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초 여행.

 

로마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피렌체로.

한국에서 미리 예약해 둔 ITALO이딸로 기차를 타고 피렌체로 갔다.

이딸로 예약은 이탈리아 홈페이지나 한국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가격은 동일한 것 같았다.

미리 회원가입하면 프로모션코드 이런게 나온다는데 나는 급하게 예약한 관계로 그냥 했다.

트랜이탈리아랑 이딸로 이렇게 기차는 두 회사를 이용할 수 있는데, 이딸로가 좌석 위쪽에 캐리어도 둘 수 있고 더 최근에 만들어진거라길래 이용했다. 가격은 비슷비슷했다.
깨끗하고 쾌적했던 듯.

 

이탈리아에서 이딸로는 3번, 트랜이탈리아는 피사-피렌체 왕복으로 2번 이용했다. 그 5번 다 연착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이딸로 탈때는 다 캐리어 들고 탔는데 도난 위기는 딱히 없었다. 좌석 위에 2번 놓고, 마지막에는 좌석 위쪽이 하필 좀 좁았기도 하고 캐리어가 너무 무거워서 도저히 들어서 올리고 내릴 수 없어 캐리어 놓는 별도 구역에 두었다.

올리는 거 항상 다른 사람들이 도와주긴 했는데 내릴때는 혼자 내렸고 혹시 내리다가 누가 다치거나 캐리어 망가질까봐 신경쓰였었다. 그래도 도난의 위기에서 안전하니 좋긴 했다. 이딸로는 지정석이고 1,4번이 창가 2,3번이 복도자리였다. 그런 순서로 5,8번이 창가 6,7번이 복도 이런 식으로 쭉 이어진다고 보면 된다 나는 피렌체 갈때는 복도, 나머지는 다 창가여서 바깥구경도 하고 좋았다.

트랜이탈리아도 그렇고 다 좌석마다 콘센트나 핸드폰 충전할 수 있는 USB포트가 있어서 편했다.

내가 탄 트랜이탈리아는 비교적 단거리 이동이고 자주 정차하는 노선이라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지정석이 아니라 자유석이고 2층구조로 된 열차였다. 그리고 좀 더 시끌시끌한 느낌. 관광객이든 이탈리아인이든 3명이상 타면 좀 소란스러웠다. 노선때문인지 뭔진 정확하지 않다. 좀 큰 역에서는 티켓이 있어야 플랫폼으로 들어갈 수 있고 열차안에서도 중간에 티켓 확인 하니까 예약한 경우 모바일 티켓을 잘 챙겨야한다. 일단 플랫폼 들어가기 전에 있는 전광판으로 탈 열차가 지연되는지 아닌지와 몇번 플랫폼인지를 잘 확인한 후 들어가야 했다.

 

 

 

 

 

 

 

기차역과 호텔 건물의 엘리베이터

 

피렌체 산타마리아 노벨라 역에서 내려 숙소로 걸어갔다. 초반에 길이 너무 좁고 공사도 많이 하고 있어서 캐리어 끌고 지나가기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좀 가다보니 점점 사람은 줄고 길은 넓어졌다. 이날부터는 이제 호스텔 끝, 호텔일정 시작이었다. 나름 장단점이 있었는데, 호스텔은 남들이 같은 공간에 있으니 내가 소음 만들까봐 걱정이기도 하고 남이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신경쓰이기도 하지만, 호텔은 이제 그런 걱정은 없다. 그렇지만 너무 조용하고 혼자있어 적막해서 기분이 착찹해지기도 한다. 그래도 남들이랑 같이 10일이나 지냈으니 이제 혼자 지낼때가 되었다. 적막한 기분은 잠깐이었고 곧 적응하니 세상 편하고 좋았다. 호텔 파노라마는 좋은 시설은 아니지만 혼자 쓰기에는 적당했다. 평일에는 28유로인데 주말에는 56유로였다. 나는 평일2일에 주말1일을 보냈다. 가격대비 위치나 시설은 괜찮았다. 2층이 리셉션이고 내 방은 3층이었다. 방이나 침대는 작았고 조금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지만 욕실은 깨끗하고 비교적 최근에 새로 고친듯 했다. 유럽은 원래 호텔들 시설은 기대하면 안되는 걸로 유명하니까 이 정도면 괜찮았다. 그리고 여기 테라스가 4층에 있는데 전망이 좋았다. 처음에 호텔 도착했을 때 건물 앞에 호텔이라고 작게 붙여져 있긴 한데 그 건물 전체가 호텔은 아니어서 약간 고민했다. 일단 1층 가운데 쪽으로 들어가니 엘리베이터가 있었고 그 옆에 호텔은 2층이라고 써있었다. 이렇게 생긴 엘리베이터를 베드박스호스텔에서 타봐서 다행이었다. 안그랬으면 못탔을지도 모른다. 무슨 문같은게 있고 일단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면 엘리베이터가 온다. 그러면 안쪽 문이 열려서 불빛이 보이고 그 때 문을 당겨서 열면 아주 작은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었다. 호텔 직원들 다 친절했다. 열쇠는 외출시마다 맡기고 가야 하니 직원들 마주칠 일이 많았다. 나름 아트인사이드 라는 서브타이틀을 붙인 호텔이라 복도나 방에도 그림이 있었다. 내 방은 캔윗부분으로 만든 샹들리에 같은 게 있었는데 잘 만들어 진 작품이라 얼핏 보아서는 재활용 샹들리에인지 모를 뻔 했다.

 

 

 

 

 

 

 

 

 

 

 

 

 

 

 

 

 

 

 

숙소에 짐 풀고 두오모 성당과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 조토의 종탑을 올랐더니 저녁무렵이 다 되었다.

 

그리고 거리 구경을 좀 하다가 피렌체가 고기질이 좋다길래 스테이크를 먹으러 갔다. 이건 미리 검색해서 1인분(500g) 파는 곳으로 갔다. 거기서 한국인들 조금 봤는데 음...조금 미묘했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다른 사람들이 뭐 하는지 본의 아니게 좀 들었는데, 어떤 한국인 커플이 들어왔다. 주문을 빠르게 결정했는지 직원이 안보이니 바로 크게 '익스큐즈미!'를 외쳤다. 그래도 안오니까 메뉴판을 들고 직원을 찾아 가기 시작했다. '익스큐즈미, 오더' 이러면서 주문 시작. 주문하는 메뉴들 말하고 나서 마지막에 또 '오더'라고 하는데 ...... 이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유럽의 문화는 그렇게 크게 직원을 부르거나 돌아다니는 게 아닌 걸로 알고 있다. 꼭 그 문화에 따라야할 건 아닐 수도 있지만 다른 식당들 가도 다 똑같은데 뭐지 싶었다. 그리고 영어가...좀 심했다 싶었다. 나보다 좀 어려보이던데 그 때면 다 학창시절에 영어 어느정도는 배운다. 문장으로 간단한 거 정도는 말 할수 있지 않나? 최소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는 발음 좋고 영어 잘 한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한글 읽는 발음 대로 말하는데 기분이 애매해졌다.

 

아무튼 고기는 한국처럼 부드럽다고 하긴 애매한데 맛있었다. 와인도 500ml도 마시고 잘 먹었다. 고기는 그 티본스테이크라서 뼈 무게 합친 무게라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았다. 이정도면 혼자서 1kg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고기 18유로인가 했고 와인이 6-7유로 정도 했던 것 같다. 거기에 구운채소도 먹었다.

 

 

그리고 숙소에 가는길에 마트에 들러 간식거리와 내일 아침 먹을 거 사서 들어갔다. 호텔이라 좋은 점은 방에 냉장고가 있어 음식들 보관하기 편하고 먹기도 편하다는 거.

4층 테라스에 들러 야경도 감상하고 맥주도 한 잔 하며 평온한 하루의 마무리를 했다.

 

 

 

그리고 다음날은 미술관의 날이었다. 오전에 두오모 성당 잠시 들렀다가 우피치 미술관, 피티 궁전, 보볼리 정원 등을 먼저 갔다.

그리고 조금 걸어서 미켈란젤로 광장으로 향했다.

 

 

 

 

 

 

 

 

 

 

미켈란젤로 광장

원래 계획은 미켈란젤로 광장근처의 피렌체 묘지도 가려고 했는데 보볼리 정원에서 시간보내느라 늦어서 들어가지는 못했다. 미켈란젤로 광장은 올라가는 방향이 여러개인데 나는 계단이 일직선으로 있는 쪽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숨이 찼다. 사람들도 더러 올라가고 있었고 알 수 없는 기부캠페인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왠지 의심스러웠다. 그렇게 계단만 쭉 올라가면 바로 광장이 나온다. 여기가 시내 전경을 가장 시원하게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관광객도 적당한 상인들이 있었다. 가운데 다비드 청동상이 있었다. 아직 해가 지는 시간은 아니었지만 풍경이 선명하게 잘 보여서 좋았다.

 

그래서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풍경구경 천천히 하고 사진 열심히 찍고. 야경은 무리라 판단해 오늘은 일찍 마무리 하기로 했다. 여전히 발병신인 상황으므로 항상 오후만 되면 발과 종아리가 붓고 아팠기에 너무 무리는 안해야 했다. 이미 3만보는 걸었지만.

 

 

 

 

 

 

 

 

 

 

 

 

 

 

 

 

 

숙소로 가면서 피자 사고 마트에서 와인도 사서 들어가서 먹었다. 그냥 길 가다가 보이는 작은 피자가게였는데. 특별히 토핑이 많은 건 아니지만 맛있었다. 특히 바질 피자가. 개당 3.5유로. 한국 피자 2-3조각 정도 크기였다. 여기 처음엔 그냥 피자다 이러고 지나쳤는데, 왠지 다시 생각나서 갔었다. 할아버지 사장님이 손주보는 표정으로 웃으며 대해주었는데, 문제는 나는 이탈리아어를 못하고 할아버지는 영어를 못하셨다. 그래서 잠시 후 젊은 여자분이 주문을 받아주었는데, 이분도 마찬가지로 어린 학생이 혼자 피자사러 와서 기특하다는 표정으로 chao, bella 라고 인사도 하더라. 백인/흑인이 보기에 동양인은 굉장히 어린아이같아 보인다고 하던데, 이런건가 싶었고 난 이미 30이 넘었기에 그냥 재미있었다. 마트는 숙소가는 길에 아카데미아 미술관 앞에 까르푸 익스프레스가 있었다. 여기서 종종 물도 사마시고 했다. 관광지 근처 상점들에서 물 보통 작은 병에 1유로정도 하는데 이런 마트에서 사면 0.35~0.5유로 정도면 충분히 살 수 있었다. 이 마트에 어떤 할아버지 계산원은 내가 외국인이라 신기했는지 웃으면서 이것저것 말걸음. 다른 날에 본 직원은 서로 아예 아무 말도 안하기도 하고. 그 할아버지가 조금 특이 케이스였던 듯.

와인은 마트에 저렴한 거 많아서 그냥 아무거나 먹었다. 한국에서도 단거 빼고 잘 마시는 편이라 굳이 자세히 고르기 귀찮았다. 주변에 와인관련 일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은 거라고 주는 거 마시면 확실히 맛있긴 한데 물어보기 귀찮다.

마트에서 생모짜렐라도 팔고 산딸기도 있길래 혼자 소소한 만찬을 즐겼다.

 

 

 

 

피렌체 돌아다니기는 실질적으로 끝이고 다음날은 피사로 떠났다. 피사는 여러 의미로 나에게 엄청난 곳이었다.

 

 

 

 

 

Posted by jur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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