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미술관 - 바티칸박물관의 어마어마한 규모
미술관과 갤러리 다닌 이야기 2020. 5. 1. 04:37 |
2019년 2월말 박물관 여행 기록.
월요일에 휴관인 곳이 많아 동선을 어찌 짤까 고민하다가 화요일 휴관인 바티칸 미술관을 우선적으로 가기로 했다.
로마 미술관들은 온라인예약이 다 있다는데 귀찮아서 안했다. 비수기라서 티켓 가격도 저렴한데 예약비 4유로를 추가로 내기 싫고 줄도 많이 안 길거 같아서 그냥 갔다.
숙소에서 바티칸 걸어가는데 처음에 1시간 정도 생각했는데 중간에 방향 잘못 봐서 좀 더 걸렸다. 그래도 날도 좋고 풍경 구경도 하고 기분은 좋았다. 중간부터 강가를 따라 쭉 갔다. 강의 물살이 세서 중간에 계곡 같은 분위기도 있었다. 물 색이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묘한 색이었다. 딱히 맑은 느낌은 아니었고. 쭉 갔더니 전날 아경투어에서 보았던 다리가 나왔다. 그 앞이 천사의 성 이었고 거기서 왼쪽으로 가니 바티칸 성당이 보였다. 사람들이 북적북적했다. 무슨 자꾸 티켓있냐고 물어보면서 티켓 팔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냥 적당히 대꾸하고 무시. 가다가 당떨어져서 젤라또 사먹고. 거기 사람들 많이 가는 곳인지 한국어 포함 여러 언어로 안내가 되어 있었다. 나중에 바티칸 떠날 때 보니 사람 많더라.
박물관 근처에 가니 또 다시 티켓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비수기라 이정도면 성수기에는 어떨까 싶었다.
뭔지 몰라서 일단 다 무시하고 일단 박물관 바로 앞으로 갔다. 예약티켓 줄, 단체관람객 줄은 패스트트랙 같은 거라서 슉슉 들어갔고, 그거 말고 다른 줄 하나가 더 있었는데 그게 티켓 사야하는 사람들의 줄이었다.
그런데 그게 처음에 뭔지 잘 몰라서 약간 두리번 하니 또 누가 와서 티켓 있냐면서 안내표를 보여주는데 거기에 바티칸 박물관 입장료가 35유로라고 되어 있었다. 지금 비수기라서 17유로인데. 혹시 바티칸 성당도 같이 들어가는 것 일수도 있지만 어찌되었든 난 성당 안갈건데 너무 비쌌다. 그런데 자기들 엄청 공식적인 티켓 파는 거 인척 하는데 사실은 다 여행사 사무실로 데리고 가서 사게하는 거 였다.
줄 너무 길어보이고 하니 그거 따라 가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아님 나처럼 티켓 사는 줄이 뭔지 몰라서 이거 사야하는 줄 알고 사거나. 나는 안산다고 하고 주변을 다시 다니다가 왠지 저거 줄 서야 하는 것 같아서 줄서러 가는데, 또 누가 티켓있냐 하면서 물어서 없다고 했더니
`저게 티켓라인이긴 한데 엄청 오래 걸린다, 빨리들어가는 표 사라` 이래서 아니라고 줄선다고 했다. 그랬더니 `음 저기 2시간은 줄 서야 할걸? 니 손해인데...`이랬다.
그 파는 사람들이 자꾸 자기들 공식 직원이고 그런 척 하는데 아무리봐도 아니다. 그래서 박물관 담벼락을 따라 줄을 섰다. 줄 서있는데도 호객행위하면서 또 2시간걸린다 어쩐다 했다. 그런데 30분 기다렸다. 2시간은 무슨.
그렇게 들어가면 짐검사 하고 2층으로 올라가서 티켓 사면 된다. 30분 기다려서 18유로 절약이면 괜찮은 듯. 어차피 내부에 티켓 구매하는 줄은 별로 안길다. 성수기일 땐 모르겠지만 줄 길다고 겁먹지 말고 좀 기다리면 되는 듯. 아니면 미리 예약을 해서 가던가.
바티칸 박물관도 사람 많은 곳은 많고 적은 곳은 적었다. 곳곳에서 투어로 들어온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많았다. 고대 조각상부터 종교화, 지도, 현대미술, 태피스트리, 이집트 유물, 그 유명한 시스티나 성당 벽화 등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진짜 계속 전시실이 나와서 나중엔 언제 끝나지 할 정도. 다 보는데 5시간정도 걸린 것 같다. 그것도 슥슥 봤는데 그정도. 꼼꼼히 보면 며칠도 걸릴 듯. 정말 어마어마 했다. 건물 자체도 워낙 예술이라 벽, 바닥, 천장 다 놓칠 만한 곳이 없었다.
천지창조 있는 공간은 정숙해야하고, 사진촬영 불가였다. 거긴 정말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었다. 책에서만 보던 작품을 실제로 보는 것은 항상 흥미롭고 신기한 것 같다. 그것도 책에서만 오랜 기간 봐왔던 것이니 더욱. 그 벽화들을 각각 다른 작품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같은 작품에 포함 된 것이고 동시에 보니 더 신기.
약간 미로 같아서 가이드없이 가려면 잘 다녀야지 놓치는 부분 없이 다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유럽의 흡연력을 느낀 게, 중간에 테라스, 정원 2개정도 있는데 미술관 내부에 있는 곳이긴 한데 다 거기서 흡연하고. 이 나라들은 그냥 천장만 뚫려있으면 다 흡연구역이었다. 유럽만 그런 건 아니고 일본, 중국, 러시아 실외에선 다 허용하는 분위기 이긴했다. 우리나라의 금연 정책은 자체적인 것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정도 규모의 소장품을 관람하는데 17유로면 저렴하긴 하다. 로마에 있는 다른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안가도 이 곳은 꼭 가야겠구나 하고 느꼈다. 그렇지만 유럽을 통틀어 생각하여 만약 내가 미술관을 딱 한군데만 가야 한다고 하면 루브르를 가겠다고 할 것같다. 바티칸 박물관은 건물 자체도 훨씬 위엄있고 조각이나 유물은 정말 많은데 회화 작품은 내 생각보다는 다양하지 않았다. 종교화의 비중이 너무 크고. 그래서 내 취향에는 루브르가 종합적으로는 더 좋았다. 굳이 비교하자면 그런 것 일뿐 두 미술관 다 인생 미술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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