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초 여행 기록.

 

 

 

 

피렌체를 떠나 베네치아 산타마리아 역에 내리니 복잡하긴 한데 코스프레같은 행사가 있는지 다양한 옷을 입고 분장한 사람들이 많았다. 여기서 무슨 코믹콘 행사라도 하나 싶었다.

 

 

 

 

 

 

 

 

 

약간의 의문을 뒤로 한 채 수상버스를 타고 리알토 다리에서 내렸더니 사람이 더더욱 미친듯이 많았다. 발 디딜 틈 없이 많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상황. 역시나 가면을 썼거나 아예 제대로 코스튬을 갖춘 사람들이 많았다. 여긴 관광도시라서 이렇게 항상 붐비는 건가? 하며 간신히 숙소에 도착했다.

다른 때는 리알토다리 정류장에서 호텔까지 걸어서 3분인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한참 걸렸다. 호텔 직원?사장?과 이야기 하다 물어보니 카니발!!이라며 항상 이렇지는 않다고 했다. 하필 내가 간 날이 축제기간 막바지인데다 토요일이라서 가장 많은 날이었던 것이다.

이 호텔은 체크인이 좀 일찍이라 1시부터였다. 그 대신 체크인 시간도 11시로 다른 곳보다 빨랐다.

 

 

베네치아 본 섬 숙소들이 시설에 비해 비싸기로 유명하다고 했지만, 나는 기차타고 메스트레에서 왔다갔다 하기 싫어서 본 섬으로 예약했다. 어쩐지 베네치아가 유독 호텔들이 빨리 마감된다 싶었는데 축제기간이라서 더 그랬나보다. 이 호텔 2박에 160유로정도 했다. 조금 오래된 호텔이고 건물의 한층만 호텔인 작은 곳이다. 그렇지만 여기도 욕실은 새로 공사했는지 새 거 티가 났고 싱글룸인데 침대도 꽤 넓었다. 옷장도 있고. 책상은 엄청 조그맣지만. 입구에서 벨 누르면 문 열어주고 계단 올라가면 호텔이다.

호텔 사장 혹은 직원인 암브라가 날 맞이해 주었다. 내 앞에 체크인하는 사람이 있어서 좀 기다렸다. 이야기를 한참 하길래 아는 사람인건가 하고 쭉 기다렸는데 원래 말이 엄청 많은 거였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와서 이야기하는데 나랑도 얘기 한참했다. 호텔 소개와 베네치아에 대한 안내 등등을 해주고 카니발이야기 하고. 내 방에 들어와 대충 짐 정리하고 나갔다. 나가면서 점심먹으러 갈건데 파스타 맛집아냐고 물으니 엄청 적극적으로 알려주었다. 지금 사람이 너무 많으니 조금 덜 복잡한 곳에 있는 곳으로 2군데 알려주고 디저트 맛집도 알려주었다. 디저트 가게에서 꼭 먹어보라며 무슨 빵을 알려주었다. 아주 자세히 알려주어서 그 빵에 들어간 재료도 검색해서 사진 보여주며 거기 건포도랑 무슨 견과류 들어가는데 알러지 이런거 없냐고 물어보고. 정말 친절하고 사교적인 성격이었다. 다만 이탈리아 특유의 영어억양을 넘어 베네치아의 억양인지 열심히 잘 들어야했다. 그러한 발음은 수상버스에서도 들렸는데 예를 들자면 Next Stop is ---이면 넥스트 스토프 이즈 이런 식으로 들렸다. ㄹ,ㅁ발음 이외의 받침은 따로 발음하는 듯 했다. 이야기 하다가 자신의 고충도 토로하며 외국에서 누가 예약하려는데 자꾸 최종결제단계를 안해서 전화로 알려주는데도 자꾸 못한다, 나는 엄청 열심히 설명하는데 엉엉, 이런 일로 매일 전화를 한다 등등. 약간 투머치 이긴한데 나는 시간이 급박한 여행자는 아니다 보니 재미있게 들었다. 축제기간이라 소매치기 엄청 조심해야한다고도 하고.

 

 

 

 

 

 

 

 

 

암브라가 알려준 곳 중 한 곳을 향해 가면서 길 구경도 했다. 베네치아는 길이 워낙 좁고 섬 도시다 보니 본 섬에서는 자동차와 자전거가 아예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교통수단은 배만 있었다. 길이 좁아서 미로같고 300여개의 다리가 있다고 했다. 암브라가 헤어지며 길 조심하고 꼭 또 만나자고. 다행히 GPS가 잘 작동해서 길 잃지는 않았다. 다만 켜고 조금 기다려야 정확한 위치가 나오기는 했다.

 

파스타가게는 적당히 사람이 많았다. 오징어먹물파스타를 먹었다. 14유로. 생각보다 짜긴한데 탄산수랑 같이 먹어서 먹을만 했다. 후식으로 에스프레소 한 잔 먹었다. 서비스 차지는 2유로. 베네치아가 해산물이 유명해서 그런걸로 바가지 씌우는 데들이 있다니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해산물 파스타가 저렴해서 주문했는데 알고보니 g당 가격이었다거나 그런. 꼭 메뉴판 자세히 봐야 한다고. 다행히 내가 간 중에는 그런 가게를 못 보았다.

 

 

 

 

 

 

 

 

 

 

산책 겸 걸으며 아카데미아 미술관으로 갔다. 가는 길에 다양한 분장한 사람들도 보고. 사진촬영 부탁하면 포즈잡는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분장한 채로 공연하는 사람들도 있고. 음악 틀어놓고 춤추거나 직접 음악 연주하거나. 여러명이서 악단처럼 음악 크게 연주하다가 경찰한테 제지당하는 것도 보았다. 그런데 제지당하는데도 패기롭게 더 하자!!우어어! 이런 식으로 관람객들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베네치아 야경투어

나와서 천천히 걸어 야경투어를 들으러 갔다. 시작점은 기차역 근처라 다시 그 곳으로 갔다. 시간이 조금 남아서 근처 둘러보고.
소수정예투어라고 되어 있었기에 몇 명이나 되려나 했는데 총 7명. 적당한 숫자였다. 그래서 여기는 수신기가 따로 필요없었다. 가이드분이 서로 이야기도 하면서 가라고 했는데 정작 그럴 시간은 별로 없었다. 그렇게 걸어서 조금 둘러보고 수상버스 중간에 2번타고 이동해서 야경들 보면서 설명을 들었다. 총 3시간정도 걸리는 코스. 주요 장소들은 다 가는 거였긴 한데 베네치아가 워낙 좁다보니 아까 내가 산책하며 갔던 곳들이 많았다. 그래도 뭔지 모르고 봤는데 설명 들어서 아~이게 그거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워낙 어딜가도 사람이 많았긴 한데 산마르코 광장에서 공연이 있어서 엄청 번잡하고 소란스러웠다. 가이드분 설명이 잘 안들릴 정도. 클럽같은 분위기의 공연이라 흥겨워 보여서 약간 거기서 놀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투어 중이니까 조금만 구경했다. 거기서 개인 시간 조금 주고 다시 투어다니다가 마지막 장소가 리알토다리라서 나는 숙소 가기 편했다. 다른 분들은 숙소가 육지쪽인건지 나중에 가이드분과 같이 다시 수상버스타러 가고 나는 따로 걸어갔다. 마무리하는데 이번 가이드분도 이제 곧 한국 간다고 해서 신기했다. 내가 들은 가이드분들이 다 마지막 투어.

베네치아 가이드분 설명 열심히 해주시고 그러긴 한데 뭔가 나랑 핀트가 안맞았다. 초반에 인트로할 때 간략한 설명하고 나서 질문있냐고 하는데 다들 가만히 있었더니, '네, 하긴 뭘 알아야 질문도 하죠?'하는데 이건 뭐지 싶었다. 따지기 귀찮고 다른 사람들도 있는데 분위기 상 그냥 있었다. 중간 중간에 약간 그런 비슷한 느낌들이 있었다. 설명 열심히 해주고 자료도 여러가지 보여주시고 해서 도움되는 부분 많긴했는데 뭔가 기분이 마냥 좋진 않은. 투어 들어본 적 있는 사람 있냐고 물어서 나만 손들었는데, 로마에서 들었다고 했더니 그 투어는 어땠냐고 하는데 그걸 뭐라고 말해야되는 건지 모르겠어서 그냥 사람 많았다고만 했다. 아 그리고 여행과 관광의 차이가 무엇일 것 같은지 묻는데, 여행이 더 큰 범주고 그 속에 관광이 있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왠지 그걸 원하는 게 아닌 것 같았다. 역시나 여행은 여러가지를 알아가며 다니는 거고 관광은 패키지투어처럼 슥슥 보고 하는거 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은 여행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그 취지는 뭔지 알겠는데, 내가 별로 안좋아하는 화법을 가지신 분이라는 건 깨달았다. 너무 다른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른다거나 여행 자체를 처음 왔다는 전제로 하시는 듯? 그렇지만 비수기라 그런지 베네치아 야경투어는 선택권이 별로 없었기도 하고 결론적으로 투어자체는 유의미해서 큰 후회는 없었다.

 

 

 

그렇게 9시쯤 끝나고 숙소로 돌아왔다.

 

 

 

베네치아 2일차 아침.

 

 

 

 

 

 

Marchini

다음날은 일요일이었고 오전 11시에 곤돌라를 예약해 두었다. 베네치아가 길이 복잡하니 실제 거리보다 가는 데 오래 걸릴 것 같아서 1시간30분 전 쯤 나갔다. 일단 어제 암브라가 알려준 디저트 맛집 Marchini 에 갔다. 리알토 다리 근처 H&M 앞인데, 아침부터 사람이 엄청 많았다. 의자는 따로 없고 주문하고 그 자리에서 서서 먹고 커피마시는 구조였다. 그래서 주문하기가 조금 힘들었다. 맛있어 보이는 건 엄청 많았는데 빵 이름들을 잘 모르니까. 직원도 많고 손님도 많고. 한참 눈치보고 구경도 하다가 간신히 주문 성공! 암브라가 추천해 준 둔 빵의 이름을 보여주고 2개 달라고 했다. 서서 일단 한개 먹고 한개는 들고 나가서 먹었다. 음 그냥 한국 옛날식 도너츠 느낌? 튀긴 빵에 설탕이 많이 묻혀진 거였다. 안에 견과류랑 건포도는 조금 있고. 내가 원래 그런 튀기고 설탕 많은 빵을 별로 안 좋아해서 좀 아쉬웠다. 그래도 일단 아침식사 겸 잘 먹었다.

 

 

곤돌라

 

 

 

 

 

 

 

 

 

 

 

 

 

 

길 구경이랑 그 근처산책도 하려고 일찍 나간 거였는데 안 그랬다면 정말 큰일 날 뻔 했다. 곤돌라 탑승 예매 모이는 곳이 산마르코 광장 근처라 거길 지나가야 했는데, 그 근처가 다 통제되어 있었다. 사람들로 좁다란 길들이 가득 차 있어 반대로 나가는 것 조차 힘들었다. 초반엔 여유롭게 가고 있었는데 그 때부터 긴박해졌다. 처음엔 길 한두군데만 막힌 줄 알고 그럼 시간도 있는데 조금 돌아가지뭐 하는데 여기도 막히고 저기도 막혀있었다. 그때가 되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나는 조금 많이 돌아가는 길로 가야 할 것 같아 열심히 지도를 보며 그 좁은 길을 뛰었다. 어찌어찌해서 10시 50분에 집결지로 갈 수 있었다. 11시까지 가야했었다. 내 3만5천원 날릴까봐 두려웠다. 나는 혼자간거라 곤돌라 그냥 타려면 비싸니 일부러 단체로 타는 거 신청한 건데 '이걸 못타면 안돼! 베네치아 다시 못올 것 같은데 마지막이야!' 이러면서 절박하게 뛰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무사히 타서 다행. 나중에 보니 통제 풀리긴 했는데 그때 왜 그랬는지는 아직도 모른다.

곤돌라 투어는 다양한 국적 사람들이 20-30명정도 모여서 함께 갔다. 한 곤돌라에 5-6명씩 탔다. 거의 2명 단위로 많이 왔고 혼자 온 사람 나 포함 3명. 혼자온 사람들 모여서 타고 다른 모녀해서 이렇게 5명이 같이 탔다. 천천히 베네치아 슥 돌고 큰 바다쪽 한 번 나갔다가 탄 곳으로 돌아오는 코스고 타고 내리는 것 합쳐서 딱 30분정도 걸렸다. 내리니까 11시 40분정도. 인생에 한 번은 타도 좋을 듯. 굳이 2번은 안타도 될 것 같고. 나름 정찰제라고 낮에 80, 밤에 100유로인 것 같았다. 가면서 걸어다닐때는 가까이 못가는 곳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물에 잠긴 바다쪽을 향하는 계단을 보며 예전에는 수위가 더 낮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같이 탄 여자아이가 엄청 귀여웠는데, 막판에 양산을 물에 빠뜨려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다행히 양산이 펼쳐진 상태라 바로 구조할 수 있었다.

 

 

 

 

 

 산마르코 광장과 카니발

 

 

 

 

 

 

 베네치아에서 모두가 마시고 있던 스피리츠

 

 

 

 

 

 

 

 

 

 

 

다음은 베니스비엔날레 터를 향해 갔다. 올해 5월인가 6월에 한다는데 나는 그 때 시간이 안될 것 같아 아쉬운대로 그 근처라도 가보았다. 산마르코 광장 근처의 바다로 가서 그 항구있는 길을 쭉 따라서 가면 되는 단순한 코스였다. 물론 거리는 베네치아치곤 좀 가야했지만. 정말 사람 많았다. 길도 넓은 데 그 길을 사람들이 다 메우고 있다. 물론 코스튬 차려입은 사람들이. 가면축제지만 분장자체도 일종의 가면인지 코스프레 축제였다. 이거 일부러 맞춰서 오기도 힘들다는데 나름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비엔날레 대신 카니발이라도 봐서.

 

 

 

 

 

가다가 조금 한산해지는 구간에서 가게에 앉아 조금 늦은 점심을 먹었다. 그 항구 근처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사람들이 다들 무슨 주황색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술 같은데 이름을 몰라서 궁금해 하다가 내가 들어간 곳에서도 많이 마시고 있길래, 직원에게 저 오렌지색 음료 무엇이냐 나도 한 잔 주문하겠다 해서 파스타랑 같이 마셨다. 오렌지맛 나는 칵테일같은 거 였다. 이름이 스피릿츠인가 스프리츠인가 그런거였다. 여기는 항구 앞이라 뷰가 좋아서 앉아 있는 것 만으로 기분이 좋았다. 여유롭고. 마지막 파스타로는 까르보나라를 주문했다. 해산물할까 하다가 그냥 해산물은 한국도 어차피 신선한거 많은데 뭐, 싶어서 그냥 계란맛이 나는 파스타를 다시 먹어보자! 하며 주문했다. 맛은 무난했다. 항구 앞 쪽에 있는 가게들은 전망이 좋은 게 우선이라 맛은 왠지 보장할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단 괜찮았다. 가격도 너무 번화한데보다는 저렴하고 덜 복잡하고. 파스타 14, 음료 6, 서비스차지 2였다. 평균적으로 보통 이 정도의 가격대 인 듯 하다.

 

 

 

가다가 젤라또 파는데도 있어서 먹었다. 3가지 맛 고르면 4유로. 젤라또 가격은 로마나 피렌체는 보통 3가지맛에 2.5~3유로 정도였고 베네치아는 4~4.5유로 정도였다. 일단 베네치아에서 2번 먹었는데 둘다 맛있었다. 그 피렌체 베키오 다리근처 거기만 빼고는 다 좋았다. 여기서 주문하는데 직원이 하나 잘 못 알아들어서 내가 말한거의 옆 꺼를 줬는데 그것도 엄청 맛있었다. 그거 이름이 어려워서 뭔지는 모르겠고 정확히 무슨 맛이다!할만한 건 없는데 아무튼 맛있었다. 전체적으론 바닐라색인데 초록 시럽같은거 있고 젤리 조금 있는 거였다. 젤리는 안좋아하는 데 크림이 맛있었다. 그리고 개인적 취향이지만 젤라또는 과일계열보단 초코나 커피등의 계열이 더 부드러웠다. 전반적으로 베네치아가 다른 곳 보다 전체적인 물가가 조금 비싸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렇게 먹으면서 항구와 바다를 보다보니 평온해졌다. 그 근처는 이미 많이 한산한 상황이었다.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는 곳 인근.

 

 

 

 

 

 

 

 

 

 

 

 

 

 

 

 

가다보니 공원이 보였다. 그 공원 안쪽이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는 장소였다. 닫혀있었지만. 살짝 구경하고 나와 다시 바다를 보며 걸었다. 또 공원이 나왔다. 약간 수변공원같은 느낌. 그 근처는 나무들도 많고 공원에서 운동하고 개와 산책하고 놀이터에서 노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여기 거주하는 사람들인 것 같았다. 그래서 나도 벤치에 앉아 점점 가라앉는 해를 보여 여유부리고 사진도 찍고 놀았다. 그렇게 한참 사진찍고 있는데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뭔가 대화를 시전했다. 대충 내가 사진찍고 있던 저 건너편 섬은 베네치아가 아니라 리도라는 곳이다 라고 하는 듯 했다. 리도 섬은 지도에서 본 적 있어서 대충 알아들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거의 못알아들었다. 무슨 전쟁 이런 단어도 나온 것 같긴한데, 그 할아버지는 이탈리아어로 말하는데 난 모르니까. 그 분은 뭔가 열심히 알려주고 싶어했는데 내가 못알아 듣고 자신도 영어 전혀 못하셨다. 그런데도 열심히 이야기 계속 하시는 패기...의욕은 감사하나 정말 하나도 모르겠어서 난감한 표정으로 대화함. 그리고 그냥 적당히 듣고 웃으면서 할아버지가 Salute라 인사하며 작별. 나도 알아 듣고 싶었어요 할아버지...

 

 

 

 

그렇게 다시 광장쪽으로 이동했다. 조금 가다가 셀카찍고 있는데 지나가던 가면코스프레한 사람이 날 보고는 조용히 와서 내 셀카에 출연했다. 셀카 찍다 갑자기 화면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가면이 나타나서 으악! 놀란후 그냥 웃고는 다시 사진찍고 그 사람은 빠르게 떠났다. 가끔 그런 식으로 와서 소매치기 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겠지만, 일단 이건 나에게는 그냥 웃긴 상황 정도로 끝났다.

 

 

 

 

 

 

 

 

 

 

 

 

 

 

 

 

 

 

 

 

 

 

 

 

 

 

산마르코 광장에 공연 또 하나 싶어 갔더니 이번에는 그 카니발코스튬대회를 하고 있었다. 시상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궁금해서 1등 발표할 때 까지 지켜보았다. 굉장히 다양한 주제로 분장을 해서 옛날식 드레스와 가발, 특유의 화려한 가면부터 슈퍼히어로(주로 아이들이긴 함), 계절, 요정, 펑크, 몬스터, 그 외 영화 캐릭터 들 등 폭넓게 볼 수 있었다. 한 10일정도 한다고 한다. 길 가다 보면 집 테라스에서 나와 퍼포먼스를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었다. 같이 사진도 찍어주고. 그리고 젊은 사람들만이 아니고 중/노년 분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느낌. 그분들은 조금 더 고전 궁중 복식위주로 분장하시긴 했다. 문화가 우리나라처럼 빠르게 변하지 않은 나라들은 그렇게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것 같다.

 

 

 

 

 

 

 

 

 

 

 

 

 

 

 

 

 

 

 

 

 

1등 발표까지 보고 나서 숙소를 향해 갔다. 가면 샵 같은 곳에 들러 원래 친구 생일선물로 가면을 사줄까 했는데 이왕 살거면 제대로 된 거 줘야하는데 그러면 최소 40-50유로는 줘야할 것 같았다. 여기서 내적 갈등이 시작. 생일선물로 그정도 돈 쓸 수는 있는데 그냥 쓰레기로 전락할까봐 차라리 그 돈으로 쓸모있는 걸 사줘야하나 한참 생각했었다.

그리고 리알토 다리 버스정류장 근처 큰길에 마트가 2개 있는데 거기 가서 저녁먹을거 간단히 샀다. 가끔 물 사던 곳이다. 여기는 물가가 비싸서 마트에서 사도 0.65유로 정도. 저녁으로 먹을 프로슈토랑 생모짜렐라, 와인 하나 샀다. 그리고 그냥 보이길래 쿠키 2박스 샀다. 다 합쳐서 10유로정도. 그 쿠키 친구줬는데, 안에 초콜릿 들어 있었는데 맛있었다고 만족해했다.

마트에서 리알토로 조금 가다가 보면 피자파는 곳이 있었다. 여긴 미니피자였는데 3유로. 여기는 토핑이 좀 있는 피자였는데 맛있었다. 일단 배고프니 저녁을 대충 먹고 나와서 밤거리 한시간 산책하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전날은 토요일이라 엄청 나게 사람이 많았고 밤 늦게까지도 활기찬 분위기였는데, 이날은 훨씬 조용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야경을 보았다. 그렇게 쭉 돌고 숙소로 돌아와서 프로슈토에 와인 마저 마시고 잠들었다.

베네치아의 짧은 일정도 마무리가 되었다.

 

물에 잠기기 전에 꼭 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기대만큼 좋았던 것 같다. 물 위의 도시라는 낭만이 확실히 있었다. 이탈리아의 도시들 다 나름의 매력이 있었기에 왜 이 세도시가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는 지 알 것 같았다.

 

 

 

 

 

 

 

Posted by jur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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