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여름에 간 파리여행 기록.

 
뛸르히/튈르리 정원 Jardin des Tuileries

 

루브르에서 나와 바로 보이는 공원, 뛸르히 정원이다.

 

이 날 엄청나게 더워서 당장 햇볕에 기절할 것 같았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정원의 아름다운 모습에 다시 열심히 걷기 시작했다.

 
뛸르히는 세느강 옆으로 쭉 길게 구성된 정원이고 그 규모가 큰 편이다. 뤽상부르 공원이 둥글게 크다면 뛸르히는 막대처럼 아주 긴 공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위치는 루브르와 오랑주리의 사이에 있다.

 

 

 

뛸르히는 조경도 잘 되어 있고 곳곳에 조각상도 많았다.

잔디 트럭도 보이고 꽃도 잘 심어져 있으며 정원사분들이 정리하는 모습도 볼 수 있어 관리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알 수 있었다.

 

 

여긴 런던처럼 막 웃통벗고 다니는 사람은 별로 못봤지만

잔디 사이에서 앉아 있는 모습은 더러 보였다.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 그 정도 였던 것 같기도 했다.

 

 

가다보면 큰 분수대도 나온다. 분수대를 주변을 둘러싼 듯한 의자에 앉아 여유롭게 주변 감상이 가능했다.

 

나도 저기에서 잠시 쉬었으나 햇살이 너무 강렬해서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모자와 얇은 긴 팔 가디건이 있었다면 더 놀 수 있었을 텐데 아쉽기도 했다.

 

그리고 흙/모래길이 많아 조리 신고 돌아다녔더니 흙이 신발에 너무 들어와서 거의 맨발로 다니는 것 같다는 단점은 있었다.

 

 

덥고 배고픈 찰나 그늘진 곳에 야외 카페가 있었다.

그래서 에스프레소와 크로크무슈를 주문했다.

이런 가게가 총 4개 있었는데 가게마다 메뉴나 가격이 조금씩은 다를 수 있으니 입구에 있는 메뉴판을

참고하면 된다. ​나는 그냥 대충 보고 들어갔다.

 

 

한국에도 많이 파는 크로크무슈. 샌드위치보단 더 든든한 거 먹고 싶어서 주문했는데

저 가게에서 파는 것 중 비싼편. 샐러드나 샌드위치는 다 10유로 이하인데 저건 12유로 정도였다.

그래도 맛있어서 별로 후회는 없었다.

 

영국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차가운 커피는 잘 없다.

가끔 판매하는 가게가 있고 스타벅스나 코스타같은 체인점 가야 있는 정도.

 

겨울에도 차가운 음료를 마시는 나에게는 다소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아예 에스프레소 싱글샷을 주로 마시고 다녔다.

마시는 곳 마다 에스프레소가 다 맛있었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라 감탄하면서 마셨다.

 

신맛나는 커피 싫어하는 편이라 내 입맛에는 좋았다.

커피맛도 개인 취향이 있기에 꼭 맛있는 커피가 정해져 있다고 볼 수 없지만

평소 신맛 나는 아메리카노 파는 곳이면 그 카페는 다시는 가지 않았었다.

그렇게 노천카페에서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아름다운 공원 풍경을 바라보며 시원한 그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 시간.

 

그러다 슬슬 갈까 조금더 쉬다 갈까 생각하던 차에 큰 벌이 내 주변에 나타나는 바람에 내가 놀라서 일어 났고 벌 쫓아내려고 몸부림쳤더니 다들 쳐다보았다. 놀라기도 했고 민망하기도 했다.

서빙 직원분이 오 왜그래? 아 괜찮아 벌때문이야? 이렇게 태연히 반응해 주었지만

나는 일어난 김에 가기로 했다.

 

파리의 계산 문화​는 솔직히 성질 급한 한국인에게는 답답 할 지도 모르겠다. 다른 유럽도 비슷하기는 하다.

가게에 들어갈 때 직원에게 인사하고 자리를 안내받거나 실외자리에 앉을 때 약간은 눈 마주치는게 더 편할 것이다.

일단 앉고 기다리면 메뉴판 준다. 손을 들어 부르거나 하는게 굉장히 실례라고 들어서 그냥 기다리거나

눈 마주치게 두리번 거리는 정도만 했다. 주문 결정 하고도 마찬가지.

기다리면 직원이 와서 뭐 주문할거냐고 묻는다. 주문하고 바로 빌 주는 데도 있고

다 먹고 빌 달라고 해서 주는 데도 있다.

그래서 또 다 먹은 티 내고 있다가 눈마주치면 직원이 와서 말거는데 그 때 계산하고 싶다고 하면 거의 그자리에서 바로 해준다.

내가 간 웬만한 데는 다 휴대용 카드 단말기를 들고 다녀서 그냥 바로 자리에서 결제 가능.

현금이면 그자리에서 거스름돈도 준다. 그리고 인사하고 나오기 끝!

혹시나 선불인 데도 있나 했는데 일단 내가 가본 곳 중에는 없었다.

원래 먹는게 조금 느리긴 한데 이런 소소한 기다림의 시간들도 있어 혼자 다녀도 식사시간이 1시간~1시간반도 충분히 걸렸다.

여기도 신용카드 핀넘버는 4자리.

 

 

그렇게 한 낮의 여유를 즐긴 후에 미술관을 향해 다시 떠났다.

Posted by jur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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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여름에 갔던 파리 미술관 기록.

 

루브르를 나와 뛸르히 정원을 가로 질러 쭉 가면 나오는 오랑주리 미술관!

 

이동이 편한 동선이기도 했지만 사실 아무 생각 없었다가 파리 가기 하루 전에 휴관일을 찾아보니

파리 미술관들은 주로 월/화 가 휴관일 이었다. 오랑주리 보고 원래는 오르세를 가고 싶었으나

휴관일에 맞추어 동선을 짜야했다. 다행히도 붙어 있는 미술관 끼리는 대충 휴관일도 비슷해서

딱히 불편하게 되지는 않았다.

뮤지엄패스로 입장 가능하며

운영시간은 09:00-18:00이고 휴관일은 매주 화요일이라고 한다.

 

오랑주리도 티켓 없는 줄과 티켓 있는 줄 두 종류이니 잘 보고 줄 서야 한다.

여기는 규모가 많이 크지 않아 티켓있는 라인이었지만 조금 기다렸다. 그런데 줄 서러 가자마자 내가 서있는데 바로 앞으로 중국인 아주머니가 새치기 해서 화가 났다.

그러고 잠시 후 딸과 남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데려왔다. 뭐라 하려다 이런 걸로 항의 해봤자 시끄럽기만 할 것 같아서 그냥 내가 줄서있는지 모른 것이고 오해이길 바랐다....이건 합리화고

안그래도 더워 죽겠는데 짜증나긴 했다. 그냥 나 혼자 있어서 무시하나 이생각 뿐.

나중에 보니 그 분들 영어도 아예 못해서 뭐라해도 못알아 듣긴 했겠더라마는.

다행히 오랑주리는 줄이 그다지 길지 않아서 대기시간이 짧았다.

 

 

 

여기도 짐 검사 하는데 비교적 간단하게 하고,

내 앞에 서있던 여자애 4명이 한국어로 꺄륵꺄륵 거리며 들어 가는데 검사관이 유쾌하게 안녕하세요! 이러면서 소소한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짐검사 하는데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다른 나라들 다 통틀어서 오랑주리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래서 친근한 아저씨네, 해맑은 프랑스인인가 이러고 바로 뒤에 내가 들어가는데

나에게는 친절히 bonjour!라고 해주셨다.

 

 

 

1층에는 모네의 거대 작품들이 있었다.

3면을 둘러싼 작업들을 감상하자니 모네의 작품 속에 들어간 듯 한 기분이다. 이렇게 큰 작품도 있었다니.
여기도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먼저 보았었는데 영화에서는 주인공들만 있어서 이렇게 관람객들과 함께 보니 느낌이 달랐다. 그렇다고 크게 복잡하지는 않았다.

둥근 전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작품은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지하로 전시가 이어졌다.

여기는 르누아르나 피카소의 작품들이 많았다.

내가 정확히 기억을 못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르누아르의 저 피아노치는 소녀 작품이 비슷한 게 여러개 있는 건지

아님 레플리카가 있는 건지 모르겠는데 다음날 저걸 또 봐서 혼란이 왔다.

 

진품인건가 내가 잘못본건가 싶었고 ​

그렇다면 여기서 진품인 것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그리고

진짜와 가짜, 원본과 복사본의 차이와 가치에 대한 생각도 들었다.

고등학생때 영어학원에서 선생님이 질문을 던졌다.

너희는 진짜와 가짜 중 어느 것이 나으냐고. ​

애들이 몇 명 없긴 했지만 대부분 진짜 라고 답했다. 뭐 사실 대체로 그런 것도 사실이고.

그냥 나는 왠지 그 선생님이 그런 당연한 것을 질문 할 리 없다고 생각했고 그렇다고 가짜가 꼭 낫다고 볼 수도 없어서 어떤 것이냐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그것에 대한 예시를 등 정도로 정확히 알지는 못했지만 내가 세상 모든 것이 진짜가 낫다고 할 정도로

뭔가를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서.

그 가치에 대해서는 아직도 더 많은 생각을 해보아야 할 것 같다.

 

 

 

 

 

 

 

피카소의 작품들.

피카소의 흔히 아는 입체파 이전 작품들도 있었다.

어린시절 너무 천재라 피카소의 작업을 본 당시 교수이던 그의 아버지가 붓을 꺾을 정도로 잘 그렸다고 한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왜곡된 형태나 거친 표현이 그림을 못그려서 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사실 그림을 못그리면 거친 필력이나 자유로운 스타일로 그릴 수가 없다. 그런 감각을 타고난 천재가 아니면 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오랑주리 미술관은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즐겁게 여러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치안관련으로는 오랑주리 미술관 앞에는 사인해달라는 집시들이 종종 있는데

한두명이 다니고 사람 많아서 그냥 고개 도리도리 흔들면 두세번 말 하다 감.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영어 할 줄 아냐고 물어보니 그냥 아무 말도 안하는 게 덜 귀찮다. 그 사인 종이로 시야 분산시키고 소매치기 시도 할 수도 있으니 가방이나 주머니 잘 관리해야 한다.

 

 

 

 

Posted by jur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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