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전시 미술관 - 사치갤러리 Saatchi Gallery
미술관과 갤러리 다닌 이야기 2020. 4. 8. 01:00 |
지난 2015년 여름에 갔던 런던 미술관 방문 기록.
나는 여행지에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메인 스팟으로 선정하고 여행을 다니는 편이다. 그래서 각 도시별로 유명한 곳들 몇몇 다녔는데
사치갤러리는 대학에서 현대미술 관련 수업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곳으로 궁금했었기에 기대감을 가지고 방문했었다. 영국 현대미술의 주역인 YBA를 이끌어 낸 찰스 사치의 안목을 직접 체험할 기회였다.
입장료는 무료였는데, 혹시 정책이 몇 년 새 바뀌지 않았다면 동일할 것이다.
운영시간은 10:00-18:00.
사치 갤러리는 다른 미술관들과 그다지 가깝지는 않았다. 첼시에 있었는데 여기 살던 친구가 데려다줘서 가는 길이 생각이 잘 안난다. 버스나 튜브 내린 후 찾기 어려운 곳은 아니었던 것 같다.
엄밀히 말하면 갤러리와 미술관은 다른 성격의 장소라고 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전시 감상의 장소라는 것이 같기에 이 글에서는 편의상 비슷한 개념으로 언급할 것이다.
갤러리 바로 앞에 운동장 같은 것도 있어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카페도 있어서 여유로운 도심의 모습이 느껴졌다.
갤러리 내부에 들어서면 깔끔한 전시공간에서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 볼 수가 있었다.
위의 두 작품은 같은 작가의 작업인데 섹슈얼과 잔인함을 섞은 게 많았다. 사진을 다 올릴 수는 없어 아쉽지만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았다.
현대미술의 범주가 점점 넓어져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영상, 공간, 인터렉티브 아트 등이 많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미술시장에서 페인팅 혹은 평면 작업은 계속 만들어 지고 있으며 그 비중이 적지 않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 모든 장르는 각자의 영역에서 계속 발전하고 상호작용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시의 작가들 소개하는 섹션도 준비되어 있었다.
사치 갤러리에는 워낙 다양하고 독특한 작품들이 많아 재미있게 관람했다. 여기는 규모가 아주 큰 편은 아니라 천천히 전시 감상을 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다른 뮤지엄들 보다는 작을 수 밖에 없으니 너무 전투적으로 감상할 필요는 없었다.
내가 런던에서 간 미술관 중 가장 동시대 작품들이 전시 되어 있었고 영국 현대미술의 트렌드를 접해 볼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꽤 오래전에 송은아트스페이스에 사치 컬렉션 왔을 때 전시 보다가 데미안 허스트 작업 손상시킬뻔 한게 기억났다. 도슨트 들으면서 가다가 너무 주변을 안보는 바람에 뒷걸음질 치다 바닥에 놓여있는 말인가 소인가 머리가 든 유리관을 발로 건드렸었던 적이 있었다. 실수였고 다행히 파손되거나 그런건 없었는데 그 순간에는 정말 아찔했다. 다행이었다...파산 할 뻔...
아트샵도 생각보다 상품이 많고 다양해서 구경할 것들이 많았다. 이리 저리 보다보니 사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역시 쇼핑은 아트샵에서 하는 게 가장 의미있고 좋은 것 같다.
고심 끝에 대사 거의 없는 흑백 카툰 한 권을 샀다. 제목이 R.I.P였다. 단편 만화들이 쭉 이어지는데 다 죽음에 관한 내용이며 조금 잔인하면서 유머도 뒤섞여있어 너무 내 취향이었다. 하드커버에 내지 퀄리티도 좋아서 더 구매해야 겠다 싶었다. 아직까지도 내 책장에 소중히 보관되어 있다.
더러 할인하는 책들도 있고 재미있어 보이는 것도 많아서 다 너무 탐났으나 무게와 남은 여정을 생각해서 포기하기로 했다. 원래 쇼핑을 잘 안해서 캐리어도 작은 거 가져왔었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후회되었다.
마지막으로 감상한 기름 작업. 저기 까맣게 보이는 바닥이 다 기름이었다. 저 근처에서는 뭔가 끈적한 기름냄새가 퍼져있었고 까맣게 보이는 그 것은 평온해 보이면서도 위험해보였다. 다가가고 싶기도 하고 멀어지고 싶기도 한 분위기였다. 진짜 신기했고 작업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저렇게 어떤 공간에 원유를 부어넣은 것으로 어떤 것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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