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초에 갔던 마포-여의도 왕복 산책

소요시간 약 3시간.

 

지난 번에 북한산에 멋모르고 갔다가 고생한 뒤로 등산에 대한 열정이 사그라 들었기에 평지 산책 코스에 관심을 더 가지게 되었다.

내 산책 취향은 아무 생각안하고 빠르게 쭉 걷기이기에 산보다는 평지라는 걸 깨달았다.

이 날은 오랜만에 선유도를 갔다.

선유도는 예전엔 자주 갔었다. 낮에는 주로 혼자 산책하고 밤에는 지인들과 산책하고 야경보고 맥주도 한 캔 마시고.
실연당해서 우울할 때 가서 멍 하게 있다 오기도 하고 추억이 참 많다.

 

일단 합정역에서 친구와 만나 양화대교를 건너 선유도에 들어갔다.

선유도는 늘 그렇듯이 깔끔하고 조경이 잘 되어있었다.

봄 초입치고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그런 것이고 어느정도 인파가 있기는 했다.

여긴 익숙하다보니 잠깐 가볍게 추억여행을 하다가 바로 당산 쪽 한강공원으로 넘어갔다.
나는 고소공포증이 약간있어서 육교나 다리 건널 때 약간 힘들어하는데, 선유도 중간쯤에서 당산 넘어가는 다리가 정말 무서웠다. 안 건널 수도 없어서 최대한 앞만 보고 빠르게 걸었다. 다른 사람들은 여유롭게 경치를 감상하고 있지만 나에게만은 최대의 난코스. 해가 갈수록 이 고소공포증은 점점 심해지는 것 같다.

 

 

 

당산 한강공원에서 여의도 방향으로 쭉 걸어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진입했다.

거기서 가는 방향이 두 갈래였는데, 한강변 쪽 말고 샛강이 있는 길로 걸어보았다. 어차피 산책로는 여의도 외곽을 빙 둘러서 갈 수 있어 다 이어져있기는 했다.


 

 

 

생태공원처럼 너무 많이 인공적으로 조성한 공원은 아니었고, 꽤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버들숲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버드나무가 무척 많아서 운치있었다.

잘 꾸며진 공원도 예쁘고 기분좋은 산책로이지만 이렇게 자연스러운 공간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어 좋았다.

그렇게 버드나무 숲을 지나 공원 끝자락에 오니 다시 보통때 자주 보던 넓찍한 한강공원의 풍경이 보인다. 벚꽃시즌이었던 때라 벚꽃이 가득 만개해있었고 사람들도 꽤 있었다.

근처를 살짝 둘러보고 쉴 겸 강이 보이는 곳에 앉아 맥주 한 캔씩을 마셨다. 크루즈 선박장 근처 광장에는 편의점도 있고 주차장도 있어서인지 평일인데도 정말 사람이 많았다.

그렇게 잠시 여유를 즐기고 바로 근처에서 이어져있는 원효대교를 건너서 마포역 근처 한강공원을 쭉 걸어서 상수역까지 갔다.

늘 말하듯 고소공포증 때문에 원효대교 건너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차라리 이런 거대한 다리 건너는 게 덜 무서워서 갈만했다. 다만 자전거타고 지나가는 사람 마주치면 약간 무서웠다.

그 쪽 한강공원은 익숙한 곳이니 뭐.
산책하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렇게 합정에서 여의도 거쳐 상수역까지의 거의 왕복코스의 마무리로 소소한 회식을 하고 마무리했다.
날이 좋으니 산책이 더 재미있어져서 좋았다. 더 더워지면 낮 산책은 힘들 것 같다.

Posted by jur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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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산책에 재미들려서 여기저기 다녔다.
발 닿는대로 다니다가 행주산성이 있는 덕양산부터 시작해 고양 생태공원을 지나 마포 상암, 망원, 합정을 거쳐 상수역까지 갔던 날이 있었다. 소요시간은 약 4시간.

친구와 행주산성에 가기로 미리 정하고 나름 소소한 계획을 세웠다. 내가 조금 먼저 도착해서 주변 구경했는데 뭔가 이상했다. 너무 조용했던 것. 자세히 보니 매주 월요일 휴관일이었다. 별 생각이 없어 설마 휴관일 일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어쩌지 하다가 일단 한강변에 있는 행주산성공원으로 갔다. 행주산성 입구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였고 거기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공원산책이라도 해볼까 하다가 마침 눈 앞에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였다. 딱히 표지판은 없는데 계단이 있길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올라갔는데 나름 전망대도 있고 오를 만 했다.
더 안쪽으로 가다보니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 2갈래 중 선택해야했다. 우리는 일단 쭉 올라갔다. 한강과 주변 풍경도 잘 보이고 해서 신났다.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는 길인지 낙엽이 가득했다. 야생동물 주의 표지판도 있어서 왠지 뱀이라도 실수로 밟을 것 같았다. 인적이 드물어서 여기서 산짐승이라도 나오면 어쩌지하는 상상을 하며 갔다. 더 올라가다 보니 전혀 정돈되지 않은 묘지들이 있는 곳도 지나갔다. 여긴 누구의 무덤인 걸까 하며. 낮이라서 무섭진 않은데 밤에 보면 좀 무서울 듯.

이 산에서는 재미있게도 어디로 가야되지 하는 부분에서 꼭 누가 한명씩 지나가서 길을 잘 찾을 수 있었다. 행주산성이랑 같은 산이지만 그 내부로 들어갈 수는 없게 되어있었다. 비교적 완만한 산이라 다 오르고 내리는데 한시간이면 충분했다. 아까 갈림길에서 내려가는 길 쪽은 산 아래쪽에 쭉 연결된 나무 데크길이 있어서 조금더 평지 산책하는 느낌으로 다닐 수 있는 듯 했다.

 

적당한 지점에서 내려오니 건너편으로 가야 고양대덕생태공원으로 갈 수 있는데, 어떻게 가야할지 모를 상황이었는데 마침 어떤 사람이 강 가운데 있는 길로 건너오는 게 보였다. 그 분을 발견한 덕에 수월하게 그 길로 건너 평지 산책을 시작했다.

 

 

 


고양대덕 생태공원은 서울의 한강공원처럼 정돈된 것은 아니고 조금 더 야생적인 느낌. 약간 방치된 느낌도 있고 매우 한산하고 가끔 낚시하는 분들도 있었다. 거대한 억새풀인지 갈대인지도 많고 도심 속 자연과 한산함을 제대로 체험했다. 이 시기는 3월 초라서 아직 나뭇잎이 자라지도 않고 잡초만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봄이라기엔 약간 겨울 같은 느낌. 사람이 없고 길도 넓은 편이라 운동삼아 오기 좋은 것 같다. 특히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 길을 따라 마포 방향으로 쭉 빠르게 걸었다. 공사하는 거대한 부지도 있는데 뭐를 짓는지 궁금했다. 그렇게 걷다가 고양시가 끝나고 서울 한강공원으로 진입했다.

 

 

서울쪽에 오니 확실히 사람이 많아졌다. 지나가다보니 난지캠핑장도 보였고 이번에는 정돈된 생태공원도 지나갔다. 멧돼지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고 아직 조금 쌀쌀해서인지 표지판에 나온 동물들은 볼 수 없었다. 맹렬히 걷다가 상암쪽에 이르러서야 한 번 쉬었다. 맥주 한 캔 하면서 잠시 여유를 가진 뒤 다시 걸었다. 망원과 합정을 지나 상수까지. 그 쪽 구간은 종종 가던 곳이라 새롭지는 않았는데, 매번 밤에만 가다가 낮에 갔더니 활기찬 곳이었다. 밤에는 혼자 산책겸 운동 다니다가 무서울 때도 있었는데. 또한 평일임에도 사람들이 제법 있어서 놀랐다. 확실히 점점 서울 중심으로 이동할 수록 사람이 늘어나는 듯 했다.

 

열심히 걸었기에 바로 상수역 인근으로 이동해서 가리비회와 파전을 신나게 먹었다. 운동 후 한 잔 하는게 요즘 인생의 낙이다.

 

산도 조금 오르고 평지도 열심히 걸어서인지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약 4시간 정도의 여정이 끝나니 성취감도 들고 좋았다. 그리고 다음날 엄청난 전신 근육통에 시달렸다.

Posted by jur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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