하게 말 안하고 일부러 최대한 간단히 말했는데. 러시아 사람들이 무뚝뚝하고 잘 안웃어서 불친절하다고 오해할 수 있다고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안 웃거나 해도 기분 안나빴는데, 짧게 나마 지내보니 안친절 한거랑 짜증내는 것의 차이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이 할머니는 짜증을 냈었다. 그리고 보통 자기가 돈버는 거랑 직결된 일이면 친절하고, 아닌 경우에는 종종 불친절이 있었다. 식당이나 물건 사는 곳에서는 대체로 친절했다. 그리고 그 외의 상황에서는 대체로 그냥 보통정도이며 가끔 그렇게 화를 내시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그 화를 내시는 게 영어 써서(혹은 러시아말 안써서) 라는게 좀 미묘한 기분. 물론 시크한 친절을 가진 분들도 많았다. 내가 캐리어 낑낑거리며 들고 갈 때 지하철 문 잡아주는 매너를 가진 사람들, 트로이카 충전하려는데 잘 안되서 헤매니까 말없이 도와준 지하철 직원, 길 알려주는 사람들 등 고맙다고 말할 새도 없이 도와주고 슉 가버리긴 했지만 좋은 사람들 많다. 영어 못한다고 해서 무조건 다른 사람들도 짜증내진 않는다. 아무튼 이때가 불친절 했던 중 가장 뭐지?했던 상황. 어찌되었든 무사히 티켓을 사고 전시장으로 들어갔다.

 

 

 

 

여기는 좀 고전 유럽 미술품들이 많았다. 조각도 많이 있었다. 캐스팅한게 많은 것 같긴 했지만. 어제가 러시아 작품들 쭉 본 거라면 오늘은 유럽 작품들 쭉 보는 날. 본관은 르네상스나 그 이전, 신관은 좀 더 최근의 작품들이 위주였다. 대략 나에게 익숙한 19~20세기 유럽 작가들의 작품. 유명한 작가의 조금 덜 유명한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푸슈킨 미술관은 그래도 규모가 트레치야코프보다는 작은 편이라서 조금 수월하게 관람했다. 그리고 별관은 본관 에서 작은 길 하나만 건너면 바로 있다. 관이 하나 더 있지만 그건 무슨 교육관같은 거라 어차피 못간다.

 

 

 

 

 

 

 

 

 

 

 

 

푸슈킨 미술관 본관

 

두 관들 다 각각의 매력이 있었던 것 같다. 신관은 비교적 현대미술에 속하는 유럽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많았다. 주로 인상파나 입체파 이런 유명한 사조의 작품들. 본관에는 이집트나 그리스 미술 등도 있었다. 큰 조각상들도 많았고. 그래서 신나게 감상했는데 나중에 보니 이집트 미술이랑 유물은 그리스에서 더 많이 보았고 로마에서도 많았다. 그냥 이집트나 그리스는 유물 엄청 빼앗기고 살았던 거 같다. 특히 이집트가 더. 옮길 수 없는 피라미드 빼고는 다 가져간 듯. 러시아 미술관은 역시 에르미타쥬를 갔어야 했는데..상트 빼쩨르부르그까지 갈 일정은 안되어서 아쉬웠다. 러시아는 가고 싶고 궁금하긴 했지만 유럽 가면서 잠시 가는 정도로 일정 잡았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덜 추워서 며칠 더 있었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 푸슈킨 미술관은 다른 유럽을 갔다왔거나 갈거라면 꼭 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아머리 챔버랑 트레치야코프정도만 가면 충분할 듯.

 

 

 

 

 

 

 

 

 

 

 

 

 

 

 

 

 

 

 

 

 

 국립동양박물관

그리고 아픈 발을 부여잡고 국립동양박물관으로 향했다. 여기는 정보가 별로 없긴 한데 서양에 있는 동양박물관은 어떨지 궁금해서 가보게 되었다. 다른 곳들에 비해 규모는 작았다. 일단 입구 부터가 좁고 티켓창구도 1개였다. 여기는 러시아 시민이 아닌 경우 400루블. 여기 티켓판매하시는 분도 영어 못하긴 했는데 그래도 서로 좋게 잘 의사소통함. 여기는 옷 안맡겨도 들어갈 수 있었다. 당시에 무슨 초딩 단체가 로비에서 난장판을 만들고 있어서 정신도 없고 해서 그냥 들어갔는데 별로 제지당하지 않았다.

관람객이 많은 곳이 아니라 중간중간 조금 무서웠다. 이란 그림 걸려있는데 그 그림들 등장인물이 너무 스모키 아이를 한데다 어둡고 작품 관리인도 관람객도 보이지가 않는 층이 있었는데 거기는 진짜 나갈까 고민했다. 그러다 나중에 사람들이 와서 관람할 용기가 생겨 더 들어가보니 다른 관람객도 있고 관리인들도 있었다. 너무 조용해서 몰랐던 것. 한층 한층은 작은데 총 4개층 정도 된다. 나에게 생소한 북아시아나 서아시아 등 다양한 아시아의 유물들이 있어 나름 볼만하고 재미있었다. 각 나라에 가면 유물들이 더 많겠지만 이렇게 아시아 전반을 다 볼 수 있는 박물관은 가 본 적이 없어서 생각보다 큰 수확이었다. 기대보다 재미있었다. 러시아는 유럽과도 아시아와도 다 연결되어 있다보니 이렇게 다양한 것들이 모인 공간이 가능한 것 같다. 맨 위층에는 한,중,일 유물이 쭉 있었다. 우리나라 섹션이 생각보다 유물 많길래 신기해 했는데 한국 측에서 기증한 거였다. 중국이나 일본유물이 더 많기는 하지만. 여기도 사진 촬영은 불가라 못했고 어떤 나라 있는지 안내표만 찍었다.

이번에 러시아에서는 박물관들에서 재미를 많이 느껴서 새로웠다.

 

 

 

 

 

 

 

 

 

 

 

 

 

 

Posted by jurmie
:

 

2019년 2월 중순의 여행 미술관 기록.

 

모스크바에서의 일정은 총 3박이었다.

 

유람선 타고 돌아와 숙소에서 쉰 다음 날 아침 9시 쯤 나와서 걷다가 스타벅스 있길래 커피랑 샌드위치를 아침으로 먹고 이동했다.

걸어서 크렘린, 붉은 광장에 먼저 간 후 트레치야코프미술관을 가는 일정.

 

모스크바의 2월은 생각보다는 안 추웠다. 그냥 서울이랑 비슷비슷한 정도인데 바람만 안불면 꽤나 밖에 있을 만 했다. 나는 까만 롱코트에 목도리 두르고 다녔다. 여기 사람들은 다들 모자랑 장갑을 필수로 챙기고 다녔고 옷차림은 한국이나 다 비슷비슷. 패딩입고 코트입고. 그런데 붉은 광장 가는 길은 큰 길이라 바람이 많이 불었다.

 

 

숙소에서 붉은 광장까지 걸어가며 길 구경을 하는데, 여기는 참 KFC가 많고 24시 영업이 많았다. 한 번 먹어봤는데 사이즈가 아주 다양했다는 게 기억에 남는다. 뭐 맛은 한국하고 크게 다를 건 없는데 감자튀김이 두 종류였고 음료에 얼음없이 나오는 게 좋았다. 가격도 대충 한국하고 비슷한 듯? 키오스크에는 영어 되어서 편했다. 그리고 여기 문화가 어떤지 몰라서 일단 앉아서 먹는데 어떤 아저씨들이 먹고 안치우고 자연스레 일어나서 갔다. 그랬더니 조금 있다가 직원이 바로 슥슥 치워버림. 직원들이 홀 수시로 돌아다니기도 하고. 그래서 다 먹고 그대로 두고 화장실 갔다 오니 싹 치워져있었다. 나갈 때 보니 쓰레기 버리는 공간이 있긴 하니 거기 버려도 될 것 같다.

 

 

 

 

 

 

 

바실리 대성당, 붉은 광장

 

 

 

오전이라 붉은 광장은 한산했다. 바실리 성당도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 러시아는 유럽도 아시아도 아닌 그 중간의 무언가가 느껴지는 분위기였다. 도시를 꾸며놓기는 많이 했는데 약간 세련미는 없는..? 그냥 그 특유의 새로운 분위기가 있었다. 나름 신선했다. 천천히 둘러보다 발 닿는 데로 무슨 공원도 걷다보니 크렘린 티켓 오피스가 보였다. 공원 중간에 작은 건물로 있었다. 거기서 크렘린 광장 입장권과 아머리챔버-무기박물관의 입장권을 샀다. 각 500,700루블 이었다. 공원 맨 끝으로 가다보면 아머리챔버 입장하는 데가 있었다. 일단 짐검사 하고 들어가서 바로 보이는 건물. 티켓이 있어야 짐검사 받을 수 있다. 크렘린 들어가는 입구 여러개 있는데 나는 아머리챔버 먼저 가고 싶어서 그 쪽으로 들어갔다.

 

 

 

왕실 무기고-Armoury Chamber

사진 촬영이 안되어서 내부 사진이 없지만, 꽤 재미있었다. 여러가지 궁전 소장품들이 있었다. 각종 복식, 무기나 마차, 종교관련 유물 등등이 있었다. 화려한 것들이 많았고 흥미로운 것도 많았다. 드레스를 입은 마네킹 사이즈가 특이한 게 많았다. 다양한 체형을 반영한 옷 들을 보았다. 왕족이나 귀족이 타던 마차들이 가장 인상 깊었다. 바퀴가 내 키만하고 장식이 엄청난 마차들이 있었는데, 이걸 실제로 타고 다녔다니 놀라웠고 앞으로 유럽 왕실 나오는 영화에서 마차를 더 눈 여겨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공예품들도 많아 번쩍번쩍 했다. 여기 갈까 말까 했었는데 안갔으면 후회했을 것 같다. 이후 간 미술관,박물관들 중에 가장 러시아스러운 게 많은 곳이었기에. 다이아몬드는 관심 없어서 안보러 갔다.

 

 

 

러시아는 공항, 지하철, 미술관이나 박물관, 유적지 등등에 들어갈 때 거의 다 짐검사를 한다. 장소에 따라 그 정도는 조금 달랐다. 일단 공항은 짐들(핸드폰 포함)은 다 검색대에 넣고 지나가야 하고 지하철은 그냥 물건 든 상태로 게이트 지나면 되고, 그 외 장소는 보통 가방은 따로 열어서 보여주는 식으로 많이 했다.

 

그리고 미술관에서는 겉옷은 꼭 미리 맡기고 전시관람을 해야했다. 그게 두꺼운 옷들을 많이 입고 다녀서 그런 문화가 생겼다고 한다. 전시장 로비에 옷 맡기는 섹션이 있어서 가서 겉옷이랑 목도리 주고 번호표 받아서 나중에 찾으러 가는 시스템. 문제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거다. 아머리챔버 갔을 때 그냥 들어가려다가 티켓 태그하는 곳에서 직원 할머니한테 혼남. 옷 맡기고 오라는 이야기 인 듯해서 갔다왔다. 코트가 별로 안두꺼워서 안맡겨도 되겠지 했는데 안되나보다... 식당같은데서는 필수는 아니어서 그냥 이것도 그런 줄 알았다.

 

 

 

건물 나와서 조금 더 올라가 크렘린 광장을 둘러보았다. 거기는 성당이 많았다. 들어갈 수 있는 곳들이 몇몇 있었는데, 한국어 리플렛도 있어 신기해하던 찰나, 북한 국기 표시도 함께 된 것을 보고 수긍했다. 아 어쩐지.

이 동네는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워서 그런지 나무가 특이한 모양으로 자라는 것을 종종 보았다. 이런 거 보면 진화론도 틀린 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이제 트레치야코프미술관으로 이동했다. 걸어가면서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도 건너는데 이 근처는 교통체증이 좀 있는 곳이었다. 차도 많고 버스도 많고. 강이 얼어서 큰 얼음 덩어리들이 둥둥 떠다녔다. 바람은 불었지만 풍경도 재미있고 적당히 한적해서 걷는 내내 기분이 상쾌했다.

 

 

 

트레치야코프 미술관 본관

 

 

 

 

 

 

 

 

 

 

 

 

 

트레치야코프미술관은 본관과 별관 총2관 인데 서로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있었다. 걸어서 15분이상? 별관은 어제 갔던 고리키공원 옆이었다. 일단 본관으로 가 티켓을 구매했다. 여기는 통합권은 없는 것 같았다. 티켓 가격은 각 500루블이었던 것 같다.

2층먼저 관람하고 1층을 관람하는 구조인데 생각보다 넓었다. 어느 정도 규모인지 모르고 갔는데 슥슥봐도 2시간은 더 걸릴 양이었다. 회화 위주의 미술관이었고 초반부분에 초상화나 종교화 등의 사실적인 표현의 작품이 많았다면 점점 현대로 오며 풍경이나 조금 더 표현적인 작품들이 많았다. 여기는 소위 말하는 '러시아'다운 작품들이 많았다. 러시아의 사실적인 표현력과 색감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다른 서구의 미술이 과장된 표현이 많다면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색의 대비나 구도, 포즈, 형태, 색감 등등에서 전체적으로 과장이 덜 한 편이었다. 정말 끝도 없이 작품들이 이어져서 중간 중간 많이 쉬면서 작품을 감상해야 했다. 러시아 내에서 여행을 많이 다니는지 단체로 온 학생들이 많았는데 거의 다 러시아어로 설명을 듣고 있었다. 하긴 그 뿐만 아니라 다른 관람객들도 거의다 러시아사람이었고 다른 나라 사람들의 비율은 지극히 소수였다. 모스크바 다니면서 흑인은 아예 한명도 못봤고 아시아계는 진짜 가끔있고 서양인(러시아인 아닌)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본관을 다 관람하니 발과 다리가 붓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지났고. 그래도 이대로 멈출 수 없으니 또다시 열심히 걸어 별관 도착! 별관 건물은 꽤 컸고 주변이 조각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눈이 쌓여 조각들이 그다지 부각되지는 못했다.

일단 너무 힘들고 물을 못마셔서 1층 카페에서 물을 마셨다. 카페 직원이 계산해주면서 좋은 시간 보내라고 영어로 인사해주었다. 웃으면서!!

나는 왜..굳이 카페에서 물을 사게 되었을까? 우리나라처럼 편의점 즐비한 곳이 없다...는 사실을 생각 못하고 다녔더니 물을 살만한 곳이 중간에 별로 없었기에. 별관은 건물 자체도 현대식이고 작품들도 비교적 최근 것들이었다. 본관보다는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객관적으로 작은 건 아니었다. 여기도 회화 위주의 미술관이었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나 표현 등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많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어딘가 엉뚱한 느낌의 것들.

 

 

 

 

 

 

 

 

 

 

 

 

 

 

 

 

 

 

 

 

 

 

 

 

 

 

 

 

 

다 관람하니 미술관 닫기 10분 전이었다. 나가는데 내가 들어온 입구 쪽은 다 막혀 있었고, 출구를 가리키는 화살표가 애매하게 되어 있어서 조금 헤매고 있으니 아트샵 직원이 방향을 알려준다. 내가 이상한 청소 도구함 문 이런거 열려고 하니까 그 사람도 웃겼는지 거긴 출구가 아니라며 약간 웃으면서 말했다.

 

 

 

 

 

 

 

 

 

 

이제는 밤의 붉은 광장을 보고 싶어서 다시 아침에 갔던 그 곳으로 향했다. 서서히 해가 지고 있었고 여러 조명들이 켜지기 시작했다. 반짝거리는 풍경을 좋아하는 건지 거리 곳곳을 장식용 조명으로 잔뜩 치장해 두었다. 그래서 인지 기분만은 연말이었다. 바실리 성당에 도착하니 많이 깜깜해졌다. 밤에도 멋진 풍경이었다. 그리고 어두워지니 광장 중간에 있는 작은 놀이공원이 개장해 있었다. 간단한 놀이기구 몇몇과 기념품 샵들, 길거리 음식가게 등이 있었다. 그래서 구경하다가 블린 파는데 있길래 먹어보았다. 햄치즈 블린 250루블. 계산을 하고 음식을 받으면 그 앞에 있는 테이블에 놓고 서서 먹을 수 있었다. 블린 큰 기대는 안했지만 역시나 그냥 크레페. 맛 없고 그런 건 아닌데 맛있는데 정말 그냥 그레페. 대학생 때 러시아문화예술 수업시간에 블린이란 것을 처음 듣고는 궁금해 했었는데 약 10여년의 시간이 지난 뒤 먹은 것이었기에 뭔가 특별한 러시아만의 맛을 괜히 기대했었나보다. 그래도 배고팠는데 좋은 간식이었다.

 

 

 

 

 

 

 

굼 백화점 옆 번화가 길로 지나가 보았다. 여러 가게들이 있고 화려한 옷을 입거나 동물 옷을 입고 사진찍고 돈받는 사람들이 있었다. 사람들이 많았긴 하지만 별로 위험하지는 않았다. 그 쪽 길에 마트가 있길래 거기서 물이랑 음료를 미리 샀다. 알고보니 숙소 옆에 마트가 2개나 있긴 했지만.

 

 

 

 

 

 

 

 

 

 

 

 

숙소를 향해 밤길을 열심히 걸었다. 인적이 조금 드문 길도 지나가고 했는데 별로 위험하지는 않았다. 물론 밤 늦은 시간도 아니긴 했지만. 걷다가 적당한 식당 보이면 들어가서 저녁 먹어야지 했는데 적당한 곳이 보이지가 않았다. 일부러 저녁 잘 먹고 한잔 하려고 아침 점심은 대충 먹었는데.

식당이 가끔 있긴 한데 사람이 너무 많거나 너무 펍이거나 그래서 갈만한 곳이 없었다. 그렇게 발도 아프고 숙소에 거의 도착해가는데 무슨 공원같은 곳 내부에 식당같은 간판이 보였다. 영어로 되어 있기도 하길래 일단 들어가보자 하고 갔다. 사람들도 적당히 있고 왠지 여긴 영어 메뉴판이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안내 받아 메뉴를 골랐는데, 다양한 세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일단 배가 고프고 너무 힘드니까 아무거나 시키자 싶어서 치즈샐러드랑 감자튀김이랑 맥주를 주문했다. 맥주는 내 생각보다 거대했고 샐러드는 생각보다 치즈가 많은데다 고수 맛이랑 다른 향신료 맛이 많이 나고 감자튀김은 적당히 짭짤해서 괜찮았다. 그렇게 먹고 1200루블 정도. 맥주 안주로 먹을 겸 해서 간단히 주문했지만, 괜찮은 식사메뉴들이 더러 있었다. 어떤 사람은 차 마시면서 물담배하기도 하고. 물담배인지 그 비슷한 거였는데 처음 보는 형태라서 신기했다. 별로 예쁘진 않고 좀 더 기계스러운 거였다. Ermitazh Garden에 있는 가게였다.

주문하고 조금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직원이 와서 어색한 한국말로 '한국 아가씨..?'하고 물어 본다. 알고보니 직원들끼리 어느나라 사람인지 궁금해 했던 모양이다. 내가 한국 사람 맞다니까 뭔가 분위기가 한국사람이래~하며 서로 전달하는 느낌. 나한테 물어본 직원은 한국어를 조금 배웠다고 했다. 나름 신기했다.

 

 

 

 

잘 먹고 나와 걷기 시작하니 발이 엄청 아팠다. 숙소가서 쉬면 나아지겠지 하며 발걸음을 서둘렀다.

그렇게 또 피곤에 찌들어 기절하듯 잠들었다. 그 다음날 벌어질 일은 모르고.

 

 

 

 

 

 

 

 

 

 

 

 

 

Posted by jurm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