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초, 한창 서울 산책을 신나게 할 즈음에.

선유도역에서 고척스카이돔까지 안양천을 산책했고 대략 1시간 30분~2시간 사이 정도 걸린 것 같다.


산에 질린 이후로 평지 산책코스를 찾아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지도어플에서 선유도 인근에서 구로 방향으로 쭉 내려가는 물줄기가 보였다.
안양천이었는데, 사실 그 동네는 거의 안가봐서 잘 몰랐는데 나름 유명한 산책로였다.

마침 개봉 근처에서 친구 집들이를 하기로 해서 적절한 위치인 것 같아 가보았다. 사실 이렇게까지 산책 안해도 되는데 뭐에 홀리기라도 한 듯 산책을 하지 않고는 술을 마실 수가 없었다.



선유도역에서 내려 8번 출구 근처의 골목들 사이를 걷다 육교를 통해 건너가면 안양천으로 갈 수 있었다. 그 골목들이 공장같은 건물들 사이를 지나가야했는데 다른 길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게 가장 지름길인 것 같아 그냥 갔다. 밤에 가기는 조금 무서울 것 같았다.


길이 꽤 넓찍하고 산책로 조성이 잘 되어 있었다.

한창 벚꽃시즌이라 꽃이 가득했고 풀도 많이 자라있었다. 처음 산책을 시작한 2월말보다는 훨씬 풍경이 다채로워졌다. 이리저리 옆을 살피면서 비교적 느긋하게 걸었다.

그리고 그 만큼 곤충들도 많아져서 뭐가 더 좋은 지는 애매했다. 다행히 마스크를 쓰고 다녀서 날파리떼를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곳곳에는 산책하거나 자전거타는 사람들이 있었고 이 동네 주민들이 즐겨 찾는 곳인 것 같았다. 한강공원이랑 비슷한데 강이 훨씬 작다는 것 정도만 다른 듯.

주거에 있어 산책로의 중요성을 깨달은 이후로는 이런 좋은 공간이 있는 곳만 보면 이사가고 싶어진다.

그렇게 영등포구와 양천구 사이를 쭉 따라 길이 계속 이어져있다.

사진을 일일이 찍지는 않았지만, 지나가다보니 운동 시설도 있고 나름 잘 꾸며놓은 넓은 광장이나 공원 공간도 있다. 중간에 화장실도 많이 배치가 되어 있고 깨끗해서 좋았다. 한강공원보다 한산한 편이라 산책하기 편했는데 알고보니 내가 간 2-3일 뒤부터 코로나로 출입 통제한다고 했다.

 
그렇게 쭉 따라가다보니 해가 지며 더 분위기있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고척스카이돔이 보이는 곳에서 나와 친구는 시내길로 가야했다. 안양천은 더욱 길게 이어져있었지만 우리는 오류동역까지 가야했기에 산책로는 여기까지.

집만 가까우면 종종 가고 싶은 길이었다.

생각보다 빨리 갔다고 생각해서 시간 남을까봐 걱정했는데, 시내길에서 중간에 길을 잘못가서 막상 크게 여유있지는 않았다. 그렇게 시내 걸은 것 다 포함하면 4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잘 안가본 동네라서 시내 산책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열심히 걸은 보상으로 닭목살구이도 먹고 친구네서 신나게 술파티하고 놀며 알차게 마무리했다.

Posted by jur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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