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에 다녀온 중남미 문화원.

주소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대양로285번길 33-15

앞에 주차 공간이 있긴하다. 많지는 않지만.

대중교통으로는 3호선 삼송역에서 버스타고 약 15분정도 와서 조금 걸어 들어가야 한다. 문화원 거의 앞에 내려주는 버스도 있긴한데 자주 안다녀서, 삼송역에서 고양동시장 가는 버스 아무거나 타고, 시장 바로 전 역인 현대아파트에서 내려서 걸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아마 걸어서 10분대 정도 걸릴 것 같다.

당시는 3월이라 10:00-17:00 운영되었으나 4월부터 10월은 18:00까지 라고 한다.

친구랑 낮에 잠시 산책하다가 원래는 너무 크지 않은 유적지 가보자며 검색하다 고양 향교를 찾아서 왔다. 그런데 향교는 내부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그 옆 좁다란 둘레길로 약간 올라가야 내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정도!

약간 허탈해하며 그럼 온 김에 바로 옆에 있는 중남미 문화원이라도 가기로 해 입장했다.

입구에서 티켓 구매하고 들어가면 되고, 입장료는 성인 6,000원이었다.

평일이고 문 닫을 시간이 1시간도 채 남지 않아서인지 대체로 한산했다. 전체적으로 정원처럼 꾸며져 있었고 미술관과 박물관, 카페, 성당 등의 건물들이 띄엄띄엄 있었다.

먼저 박물관으로 향했다.


중남미 문화원 박물관

위 사진들이 박물관 내부 이다. 생각보다 유물이 많았다. 사진에는 다 담지 못했지만.

중남미 일대의 고대부터 근대 유물 등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예전에 아즈텍 문명, 잉카 문명 책에서 보던 분위기의 것들과 세계 문양 도감에서 보던 무늬 등이 가득해서 더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너무 조용하고 약간 어둑하며 유물이 많으면서 기괴한 모습들도 많아서 조금 무서웠다. 혼자갔으면 제대로 다 보지 못할 뻔 했다.

특히 저 가면들이 가득한 공간이 인상 깊었는데, 사진의 세네배 정도의 독특한 가면들이 온 벽을 채우고 있었다.

약간 일본 민속 신앙이 생각나기도 한 분위기였다.

지하와 2층에도 유물이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거긴 대충 건너 뛰었다.

나는 매우 겁쟁이라서 계단쪽에 걸린 동물 박제보고 놀라서 소리도 지르고 말았다.

박물관에 화장실을 들렀는데, 이 마저도 중남미 분위기의 고전적 인테리어로 만들어져 있었다.

중남미 문화원 미술관

미술관 1층에는 중남미 근현대 회화가 전시되어 있었고 아트샵도 있었다.

지하로 전시는 연결되어 있는데, 회화와 조각 뿐만 아니라 섬유 작업도 많이 있었다. 거대한 자수나 태피스트리 그리고 의상 등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 공간은 독특하게도 작은 방들이 계속 연결되는 구조 였다. 의상들은 색감이 화려하고 재미있게 보여서 직접 입고 싶을 정도였다.


미술관 1층으로 다시 올라와 아트샵을 구경했는데, 전시의 일부처럼 보일 정도로 유물의 축소버전으로 가득했다. 당시 코로나로 인해 보릿고개였던지라 뭘 구매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는데, 여유 자금만 있었으면 이것 저것 샀을 것 같다. 선물용으로 괜찮아보이는 것도 많았다.

중남미 문화원 조각 공원과 성당

그렇게 미술관을 나와 안 쪽 길을 따라 쭉 걸어가면 조각 공원이 나오고 더 걸어 가면 성당이 나온다.
성당 내부는 겉보기 보다 넓고 화려하며 엄숙했다. 여길 안봤으면 큰일 날 뻔 했다고 느낄 정도.

성당을 나와 다시 조각 공원을 쭉 따라 걸으면 카페테리아도 나오고 더 걸어가면 벽화도 나온다.

이미 마감시간이 임박하여 카페테리아는 이용할 수 없어 아쉬웠다. 실내 자리도 있지만 날 좋을 때 실외 좌석에 앉아서 여유롭게 시간 보내면 좋을 것 같았다. 타코같은 것도 판매하는 듯.

안내 리플렛에 벽화 공간?이었나 아무튼 그 비슷한 명칭으로 표시된 곳이 있어 가 보았는데, 도자기 조각같은 것들 수백개로 이루어진 중남미 고대 분위기의 벽화가 있었다. 엄청 거대해서 압도 당하는 기분이었고 예상치 못한 대작을 보아 깜짝 놀랐다.

건물내부 인테리어와 외부 벤치와 소품들 등 모든 것들을 세심하게 신경 쓴 것이 느껴진 곳이기도 했다.

과거 남미 대사관으로 있던 부부가 모은 유물들을 귀국할 때 가져와 만든 공간이라고 하는데, 양도 엄청나지만 꽤 거대한 것들도 있어서 어떻게 가져온 걸까? 라는 궁금증도 생겼다.

이 곳은 전체적으로 다 잘 조성된 정원같아서 다 천천히 둘러보고 카페도 즐기면 2-3시간 정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대충 급하게 봤는데도 1시간 걸렸다.


교통이 그다지 좋지 않고 주변에 갈 만한 곳이 딱히 없다는 게 애매하지만 한 번정도 가볼만한 곳인 것 같다. 어지간한 서울 시내 박물관보다 유물이 훨씬 많았고 전체적인 공간도 재미있었다.


 

Posted by jur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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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산책에 재미들려서 여기저기 다녔다.
발 닿는대로 다니다가 행주산성이 있는 덕양산부터 시작해 고양 생태공원을 지나 마포 상암, 망원, 합정을 거쳐 상수역까지 갔던 날이 있었다. 소요시간은 약 4시간.

친구와 행주산성에 가기로 미리 정하고 나름 소소한 계획을 세웠다. 내가 조금 먼저 도착해서 주변 구경했는데 뭔가 이상했다. 너무 조용했던 것. 자세히 보니 매주 월요일 휴관일이었다. 별 생각이 없어 설마 휴관일 일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어쩌지 하다가 일단 한강변에 있는 행주산성공원으로 갔다. 행주산성 입구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였고 거기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공원산책이라도 해볼까 하다가 마침 눈 앞에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였다. 딱히 표지판은 없는데 계단이 있길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올라갔는데 나름 전망대도 있고 오를 만 했다.
더 안쪽으로 가다보니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 2갈래 중 선택해야했다. 우리는 일단 쭉 올라갔다. 한강과 주변 풍경도 잘 보이고 해서 신났다.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는 길인지 낙엽이 가득했다. 야생동물 주의 표지판도 있어서 왠지 뱀이라도 실수로 밟을 것 같았다. 인적이 드물어서 여기서 산짐승이라도 나오면 어쩌지하는 상상을 하며 갔다. 더 올라가다 보니 전혀 정돈되지 않은 묘지들이 있는 곳도 지나갔다. 여긴 누구의 무덤인 걸까 하며. 낮이라서 무섭진 않은데 밤에 보면 좀 무서울 듯.

이 산에서는 재미있게도 어디로 가야되지 하는 부분에서 꼭 누가 한명씩 지나가서 길을 잘 찾을 수 있었다. 행주산성이랑 같은 산이지만 그 내부로 들어갈 수는 없게 되어있었다. 비교적 완만한 산이라 다 오르고 내리는데 한시간이면 충분했다. 아까 갈림길에서 내려가는 길 쪽은 산 아래쪽에 쭉 연결된 나무 데크길이 있어서 조금더 평지 산책하는 느낌으로 다닐 수 있는 듯 했다.

 

적당한 지점에서 내려오니 건너편으로 가야 고양대덕생태공원으로 갈 수 있는데, 어떻게 가야할지 모를 상황이었는데 마침 어떤 사람이 강 가운데 있는 길로 건너오는 게 보였다. 그 분을 발견한 덕에 수월하게 그 길로 건너 평지 산책을 시작했다.

 

 

 


고양대덕 생태공원은 서울의 한강공원처럼 정돈된 것은 아니고 조금 더 야생적인 느낌. 약간 방치된 느낌도 있고 매우 한산하고 가끔 낚시하는 분들도 있었다. 거대한 억새풀인지 갈대인지도 많고 도심 속 자연과 한산함을 제대로 체험했다. 이 시기는 3월 초라서 아직 나뭇잎이 자라지도 않고 잡초만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봄이라기엔 약간 겨울 같은 느낌. 사람이 없고 길도 넓은 편이라 운동삼아 오기 좋은 것 같다. 특히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 길을 따라 마포 방향으로 쭉 빠르게 걸었다. 공사하는 거대한 부지도 있는데 뭐를 짓는지 궁금했다. 그렇게 걷다가 고양시가 끝나고 서울 한강공원으로 진입했다.

 

 

서울쪽에 오니 확실히 사람이 많아졌다. 지나가다보니 난지캠핑장도 보였고 이번에는 정돈된 생태공원도 지나갔다. 멧돼지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고 아직 조금 쌀쌀해서인지 표지판에 나온 동물들은 볼 수 없었다. 맹렬히 걷다가 상암쪽에 이르러서야 한 번 쉬었다. 맥주 한 캔 하면서 잠시 여유를 가진 뒤 다시 걸었다. 망원과 합정을 지나 상수까지. 그 쪽 구간은 종종 가던 곳이라 새롭지는 않았는데, 매번 밤에만 가다가 낮에 갔더니 활기찬 곳이었다. 밤에는 혼자 산책겸 운동 다니다가 무서울 때도 있었는데. 또한 평일임에도 사람들이 제법 있어서 놀랐다. 확실히 점점 서울 중심으로 이동할 수록 사람이 늘어나는 듯 했다.

 

열심히 걸었기에 바로 상수역 인근으로 이동해서 가리비회와 파전을 신나게 먹었다. 운동 후 한 잔 하는게 요즘 인생의 낙이다.

 

산도 조금 오르고 평지도 열심히 걸어서인지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약 4시간 정도의 여정이 끝나니 성취감도 들고 좋았다. 그리고 다음날 엄청난 전신 근육통에 시달렸다.

Posted by jur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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