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여름에 간 런던 미술관 박물관 투어 기록.

 

 

 

하루에 미술관 4곳 가기.



1. 테이트 모던 Tate Modern

 

일단 테이트 모던에서 시작했다. 외관이 무슨 공장같고 다소 특이했다.

 

런던에 있던 날 중에 유일하게 런던스러운 날씨였다. 칙칙하고 가끔 비도 오고 다시 맑아지고.

마침 내가 런던에 가 있던 주가 엄청 날이 맑고 쨍쨍해서 원래 그런가 했는데 이례적인 특이한 시기였다고 한다.

덕분에 챙겨갔던 가디건들이 쓸모없었고 정말 너무 더웠다.

비가 조금씩 자주 오는 동네라 어지간하면 다들 우산 안쓰고 그냥 비 맞고 다닌다고 들었다.

 

 

 
테이트 모던은 템즈강변에 있었고 이름처럼 현대미술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유명한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상설전시관에 다닥다닥 전시가 되어 있었다. 내부에는 그 유명세에 걸맞게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상설전은 무료관람이고 기획전은 티켓이 필요했는데, 나는 전날 잠깐 만났던 친구가 테이트멤버쉽카드를 빌려 주어서 그걸로 입장할 수 있었다.

운영시간은 토요일은 10:00-22:00, 다른 요일은 10:00-18:00이고 휴관일은 12월 24,25,26일 이라고 한다. 참고로 런던 대형 미술관 운영시간과 휴관일은 거의 비슷하고 대부분 무료입장이었다.

 

 

 

런던 온 이후 테이트 모던에서 한국 사람들을 처음 보았다.

프란시스 베이컨을 비롯하여 내가 좋아하던 작가들의 작품을 정말 많이 볼 수 있었다. 일일이 열거하기엔 너무 많을 정도였다.

섹션별로 관이 나뉘어져있었고 규모는 중간정도? 상설전 다 보는데 슥슥 보는 기준으로 한시간반정도 걸린 것 같다.

 

 

 

 

 

 

 

이동하다보니 이불작가의 작품이 나타났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작가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대표적인 현대미술관에 한국 작가 작품이 있다니 왠지 자랑스러웠다.

예전에 이불작가 개인전 전시장에서 잠시 일했는데, 어쩐지 전체 관람객 대비 외국인 관람객이 많았었다. 그 덕에 매일 영어를 써야해서 강제로 영어가 늘었다.

 

 

 

 

이건 레베카 혼의 드로잉 도구. 이 작가는 도구들을 직접 고안하고 제작해서 작업을 하는 작가였는데

위의 사진에 있는 것은 얼굴에 쓰고 그리는 것이라고 한다. 다른 것들은 신발이랑 연결해서 움직이는 깃털이라던지

영상작업도 있고 등등 신기한게 많았다.
그 도구들 자체도 작업이고 도구로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과 행위도 모두 작업이었다. 흥미로운 개념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쓰고 얼굴을 움직여 그리면

 

 

 

대략 이러한 드로잉이 가능하다고 한다.

 

 

 

3층에 있는 테라스에서 보이면 템즈강과 주변 전망!

저기 아래에 보면 음악 연주도 하고 요다분장하고 사진찍어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테라스에서 기타와 노래듣는데 엄청 여행 온 분위기 났다.

 

 

 

상설전을 다 보고 기획전도 보았다.

당시에 아그네스 마틴 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마침 딱 한달 전 쯤에 그 작가에 대해 공부 한 뒤라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실물을 보니 더 이론과 사진으로만 접한 것 보다 이해가 잘되었다. 한국에서는 구글에서 검색해도 그다지 자료가 많지는 않았는데 그 아쉬움이 해소되었다.

 

 

 

친구가 나를 기다리고 있던 터라 조금 빠르게 전시를 감상하고 나왔다.

소소한 에피소드로 테이트모던에서 일하시는 분 중 일본인 혹은 일본계 인 사람이 있었는데 전시관 입구쪽에서 나를 보고 웃으며 자연스럽게 일본어로 인사를 건넸다. 다른 나라사람이란 의심을 전혀 안하신 듯 했다. 그래서 나도 그냥 그런 척 했다.

그리고 전시 다 보고 나오면서 에스컬레이터에서 미국 백인 중학생애기들이 나한테 장난도 쳤다. 자기들끼리 낄낄거리는데 애기들이라 그냥 장난기가 많은 건지 인종차별인건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2. V&M뮤지엄-Victoria and Albert Museum

 

테이트모던 바로 앞 밀레니엄 브릿지를 건너서 튜브를 타고 V&M으로 향했다. 근처에 런던 자연사박물관과 과학박물관 있고 셋 다 자하철에서 바로 연결되어 있다.

 

 

 

 

V&M에 들어오면 중간에 이렇게 얕은 연못같은 곳이 있고 공원처럼 조성되어 있다.

건물 안에 푸드코트같은 곳이 있는데 거기서 음식을 사와 공원에서 먹을 수 있다.

다양한 종류가 있었고 원하는 것들을 골라 계산은 한꺼번에 계산대에서 한다.

샌드위치 대충 7파운드 정도 했던 것 같다. 샐러드도 같이 나오고 한끼로 먹을만 하다. 음식맛도 중요하겠지만 여기서 피크닉 온 기분으로 분위기를 느끼는 것이 정말 좋았다.

 

저 연못에서 애기들이 주로 놀고 가끔 어른들도 논다.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여기는 주로 나라별 유물, 복식의 역사, 시대흐름에 따른 변천사 등등이 전시 되어 있다. 아마 대영박물관이 더 규모는 크겠지만 여기도 다양한 유물들이 있어서 재미있었다. 여기 사는 친구가 대영박물관 자기는 별로였다고 굳이 안봐도 된대서 안갔는데 돌이켜보니 그 친구랑 나랑 취향이 달라서 나는 좋아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조금 아쉽기도 했다.


과거 영국이 얼마나 열심히 수탈하고 다녔으면 외국 문물이 아주 많다.

거대한 건물의 일부분 그냥 떼온 것 등이 많이 있었다. 저걸 어찌 운반했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대한 유물들이 너무 널려있어서 레플리카 인가 싶기도 했다.

영국 펜스의 변천사나 과거 복식 같은 것도 있었다.
세계 여러나라의 개별 섹션이 있었는데, 그 중에 작긴 하지만 한국관도 있었다. 옛날 것만 있는 건 아니고

이상봉 디자이너의 옷도 있고 비교적 최근의 미술작품도 있었다. 키아프에서 자주 보던 그런.

갑자기 작가 성함이 기억 안난다.

 

 

 

옛 유물인 관도 그냥 널려있다. 너무 많아서 그런가?

 

 

 

개인적으로 머리들이 벽에 우수수 붙어 있는게 재미났다.

건물에 건축할 때부터 붙박이로 넣어야 들어갈만한 유물들이 많았다. 정말 어떻게 넣은 걸까?

 

 

 

 

3. 런던 자연사 박물관 Natural History Museum

V&M을 나와 바로 옆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입장료는 무료.

운영시간은 10:00-17:50이고, 휴관일은 12월 24,25,26일이라고 한다.

 

사실 여긴 그냥 공룡화석 보러갔다.

들어가자마자 거대한 화석들이 날 반겨준다. 어릴때 공룡에 한창 관심많던 시절이 생각나기도 하고 내가 한국에서는 공룡화석을 본 적이 없어서 신기하기도 했다. 국내에도 자연사 박물관이 있고 화석도 있다는데 규모가 대부분 작고 내가 가 본 적도 없었다.

여기가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배경이랬나 그렇다고 한다. 사실 그 영화 안봐서 큰 감흥은 없었다.

 

 

 

사람들이 꽤 많았다.

아이들에게 유익한 곳이라고.

 

 

 

아이들 잘 공부하라고 자연사에 대한 것을 재미있게 해 놓은 것들이 있었는데, 저런 행성 에스컬레이터나 엄청 약한 강도지만 지진체험하는 것도 있고 그 외에 소소한 체험들이 있다.

 

 

 

폼페이의 최후. 개와 사람 모두 굳어있다. 화산의 흔적.
가짜로 만든 모형 같지만 진짜라는 게 놀랍다.

자연사 박물관은 그냥 동선이 편해서 가볍게 들렀던 곳이라 빠르게 보았다.

 

 

 4. 테이트 브리튼 Tate Britain

 

이날의 마지막 코스인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에 도착했다.

입장료 무료.

운영시간은 10:00-18:00이고 휴관일은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12월 24,25,26일이라고 한다.

이 주변은 다른 곳들 보다 훨씬 조용했다.

바로 앞에 첼시미술대학이 있었다.

같이 간 친구가 첼시미대 욕하는데 학생도 엄청 많이 뽑고 커리큘럼 별로라고 하면서 거기 다니는 애들 학위 쉽게 따기 좋다고 했다. 3주에 한번씩만 뭐 한다 그러고 졸업에세이도 분량이 자기네 학교에 비해 훨씬 적다며 매우 싫어했었다. 그래도 유명한 사람들의 출신지라 아직 유명하긴 하다고 했다. 첼시 다니는 아는 사람들 있긴 있었는데 과마다 다를 수도 있고 뭐 내가 판단할 부분은 아니니까 모르겠다.

 

 

 

테이트 브리튼은 내부도 조용했다. 전시관은 한 층에만 있었고 고전미술부터 현대미술까지 다양한 시대별 작품이 많이 전시 되어 있었다. 이 날 간 미술관 중 가장 차분하게 감상할 수 있었고 유럽의 전형적인 미술관 느낌이기도 했다.

 

 

 

확실히 현대미술관들과는 달리 건물이 고전적인 외부와 내부 구조로 되어있었고 여러 방들이 이어진 것이 유럽의 일반적인 뮤지엄의 구조로 구성되어 있었다.

 

 

미술관 투어를 다니니 몸은 힘들지만 마음이 든든했다.

진짜 너무 행복했던 하루였고

교과서에서 보던 작품들을 실제로 보는 기분이 엄청났다.

남들 다 오는 곳 너무 늦게 왔지만 오히려 지금 왔기에 자료로만 접하며 실물을 보고자 했던 갈망이 있어서 더 기쁨이 컸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다음날도 열심히 미술관투어를 다녔다.

 

 

 

 

Posted by jur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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