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말 미술관 여행 기록.

 

 

 

아테네의 셋째날은 하루종일 춥고 비바람이 불었다. 겨울옷 입고 다녀도 될 정도였다. 역시 이날 야외할동을 별로 안하기로 한 건 좋은 생각인 것 같았고 어제 그 할아버지 말 안들어서 다행이었다.

 

 

 

 

 

 

 

 

 

 

 

 

 

 

 

 

 

 

 

 

 

 

 

 

 

 

 

 

 

 

 

 

 

 

 

 

 

 

 

 

 

 

 

 

 

아침 일찍 아테네 고고학 박물관으로 향했다. 여기는 오후 2시30분까지만 열어서 가장 먼저 가야했다. 가는 길이 오모니아를 지나야해서 약간 걱정했지만 아침일찍이라 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그다지 위험한 일은 없었다. 하도 여기 치안이 문제라고 해서 되도록 지나다니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날은 어쩔 수 없었다. 확실히 길 분위기가 좀 우중충하기는 했지만 밤에 다니는 거 아니면 괜찮은 것 같다. 광장을 지나 쭉 올라가 박물관에 도착! 박물관 150주년이라고 여기저기 붙여져있었다.

 

 

 

 

 

 

 

 

 

 

 

 

 

 

 

 

 

 

 

 

 

전시실은 1층과 2층이었고 1층이 메인 전시였다. 사람도 훨씬 많았고. 여러 그리스의 유물들이 다양하게 있었다. 조각상부터 시작해서 도자기, 장신구 등등. 확실히 조각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집트 유물들도 한가득. 처음에는 경직된 포즈의 조각이 많았다면 점점 포즈가 다양해진 것 같고, 부조의 경우에는 초반은 약간만 입체감이 있었다면 나중에는 많이 입체감을 가진 것으로 변화하는 스타일을 볼 수 있었다. 얼굴 조각들은 눈동자가 표현된 경우, 위를 보고 있는 것이 많았는데 어떤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항상 고대 유물 중 선명한 파란색의 것들을 보면 신기하다. 여기서도 이집트 유물이 한가득있었다. 이집트 한 번도 못갔는데 피라미드빼곤 다 본 기분... 그리고 장신구들을 보며 현대에 이런 디자인이 그대로 나와도 너무 예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흥미로운 형태들도 많았고. 그리고 미술사 책에서 늘 나오는 항아리들 정말 많았다. 유물의 양이 엄청 많았고 전시실도 약간 미로같다보니 꼼꼼히 다 보려면 꽤 시간이 걸렸다.

이것이 고대다!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돌의 위대함을 새삼 깨달았다. 몇천년간 조금 훼손은 있었지만 그만큼 형태를 간직할 수 있다니. 석상들을 보는 데 기분이 묘했다. 비교적 큰 고대 유물들이 가득한 건 대영박물관에서도 보았지만, 여기는 그리스 위주만 모여 있으니 또 분위기가 달랐다. 각 유물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되어 있어서 알아가면서 관람하기 좋았다.

 

 

 

 

 

 

 

 

 

쭉 관람하고 나서 나왔더니 날씨는 여전히 을씨년스러웠다. 바로 앞에 있는 카페에 가서 에스프레소 프라페랑 티라미슈 먹고 기운 차려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으로 갔다. 비가 왔지만 그냥 맞고 갔다. 한국보단 덜 산성비이길 바라면서. 비가 오니 길에 사람도 많이 없고 아크로폴리스 앞에 꽃 강매도 없었다. 모두 조용했다.

 

 

 

 

 

 

 

 

 

 

 

 

 

 

 

 

 

 

 

 

 

 

 

 

 

 

 

아크로폴리스 박물관

 

 

 

박물관 내부에는 사람이 많았다. 들어가서 티켓사고 전시를 관람하러 들어갔다. 1층은 사진촬영 금지이고 2~3층은 가능했다. 작품들이 사람도 많은데 중간 중간 세워져있어서 놀랐다. 그러다 누가 만지거나 작품 손상갈까 괜히 혼자 걱정했다. 고고학 박물관이랑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여기는 좀 더 규모는 작고 동선도 단순하며 아크로폴리스에서 나온 유물 위주에 신전에서 나온 것 들이 많아서 분위기가 좀 달랐다. 둘 다 가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2층,3층 중간중간에는 무슨 영상 설명과 파르테논 신전 복원 모형 등 여러 컨텐츠가 있었다. 2,3층에 있는 유물들은 원본과 복원된 것들이 혼재되어 있었다. 여기서 옛날 입시때 종종 그렸던 파르테논 비너스로 추정되는 조각도 보았다. 원래 신전 지붕에 있던 조각들 중 하나였다. 생각보다 실물은 더 거대했다. 2층에 서점이 있어서 박물관과 아테네 관련 서적이 다양한 언어로 판매되고 있었다. 1층에도 아트샵있긴 한데 책은 여기가 훨씬 더 많았다. 거기서 작은 도록 하나와 엽서 몇개를 샀다. 엽서는 장당 0.5유로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참고로 나라와 도시를 이동할 수록 비싸져서 나중에 베니스 구겐하임 컬렉션에서는 장당 1유로였던 것 같다.

박물관 2-3층에서는 아크로폴리스와 시내 풍경이 잘 보여서 경치를 보기도 좋았던 것 같다. 한 쪽 구석에 앉아 휴식겸 밖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박물관 입구와 전시실 입구, 아트샵 등의 공간 아래의 유적지를 볼 수 있게 투명한 유리로 바닥을 만든 공간들이 있었다. 신기하고 멋있긴 한데 무서워서 그 위로 다니기 힘들었다. 고소공포증이 조금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게 좀 더 심해져서 육교만 올라가도 무서워 하게 되었다. 아크로폴리스 올라갈 때도 조금 무서워 하긴 했는데 여기서도 혼자서 공포체험했다. 그래도 유적 위의 박물관이라니 엄청났다.

두 아테네의 박물관을 간 감상이라면, 다양한 유물은 고고학 박물관이 훨씬 많아서 만약 한군데만 간다면 고고학 박물관을 가는게 좋을 것 같다.

 

 

 

 

 

 

 

 

 

 

 

Posted by jur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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