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에 갔던 파리 여행 기록

 

일단 첫날 파리 도착하고 숙소에 짐 풀고 나니 5시정도였다.

어디 미술관 가기는 애매하고 해는 지려면 멀었고

5구에 있는 숙소에서 가까운 명소인 시테섬과 노트르담 성당을 가볍게 구경가기로 했다.

 

 
시테섬 L'île de la Cité

숙소에서 걸어서 거의 직선 방향으로 한 15분 가면 시테섬이 나온다. 섬이라고 하기엔 거의 육지나 다름없기는 하다만.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가면 세느강과 좀 더 가까이 산책도 가능하다.

 

 

숙소 예약할 때 중심가와 가까운 편이면서 파리 5구가 치안이 좋은 편이라고 해서 하기도 했지만

시테섬이랑 가까워서 심심할때 자주 갈 수 있어서 좋기도 했다.

 

 

 

시테섬과 통하는 여러 다리 중 하나.

사실 섬이라고 하기엔 너무 가까운 거리이고 연결된 다리도 엄청 많다.

아무 생각 없이 갔는데 보니 다리 난간에 뭔가가 엄청 많이 붙어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한국에서는 남산에 많다던 그 자물쇠들이었다.

사랑의 자물쇠?그런 명칭인듯.

그런데 다리 앞에 무슨 안내판이 있는데 다리가 너무 무거워 져서

떨어질 위험이 있으니 더 이상 자물쇠를 달지 말라고 써있었다.

내가 보기엔 더이상 달 데도 없는 것 같은데 누가 더 하려나 싶었다.

이 날은 없었는데 다른 날 지나다닐때면 흑인남자들이 관광객들에게 자물쇠도 팔고 있었다.

주로 커플들한테 말을 거는데

난 혼자였기에 말도 안걸었다. 호객행위 안 당할 수 있어서 정말 편안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Cathédrale Notre-Dame de Paris

시테섬 들어와서 조금만 들어가면

바로 노트르담이 이 보인다.

 

 

노트르담 앞에 사람 참 많았고

이 앞 광장이 다 관광객들로 북적북적했다. 이 날은 파리 첫날이라서 많이 복잡하다고만 생각했는데, 다음날 루브르나 오르세 등의 미술관을 가고 나서 보니 심하게 많은 것도 아니었다.

 

동양인 중에는 중국인이 제일 많은 것 같았다.

 

마침 노트르담 앞 광장에 안내소같은데에서 뮤지엄 패스를 판매하고 있었다.

텅텅비어 있기도 했고.

그래서 바로 2일권을 구매했다.

다음날 루브르를 가서 샀다면 굉장히 귀찮을 뻔 했는데 기뻤다.

 

사면서 '혹시 이거 내일부터 써도 되나요?'라고 물으니

'그럼 물론이지! 여기에 이름 쓰고 위에 날짜는 니가 쓰는 건 아니야' 라고 친절히 안내 해주었다.

혹시나 해서 물어본 거였지만 확실한게 좋으니까.

뮤지엄패스로 입장 가능한 곳들은 패스에 안내가 자세히되어있었다. 내가 가고 싶었던 곳들 대부분이 포함되어있었다.

오래되서 얼마였는지 기억은 잘 안나는데 나는 미술관 최대한 많이 가려고 해서 뮤지엄패스 구매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었다. 미술관 많이 안가는 사람들은 그냥 티켓 별도 구매가 더 나을 것이다. 나는 2일권 구매 후 이틀동안 몰아서 뮤지엄패스 입장가능 곳들을 갔다. 루브르, 오르세, 오랑주리, 퐁피두센터, 로댕미술관, 판테온까지 총 6곳을 발이 부르트도록 다녔다. 다 걸어다녔기에 미리 동선을 어느정도 정해두었다.

 

 

 

카드결제로 구매 가능했다.

영국도 그렇고 파리도 그렇고 카드 결제한다고 말 하고

직접 카드 단말기에 꽂아서 핀넘버 입력하면 됨.
생각보다 유럽은 카드결제가 당시에도 보편화되어있었다. 일본은 의외로 카드결제 거의 안되서 놀랐었고.

 

시테섬을 한바퀴 슥 돌고 다시 숙소근처로 가는 길.

 

 

그리고 여행 2일차인 다음 날에 퐁피두 센터에서 나와 노트르담 내부로 들어가려고 다시 시테섬에 왔다.

줄이 어마어마했지만 의외로 금방 줄어든다. 슉슉.

 

다른 미술관에서도 그랬지만 워낙 흡연의 나라이다 보니 줄서서 담배피우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내부는 어두워서 사진이 그다지 선명하지는 않다.

 

중앙에 의자 있는 곳을 중심으로 빙 돌게 되어 있다.

성당 곳곳의 공간들을 감상하며 지나갔다.

사람 많고 노트르담 위층으로 가는 것 말고 그냥 실내는 무료 입장이어서

복작복작. 가방 조심은 항시 해야 했다.

 

노트르담 모형 같은 것도 전시 되어 있다.

 

 

내부에서 연결된 무슨 전시장이 있는데 노트르담에 있는 유물같은게 전시 되어 있나보다.

한국인 진짜 많이 온다 싶은게 번역된 언어 중에 한국어로 된 것들이 종종 있다.

실제로 다니다가 많이 보게 되기도 했고.

 

저 보물이라고 써있는 전시는 입장료가 따로 있고 뮤지엄 패스로 들어갈 수 없어서

그냥 안봤다. 굳이 ?

 

위로 올라가는 건 뮤지엄 패스가 된다고 하는데 이미 퐁피두에서 조차 서서 졸았던 상태라 지쳐서 걷기 싫어서 안 갔다.

그리고 위로 올라가는 건 입구가 아예 다르다고 한다. 저기로 들어가서 올라가는 거 아니었나보다.

아마 저기 들어간 뒤 출구나가서 그 근처였던 듯.

그리고 올라가는 건 입장인원 제한이 있어서 사람들이 천천히 내려오면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어지간한 미술관이나 명소는 다 세느강 근처여서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또 노트르담을 지나면서 계속 보았다.

미술관 다니는 것 만큼 유유자적히 강가 산책하며 사람들과 건물 보는 것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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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여름에 간 파리여행 기록.

 
뛸르히/튈르리 정원 Jardin des Tuileries

 

루브르에서 나와 바로 보이는 공원, 뛸르히 정원이다.

 

이 날 엄청나게 더워서 당장 햇볕에 기절할 것 같았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정원의 아름다운 모습에 다시 열심히 걷기 시작했다.

 
뛸르히는 세느강 옆으로 쭉 길게 구성된 정원이고 그 규모가 큰 편이다. 뤽상부르 공원이 둥글게 크다면 뛸르히는 막대처럼 아주 긴 공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위치는 루브르와 오랑주리의 사이에 있다.

 

 

 

뛸르히는 조경도 잘 되어 있고 곳곳에 조각상도 많았다.

잔디 트럭도 보이고 꽃도 잘 심어져 있으며 정원사분들이 정리하는 모습도 볼 수 있어 관리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알 수 있었다.

 

 

여긴 런던처럼 막 웃통벗고 다니는 사람은 별로 못봤지만

잔디 사이에서 앉아 있는 모습은 더러 보였다.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 그 정도 였던 것 같기도 했다.

 

 

가다보면 큰 분수대도 나온다. 분수대를 주변을 둘러싼 듯한 의자에 앉아 여유롭게 주변 감상이 가능했다.

 

나도 저기에서 잠시 쉬었으나 햇살이 너무 강렬해서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모자와 얇은 긴 팔 가디건이 있었다면 더 놀 수 있었을 텐데 아쉽기도 했다.

 

그리고 흙/모래길이 많아 조리 신고 돌아다녔더니 흙이 신발에 너무 들어와서 거의 맨발로 다니는 것 같다는 단점은 있었다.

 

 

덥고 배고픈 찰나 그늘진 곳에 야외 카페가 있었다.

그래서 에스프레소와 크로크무슈를 주문했다.

이런 가게가 총 4개 있었는데 가게마다 메뉴나 가격이 조금씩은 다를 수 있으니 입구에 있는 메뉴판을

참고하면 된다. ​나는 그냥 대충 보고 들어갔다.

 

 

한국에도 많이 파는 크로크무슈. 샌드위치보단 더 든든한 거 먹고 싶어서 주문했는데

저 가게에서 파는 것 중 비싼편. 샐러드나 샌드위치는 다 10유로 이하인데 저건 12유로 정도였다.

그래도 맛있어서 별로 후회는 없었다.

 

영국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차가운 커피는 잘 없다.

가끔 판매하는 가게가 있고 스타벅스나 코스타같은 체인점 가야 있는 정도.

 

겨울에도 차가운 음료를 마시는 나에게는 다소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아예 에스프레소 싱글샷을 주로 마시고 다녔다.

마시는 곳 마다 에스프레소가 다 맛있었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라 감탄하면서 마셨다.

 

신맛나는 커피 싫어하는 편이라 내 입맛에는 좋았다.

커피맛도 개인 취향이 있기에 꼭 맛있는 커피가 정해져 있다고 볼 수 없지만

평소 신맛 나는 아메리카노 파는 곳이면 그 카페는 다시는 가지 않았었다.

그렇게 노천카페에서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아름다운 공원 풍경을 바라보며 시원한 그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 시간.

 

그러다 슬슬 갈까 조금더 쉬다 갈까 생각하던 차에 큰 벌이 내 주변에 나타나는 바람에 내가 놀라서 일어 났고 벌 쫓아내려고 몸부림쳤더니 다들 쳐다보았다. 놀라기도 했고 민망하기도 했다.

서빙 직원분이 오 왜그래? 아 괜찮아 벌때문이야? 이렇게 태연히 반응해 주었지만

나는 일어난 김에 가기로 했다.

 

파리의 계산 문화​는 솔직히 성질 급한 한국인에게는 답답 할 지도 모르겠다. 다른 유럽도 비슷하기는 하다.

가게에 들어갈 때 직원에게 인사하고 자리를 안내받거나 실외자리에 앉을 때 약간은 눈 마주치는게 더 편할 것이다.

일단 앉고 기다리면 메뉴판 준다. 손을 들어 부르거나 하는게 굉장히 실례라고 들어서 그냥 기다리거나

눈 마주치게 두리번 거리는 정도만 했다. 주문 결정 하고도 마찬가지.

기다리면 직원이 와서 뭐 주문할거냐고 묻는다. 주문하고 바로 빌 주는 데도 있고

다 먹고 빌 달라고 해서 주는 데도 있다.

그래서 또 다 먹은 티 내고 있다가 눈마주치면 직원이 와서 말거는데 그 때 계산하고 싶다고 하면 거의 그자리에서 바로 해준다.

내가 간 웬만한 데는 다 휴대용 카드 단말기를 들고 다녀서 그냥 바로 자리에서 결제 가능.

현금이면 그자리에서 거스름돈도 준다. 그리고 인사하고 나오기 끝!

혹시나 선불인 데도 있나 했는데 일단 내가 가본 곳 중에는 없었다.

원래 먹는게 조금 느리긴 한데 이런 소소한 기다림의 시간들도 있어 혼자 다녀도 식사시간이 1시간~1시간반도 충분히 걸렸다.

여기도 신용카드 핀넘버는 4자리.

 

 

그렇게 한 낮의 여유를 즐긴 후에 미술관을 향해 다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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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시즌을 맞아 또 열심히 걸었다.

이번엔 인천 계양역 근처에서 시작해 검암까지 갔다.
무아지경으로 걷기에는 역시 평지고 신호 기다릴 필요도 없는 길이 가장 좋다.

이날은 원래 다른 곳을 가려다가 갑자기 일정이 꼬이는 바람에 집 앞을 잠시 걷다가 인천으로 넘어갔다. 친구가 도와달라고 해서 거기 가려고 일정 바꾸고 다른 친구도 섭외했는데 출발직전에 취소해서 화가 많이 났다. 그래서 답답한 속을 풀 겸 분노의 걷기를 시전.

 

아라뱃길은 가끔 가긴 했으나 이렇게 본격적인 산책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때는 3월인데 약간 쌀쌀한데다 강 주변이라 바람이 많이 불어서 약간 추웠다. 빠르게 걸어서 추위를 이겨내며 계속 걸었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걷기 편했다.

 

 

 

 

조금 가다보니 옆에 계양산도 보이고 무슨 전망대 같은 곳인데 바닥이 유리로 되어 투명한 것이 있었다. 나는 고소공포증이 좀 있어서 그런 곳은 못가는데 친구가 놀린다고 가보자고 했다. 북한산 이후로 다시 공포체험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 전망대있는 산은 이름을 잊어버렸다.
계양산에 괜찮은 걸을 만한 길이 있다는데 이 날은 시간이 부족해서 다음을 기약했다.


물가에는 정체모를 새들도 종종 보였다.

아라뱃길은 뭔가 공원이 미적으로 잘 꾸며진 곳은 아니지만 적당히 널찍하고 걷기나 자전거 타기에 딱 맞추어진 공간인 것 같다. 물을 바로 옆에서 보면서 중간중간 산도 나오면서 너무 도심은 아니라 산책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이라 느꼈다.

 

 

검암역 근처에 다다르니 나름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꽤나 잘 되어 있고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원래는 거기에 있는 회센터에서 회 먹으려고 했는데 코로나때문인지 닫아있어서 실패하고 말았다. 회 사서 야외테이블에서 먹을 수 있는 곳이고 저렴하고 좋다는데 어차피 밖에서 먹기엔 조금 춥기도 해서 다음에 도전해봐야겠다 하며 산책을 마무리했다. 덜 추웠다면 왕복코스로 걸어서 계양역까지 갔을텐데 해가 지고 있고 추워서 그냥 지하철을 탔다. 한참 걸어온 길인데 지하철로는 한정거장이라니 허탈하기도 하고 미묘했다. 이날은 회를 못 먹어 아쉬웠지만 치킨도 먹고 곱창찌개도 먹고 나름 포식하며 운동으로 소진한 칼로리를 모조리 채워버렸다.

 

 

검암역지나서 쭉 바다 방향으로 가면 정서진이라고 서쪽 끝이 나온다는데 시간이 된다면 거기도 가봐도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다음주인가에 계양산에 있는 목상동 솔밭을 산책했다. 여기는 차로 갔는데 입구쪽에 주차장이 있어서 신기했다. 조금 거친 주차장이긴 하지만. 입구가 좀 어수선하기는 한데 솔밭에 들어가니 생각보다 잘 정돈 되어있고 소나무가 가득했다. 소풍 온 것 같은 곳이었다. 완만한 곳에서 쉬고 있는 가족단위 사람들이 많았다.

안쪽으로 쭉 걸어가면 계양산 정상가는 길이나 다른 등산로로 가는 길 등 여러 코스로 다닐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완만해서 편하게 다닐만 한 산이었다. 이제 이정도 산은 무난하게 다닐 것 같다. 다만 이 날은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적당히 돌고 나와서 다시 솔밭에서 쉬다가 나갔다.
기분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소나무향이 느껴지는 듯 했다.

그리고 나갈때 쯤에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싶었는데, 주차장에 가니 차가 꽉 차 있었다. 분명 들어갈때는 반도 안차있었는데. 어쩐지.

요즘 등산과 산책명소 다니기가 취미생활이 추가되어서인지 삶이 더 보람찬 것 같고 좋다만 집 근처에 제대로된 산책할만한 곳이 생기면 더 좋을 것 같다. 매일 다닐만 한. 퇴근하고 한강공원 걸어다니던 시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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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여름 런던과 파리 여행 기록.

 

7일간의 런던을 뒤로 하고, 낮에 유로스타를 타고 파리로 넘어갔다.

 

유로스타는 런던 세인트 판크라스역/튜브로는 킹스크로스역 에서 탄다.

킹스크로스에서 튜브내려서 캐리어 든 사람들 많은 데로 가면 되는데 인터네셔널이라고 써진거 따라다니면 쉽다.

 

런던을 떠나는 것이 시원 섭섭했다. 재미있기는 했지만 빨리 파리에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파리가 궁금하기도 하고 치안얘기 하도 들어서 무섭기도 했다.

 

 

여기서 친구와 굿바이 커피를 하고 떠났다.

일주일 내내 붙어있느라 귀찮았을 텐데 감사하기도 했지만 여행은 혼자가 좋다는 생각도 했다.

주로 혼자다니다 친구와 같이 다니니 혼자 못하는 것들 같이 해서 좋긴 했지만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고 하고 덜 자유로워서 복잡 미묘한 기분이었다.

런던의 마지막 날은 비도 내리고 영국스러웠다.

유로스타 타러 들어갈 때 개찰구에 모바일탑승권에 있는 바코드 찍으면 된다.

그리고 공항처럼 짐 검색대에 올리고 그런거 하고

출입국 심사도 하는데 공항보다는 간단했다.

여권 한번 보여주고 또 2미터 가서 한번 더 보여준다.

나중에 보니 출국 입국 심사를 거기서 동시에 하는 듯. 심사랄 것도 없고 슥 체크하고 도장 쿵 찍고 끝이긴 했다.

그렇기에 나중에 내려서 한국 기차역처럼 그냥 나왔다. 뭐 체크하고 그런거 없었다.

사람들 따라 가다보니 그냥 역 밖으로 나왔다.

파리 북역이 하도 치안이 안좋다길래 두리번거리는 모습 보이면 표적이 될까봐 거기서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척 길 아는 척 했다.

 

유로스타에서 난 창측에 앉았다. 바깥이 보이다 터널지나다를 반복하다가

잠깐 잠들었다 깼더니 프랑스라고 로밍안내가 왔다.

옆자리에 앉은 할아버지랑 잠시 담소도 나누었다.

내가 한국어로 된 책읽는 거 보더니 이건 태국어니? 라고 시작.

알고보니 영국인이고 교사 겸 도자기 큐레이터?라고 했다.

내가 미술한다니까 오 파인아트!이러면서 그런 얘기 좀 하고.

친절한 할아버지였다. 마지막에 무슨 유로스타 잡지에​ 미술관 할인권 있을거라며

주면서 막 설명해주는데 난 뮤지엄패스 할거라 크게 필요치 않았지만

매우 감사하다는 리액션을 했다.

그리고 그 잡지는 유로스타 내려서 rer타고 갈 때 내가 프랑스어 할줄 아는 사람인척 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아마도?

누가봐도 외국인이겠지만 너무 여행객 티 덜났으면 해서 그 잡지 보는 척하고 다녔다.

 

 

내가 파리에서 3박4일간 머문 5구에 있는 young&happy hostel.

 

오래된 호스텔이고 한국인 후기 자체가 별로 없고 계단 가파르다 엘리베이터 없다 베드버그 있다

등등 좋지 않은 평이 더러 있었기에 별 기대 안하고 그나마 한국인 없겠지, 5구니까 치안 좀 괜찮겠지 이러고

예약했었는데 의외로 동네가 취향에 맞아 좋았다.

 

위치는 지하철로는 7호선 place monge가 가깝기는 한데 gare de nord역에서는 바로 연결이 안되는

노선이라 rer b를 타고 3개면 되는 luxemburg역에서 내려 약 15분~20분 사이 정도 걸어가면 된다.

나는 갈아타는 것 보다 걷는 걸 좋아해서...

그대신 지도를 잘 보고 가야하니 길치라면 걷는 것은 추천하지 않겠다.

 

rer b 깨끗하고 내가 타는 시간엔 별로 번잡하지 않았다.

앉아서 갔다.

 

 

 

숙소와서 스텝과 인사하고 방 카드키와 할인쿠폰, 여행안내책자를 받고 올라왔다.

 

영어 빨리하길래 다시 물어보며 간신히 이해했다.

 

 

 

8인실 믹스가 방에 욕실 있어서 골랐는데 잘한 듯.

깨끗하고 8인실이긴 한데 사실상 4인실 느낌 4인/4인 이렇게 약간 분리되어 있었다.

화장실만도 따로 방에 있어서 편함. 방에 욕실 겸 화장실 1, 화장실1 이렇게 있었다.

개인 사물함도 있고. 다만 자물쇠는 각자 지참. 오피스에서 판매도 하는 듯.

다만 1층침대 천장 낮아서 못 앉아 있다는게 불편했다.

 

 

 

욕실 좁은데 깨끗.

 

적절.

 

같은 방 사람들이랑 스케쥴이 안겹쳐서 욕실 사용할 때 불편하지 않았다.

 

 

뭐 계단은 좀 가팔라서 짐 무거우면 힘들긴 할 것 같았고

안넘어지게 조심해야할 것 같았다.

 

술취해서 올라가다가는 진짜 위험할지도. 만취 조심.

 

 

 

한국인 없을 줄 알았는데 더러 있다.

같은 방에도 있었고 식당가서나 방에 있다보면 맞은 편에 있는 데서 한국어 엄청 들렸다.

숫자는 당연히 서양애들이 압도적이긴한데 생각보단 한국인 많았다.

 

 

 

아침에 9시반까지 간단한 조식도 주어 편했딘.

빵이랑 음료 정도지만 괜찮은 듯. 허기 달래기 적절한 정도?

 

 

 

 

 

 

 

숙소 바로 옆도 그렇고 근처에 먹을 데 많다.

별로 안비싸고 분위기도 좋았다.

숙소 바로 옆 건물에 마켓도 있어 편하고.

짐풀고 쉬다가 걸어서 시테섬 돌다가 숙소 근처 노천펍에서 기네스 한잔했다. 아 생각해보니 2잔.

이 동네는 무슨 해피아워라고 저녁시간대 맥주 할인같은거 있어서

기네스 생맥이 한국보다 조금 저렴...저게 한국돈으로 7,500원 정도인데

한국에선 보통 10,000원.
노천펍에서 놀 때가 이미 저녁 7시가 넘었는데도 대낮같이 밝았다. 9시까지도 저정도 밝음이라 낮술하는 기분이었다.

 

옆 테이블에 아기랑 아빠가 있었는데 동양인 처음 봤는지 아기가 날 엄청 신기해하면서 관심보였는데 쑥쓰러워서 인사는 못하고 있었다. 아빠가 아기에게 인사해보라고 하며 용기를 주고 있었다.
당시에 프랑스어 조금은 알아들어서 대충 뭐라고 하는지 들렸다. 그래서 웃으면 손만 흔들어 주었다. 부끄러워서 다시 숨는 게 귀여웠다.

 

 

가게들 중간 공간에서 공연하고 돌아다니며 팁 받는 아저씨.

 

공연하니 파리의 낭만적인 분위기가 느껴지고 좋았다.

 

팁은 주는 사람도 있고 안주기도 하는데 1:4정도 인듯?

 

그냥 첫날은 힘들고 피곤해서 대충 저러다 끝났다.

그 다음날부터는 다시 열심히 미술관 걷기를 시작했다.

 

 

 당시 다녀왔을 때 기준으로 파리 치안을 회상해본다면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다. 혼자 다녀서 오히려 조심하고 다녀서 그런 것도 있고, 정신만 잘 차리고 다녀도 괜찮았던 것 같다. 파리 북역에서 숙소 갈 때와 숙소에서 공항갈 때 제외하고는 대중교통을 안타서 지하철 소매치기는 잘 모르겠다. 집시 만나긴 했는데 조금 위험했던 건 한 번이고 심하게 들러붙지는 않았던 것 같아 뿌리치고 나올 수 있었다. 그냥 평범한 숄더백 메고 다녔고 핸드폰은 주로 들고 다녔었는데 다행히 들고있는 폰 강탈해갈 정도의 강도는 없었다. 나중에 이탈리아에서도 그렇고 조심하면 대체로 소매치기 심한 곳도 안전한데 방심하면 한국에서도 잃어버리기 십상인 것 같다. 나는 소매치기가 그렇게 심하다는 파리나 로마에서도 다 별일 없었는데 정작 한국에서 폰 잃어버리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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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여름에 갔던 런던 여행 기록.

 

 

토요일 11시경 버로우 마켓 오픈 할 즈음에 밥 먹으러 갔다.

런던 브리지 역에서 뭔가 맛있는 냄새가 나는 쪽으로 가면 있었다.

 

일단 어떤 것들이 있나 구경하는데 한구역 보고 끝이 아니고 또 한구역 더 있었다.

생각보다 꽤 큰 규모였다.

 

 

 

각종 야채,과일,생선,고기,치즈,향신료 등도 팔고

길거리 음식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만드는데 과정이 다 맛있어 보였다.

 

 

영국에선 소매치기 이런 걱정 거의 안하고 다니긴 했는데

이런 붐비는 마켓에서는 좀 조심해야 한다 했다.

그렇다고 위험인물을 본 건 아니었다.

여기오니 한국 관광객들 많았다.

여기저기서 한국어가 들렸다.

 

 

일단 배가 고프니 소세지 버거로 식사를 시작했다.

이름이 소세지인거지 고기덩어리 같았고 불맛도 나고 맛있었다.

 

 

인기 맛집! 큰 치즈를 녹여내서 긁어서 감자 위에 올려준다.

거대한 치즈가 녹고 녹아 저렇게 된다.

줄 서서 먹는 집이었다.

 

 

짭잘한 치즈랑 감자 조합이 좋았다. 치즈 진짜 맛있었고

음식이 보통 4~6파운드 사이로 저렴한 편이었다.

버로우마켓 입구쪽에 앉아서 먹을 데도 있고 적절하였다.

여기 올리브오일 괜찮은 것도 많이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시식해보다가 독특하고 맛있어서 마멀레이드 잼을 샀다.

이렇게 세가지 음식을 먹고나니 배도 부르고 식후 커피 마시러 카페로 갔다.

 

 

근처 돌아다니다 그냥 보이는 한적하고 테라스 좋은 가게로 들어갔다.

 

에스프레소 마셨는데 고소하고 쓴맛도 별로 없고 부드럽고 맛있었다.

배불러서 그렇기도 했고 이 나라는 찬 커피를 잘 안팔아서 어쩔 수 없기도 했다.

 

 

 

지나가다가 친구가 예쁜 백화점 있다고 하길래 구경갔다.

리버티라고 옥스퍼드 쪽에 번화가에 있는 곳인데 큰 건 아니지만 건물이 엄청 예쁘다.

백화점이 이렇게 생기다니.

 

리버티가 원단회사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3층에 가니

원단이나 털실 이런 것들 파는 섹션이 있었다.

신기했다. 천들도 다 예쁘고 형형색색이었는데

다만 여긴 물가도 비싸고 천도 무지 비싸다고 한다.

 

여기서 파는 잼이 가격대비 포장도 잘 되어 있다고 해서 선물용으로 조금 샀다.

 

 

아래 장식된 천이 리버티 원단들. 대략 저런 컬러감과 꽃무늬들이 가득했다.

건물자체도 그렇고 전체적 분위기가 고풍스럽다.

 

 

여기서 나와서 가는데 여행객인 서양여자애들이 빅토리아시크릿 매장이 어디냐고 물어봤다.

 

그런데 나랑 친구랑 다 동양인인데 굳이 우리한테 왜 물어본건지 모르겠지만

친구가 길을 알고 있었기에 그들에게 길을 알려주어 다행이었다.

그래도 걔내 덕에 거길 가게 되었고 안그랬으면 존재 잊어버리고 안갔을 것이다.

매장이 진짜 화려하고 사람많고 예쁜 속옷도 많았다.

 

 

잠시 짐 놓고 다시 나와서 이번엔 햄스테드 히스로 갔다.

친구말로는 관광객은 여기 잘 몰라서도 못오고

알아도 길을 찾기 힘들어서 못온다고 했다.

리젠트파크가 잘 꾸며진 공원이라면 여기는 그냥 좀 더 자연적이고 거대한 공간?

진짜 커서 깊숙히 가면 길 못찾을 듯 했다.

 

 

가다보면 이런 호수도 있고 가끔 저기서 수영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경치 좋다. 여유로운 느낌

 

 

친구의 친구인 이탈리아인이 하는 기타파티 같은 거에 같이 갔다.

지인의 지인 이런식으로 한20명 있었던 듯.

그냥 알아서 마실거 사오고 놀고 노래같이 불럿다가 각자 놀다가 모르는 사람들이랑 인사도 하고 놀고 그렇게 정신없이 놀았다.

주민 느낌나서 새로웠다.

여기엔 영국인은 별로 없고 다 다른 나라 출신들이 대부분이었다.

이탈리아,스페인,아일랜드,브라질,중국 등등?

다들 흥이 많다.

친근한 성격이었고 해서 재미있었다.

한창 쨍쨍할 때는 여기도 다른 공원마냥 사람들이 벗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여러가지를 해보는 여행이어서 좋았고, 영국은 여행을 또 올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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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여름에 런던 여행갔던 기록.

 

 

런던 여행 3일차.

일단 사치 갤러리 갔다가 친구랑 카페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나는 너무 더워서 전통이고 뭐고 아이스티를 마셨다.

이 나라는 아이스 커피가 거의 없었다. 스타벅스나 코스타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만 아이스 커피들이 있다고 한다.

한겨울에도 찬음식 음료를 선호하는 나에게는 슬픈 일이었다.

 

친구는 티 주문했는데 우유를 따로 줘서 셀프 밀크티를 마시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밀크티는 조금 밍밍해도 진짜 우려낸 차에 타먹는게 맛있는데,

한국에서 정말 가끔 마셨던 파우더 밀크티는 너무 달고 과한 맛이 느껴진다. 카페에서 일했던 때 연습한다고 가끔 마시곤 했던 기억.

 

 

 

 

 

 

 

 

 

오전 일정을 마치고 조금 외곽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친구를 만나러 새로운 지역으로 왔다.

런던 2존 끝자락에 위치한 곳. 뉴크로스 역에서 내렸다. 시내 중심가 역들과 확연히 분위기가 달랐다. 더 조용하고 덜 개발된 느낌이었다.

골드스미스 대학 근처이고 오버그라운드 타고 오면 있었다. 여긴 에어컨 나와서 좋았다.

친구들에 따르면 이 동네가 흑인이 많고 동양인도 많은 편이라고.

그리고 치안도 좋지 않고.

확실히 다른 시내에 비해 황량하고 분위기가 확 달랐다.

가벼운 유혈사태는 종종 일어나며 얼마전에도 클럽에서 사람들이 싸워서 피터지는 거 봤다고 하더라.

 

그래도 풍경은 내 취향이었다. 사실 중심가보단 여기가 더 편안한 느낌이었다.

 

 

일년만에 만나 수다도 떨고 밥도 먹고 재미났다.

친구가 다니는 학교도 구경하고.

 

 

골드스미스 대학교 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정문.

일단 여기는 종합대학이라서 그런지 캠퍼스가 있다.

컬리지는 시내에 그냥 건물위주인 곳도 많았는데 단과대와 종합대 차이인 듯?

물론 그것과 학교 수준이나 유명세는 큰 상관없다고 한다.

며칠 후 RCA -Royal College of Art 도 갔는데 거기도 석사는 그냥 건물 몇 개가 있는 정도 였다.

 

 

저 잔디에서 노는 학생들도 많았다.

 

공원 문화가 확실히 자연스러운 나라.

 

 

그렇게 쭉 학교 돌다가 캠퍼스를 나가는 듯 했는데 친구가 사용하는 석사 스튜디오가 있었다.

학교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아서 어디까지가 학교이고 아닌지 모를 곳들이 있었다.

여기도 한국처럼 학교에 도둑들어서 털리기도 하기에 보안에 신경쓰고 있다고 한다.

 

YBA를 배출한 골드스미스 미술대학에 견학을 갈 수있어 신나고 흥미로웠다. 내 마음 속의 영국 최대 명문이었다. 그러다 친구 스튜디오에 커피 쏟고.

 

다른 사람들 작업도 조금 봤는데 확실히 여기는 학풍이 다르다. 한국은 비교적 과가 세분화되어 있고 특정한 기법을 계속 이어서 석사, 박사도 마찬가지이며 기법을 어느정도 정해서 연구를 지속하는데 비해

친구의 말에 따르면 여기는 그냥 하고 싶은 거 있으면 장르불문하고 다 한다고 한다.

 

그런 것이 다를 수 있는 건 기술자/테크니션이 학교에 직원으로 있기에 다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전공에 구애받지 않고 테크니션과 함께 상의해서 작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한국에서 학부때 직접 학생들이 하던 실크스크린 감광할 때, 여기서는 너무 위험하다고 직접 못하게 한다고 했다. 그 약품이 위험한 용액인 것은 맞는데 그런 반응이 새롭기는 했다. 테크니션 공간도 보고 왔는데 외국 다큐에서 본 것 처럼 생겼었다.

미국 영국 이런데는 다 기술지원이 따로 된대서 충격이었다. 그런 부분이 어떤 면에서는 좋은 것 같은데 어떤 부분에서는 마냥 좋지는 않은 것 같다.

 

영국에 유학간 대부분의 친구들은 석사가 1년코스로 -엄밀히는 준석사-라고 하던데 골드스미스는 2년이라고 한다.

 

 

그렇게 스튜디오를 둘러보는 것을 끝으로 학교 탐방을 마쳤고, 친구가 테이트 멤버십을 빌려주며 며칠 뒤에 또 만나자고 하며 헤어졌다.

 

 

 

 

 

내가 머무르는 친구 집에 다시 가서 함께 ​

리젠트 파크 다시가고 ​이번엔 페스토 파스타와 맥주,와인을 마시며 여유를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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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 8구간, 7구간, 6구간, 5구간 산책기

지난 3월초에 인적 드문 곳에서 놀기 위해 북한산으로 가벼운 산행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산책 수준으로 생각하고 간 나에게 녹록치 않았던 구간이었다.

평일이라 더더욱 한적했다. 주말에는 은평과 근처 경기도에 북한산 등산객들로 굉장히 붐비는 모습을 자주 봐서 신기했다. 구파발에 살 때 토요일 아침마다 길게 늘어서 버스대기 등산객들을 보며 자주 놀라곤 했었는데.

 

일단 불광역 근처 8구간 중간지점부터 시작했는데 주택가 사이에 뭔가 올라가는 길이 있었다. 그 근처가 경사진 언덕이라서 이미 초입부터 등산하는 기분이었다. 카카오맵과 GPS에 의지하여 여긴가? 이러고 일단 걸었다. 중간부터 시작이라 그런지 금방 8구간은 다 끝나버렸다.

 

 

 

 

 

 

올라왔던 돌 경사길

 

나와서 7구간으로 가려니 조금 떨어져있어서 주택가를 지나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서 조금 헷갈리는게 우리가 7구간으로 제대로 간 것이 맞는 것인지 였다. 처음에는 조금 힘들긴해도 갈만하긴 했는데 점점 올라갈 수록 맨몸과 평범한 운동화로 가기엔 경사진 바위들을 올라가야 했다. 어찌어찌 조금 올라갔는데 이게 아니다 싶을 즈음에는 내려갈 수도 없을 것 같아 일단 다른 길이 나오는 지점까지 올라가보기로 했다. 인간의 이족보행따위는 지킬 수 없었고 사족보행도 감수하며 안전을 지켰다. 드문 드문 올라가는 다른 사람들이 있었는데 다들 대단. 나와 친구는 그저 산책삼아 둘레길 정도는 괜찮겠지?하는 느낌으로 간 건데 내가 생각한 정도가 아니었다. 등산 제대로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별 거 아니겠지만.

내려온 길
폐쇄된 구기터널 앞

그래도 오기로 중간 지점까지 가서 카카오맵에 표시된 다른 길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조금 내려오다보니 뭔가 이상했다. 가면 갈 수록 길이라기엔 낙엽이 너무 많이 있었고 경사도 심했다. 급기야 물없는 계곡 바위들을 타고 내려오거나 절벽 바로 옆 좁은 길을 걸어야했는데 고소공포증 있는 나에겐 생명을 건 사투였다. 내려오는 길에 유달리 풀 숲도 많이 헤쳐나와야했는데 다 내려와보니 폐쇄된 길이었다. 어쩐지. 후에 생각해보니 내가 간 길이 7구간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쳤으나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기에 나온 곳 건너편에서 버스타고 구기터널을 지나는 방향으로 2정거장 가서 내려 6구간으로 향했다. 평창동 주택가를 쭉 도는 코스였다. 산에 아예 안올라가고 진짜 산책하듯이 다닐 수 있어서 편했다. 예쁘고 독특한 주택들이 여기 다 몰려있어서 재미있었고 중간중간 절도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특이한 대문도 있고 주택말고 사무실도 더러 있었다. 예전에 이동네 미술관에서 잠시 일했기에 종종 오기는 했으나 이렇게 자세히 다닌 적은 처음이었다.

6구간 끝까지 이어서 쭉 가면 5구간입구가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다시 산을 올라가는 코스. 혹시나 7구간처럼 급경사일까봐 하산하는 분들에 물으니 적절한 코스라고 하셔서 열심히 올랐다.

 

 

5구간은 적당한 등산느낌이었다. 길도 어느정도 다니기 편하게 닦여있고 표지판도 있고. 입구와 중간에 화장실도 있었다. 여기서도 올라가다보면 방향이 나뉘는데 우리는 정릉쪽으로 갔다.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끝 지점이었다. 여기는 비교적 무난한 산이라 그냥 행복했다.

내려오니 성취감이 엄청났다. 뭔가 하나를 이루어낸 기분! 더 이상의 산책은 무리였기에 여기서 끝내기로 했다. 불광에서 정릉까지 시간은 4시간 반 정도 걸린 듯. 중간에 버스탄 거나 잠깐잠깐 쉰 거 합쳐도 2-30분 내외.

내려오니 바로 앞이 버스종점이고 서울 시내 나가는 버스들이 많아서 다행이었다. 정릉은 처음 가보았는데 조용하고 거주하기는 좋아보였으나 메인 지하철이 먼 듯 했다. 버스타면 종로3가나 구기동이 비교적 가까웠다.

초반에 7구간으로 추정되는 곳이 너무 강력해서 나머지는 그냥 다 무난했던 듯. 산에서 조난 괜히 당하는게 아닌 거 같고 정말 조심해야할 것이다. 목숨의 소중함을 느꼈고 이제 석산 보기만해도 무섭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마치고 나서는 저녁으로 곱창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휴 너무 알찬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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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여름에 런던 여행을 갔던 기록.

월요일 저녁때쯤 런던와서 일요일 오전에 떠났기에 사실상 5일같은 7일이지만.

 

지연출발이나 경유하면 수화물 잃어버릴까봐 걱정되어 직항인 아시아나를 타고 갔다. 이 걱정은 몇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라서 직항이 있다면 경유하는 티켓을 구매하지 않고 최대한 국적기를 이용하는 편이다.

대략 12시간의 비행....진짜 시간이 가지 않았다. 한 5시간까지는 그럭저럭 잘 버텼는데 그걸 넘기니 고통스러웠다.

 

낮 2시 정도 출발하는 비행기였는데 그 시간대에 공항에 처음와봐서 그런지 아주 한적했다. 이른 아침 시간대에 가면 대기도

길고 다 오래걸리는데 인천공항을 이용한 이래 가장 최단시간! 티켓발권기다리는 것 부터 면세구역 가기까지

30분도 안걸린 듯. 탑승장도 그 다른 동으로 가는 트레인 안타도 되서 엄청 시간이 남았다. 다른 때 같으면 이래저래 꽤 걸려서 두시간 전 도착해도 여유시간이

별로 없는데.

 

더 놀라웠던 건 런던 히드로 공항 도착 후에 일어났다. 좌석이 꽤나 뒤쪽이었지만 비행기 내려서 입국장으로 열심히 파워워킹 해서 가니 입국심사대에 대기도 별로 없었고 입국심사도 초고속으로 끝내고 나가자 마자

위탁수하물 컨베이어에 내 캐리어가 바로 보이는 게 아닌가! 총 25분 걸렸다.

 

영국 입국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대서 긴장하고 갔는데 다행이면서도 허탈한 지경.

친구네 집에서 숙박했는데 친구집이나 친척집이라고 하면 불법체류 등을 의심해서 더 까다로워 진대서 걱정했다.

그렇다고 거짓말 하기가 더 싫어서 어떻게든 되겠지 이러고 사실대로 썼다.

흑인 아저씨 심사관이었는데 아주 심플하셨음. 웃는 인상이 좋을 거래서 해맑게 웃으며 심사대로 향했다.

 

심사관 : 일 아님 여행?

나:여행!

심사관:며칠 있을 거야?

나:7일!

심사관:영국만 있어? 파리도 가? ㅣㅁ낭ㄹ;ㅣㅏㅁㄴ(못알아 들음)

나: 음 나 영국에 7일 있다가 파리도 갈거야

심사관: 아 그럼 파리 있다가 한국가는 거야?

나:응!

심사관: 도장 쾅쾅 끝

 

너무 빨리 나와서 데리러오기로 한 친구가 깜짝 놀랬다. 1-2시간은 걸릴 줄 알았다며 기다려달라고 했다. 시간이 남아서 혼자 노는데 흡연구역에 갔더니

나랑 같은 비행기 타고 온 것 같은 아저씨 아주머니가 있었다. 약간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서 흡연하고 있었더니 그 아저씨가 날 보더니 일본어로

여기와서 피우라고 했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하고 가니 일본에서 온거냐고 물으신다. 아까 그분들이 한국어로

대화 하는 것 같아서 한국어로 저 한국인이에요!라고 설명해드렸다. 알고보니 그 분은 재일교포 였다. 나랑 같은 비행기타고 온 것 같았다.

그분들이 나에게 혼자 왔냐며 조심히 잘 다니라고 조언을 해주고 훈훈한 마무리를 했다. 역시 재일교포도 인정한 일본얼굴인건가 싶기도 하고.

 

공항에서 지하철 타러 가서 거기서 교통카드 오이스터 충전하고 갔다. 이미 한국에서 다른 친구가 자기는 더이상 영국 안 갈거 같다고 주길래 한국 거랑 비슷하게 생긴 교통카드 충전기에서 충전만 했다. 그런데 여기서 마스터카드가 결제가 뭐가 잘 안되어서 간신히 다른 비자카드로 성공했었다.

지하철에 자리도 많고 텅텅 비어 있어서 편하게 가서 좋았다.

 

 

친구 플랏메이트 들이랑 놀다가 첫날은 끝났다. 로즈와인 마시고. 깔루아도 마시고.

비행기에서 일부러 늦게 잠깐 자서 시차 한번에 적응했다. 보통은 9시면 엄청 졸려한다는데

피곤한 상태기는 했는데 열두시까지 잘 깨어서 놀았다. 영국 유학생들의 삶에 대해 듣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신용카드 많이 쓰려고 환전 조금 했는데 유럽은 기본적으로 핀넘버가 있어야 결제가 된다고 해서

핀넘버를 카드사에 문의하니 다들 어느나라는 4자리다 6자리다 이런게 아니고 가맹점마다 다르다며

답변을 회피하는 듯 했다. 일단 영국과 프랑스는 4자리이라고 친구가 말 해주었다. 이거 몰라서 6자리인줄 알고 00붙이다가

3번 비번 틀려서 정지 당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들었다. 카드 비번이 핀넘버라고 한다. 대개.

카드는 비자랑 마스터 하나씩 들고 가야 할 듯. 마스터 카드 하나가 결제가 안되서 못쓰고 비자는 잘 된다.

다른 마스터는 아직 안써서 모르겠는데 변수가 있을 수 있으니 꼭 여러개 가져가는게 좋을 것 같았다.

 

 

 

 

 

 

 
내가 머문 일주일 내내 햇살이 따가울 정도로 맑았는데 런던에서 유례없는 맑은 날씨가 이어진 기간이라고 했다. 평소에는 흐리고 비도 자주 오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친구가 사는 플랏은 비틀즈로 유명한 아비스튜디오 근처. 이 건물 바로 앞이 그 유명한 비틀즈의 횡단보도 샷을 찍은 Abbey Road였다. 관광객들이 여기서 사진찍느라 강제 교통체증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이 동네가 영국 내 거주하는 좀 사는 미국인 동네라고 한다. 우리나라로 생각하면 서래마을같은 느낌이려나. 가끔 일본인이 보이는 것 말고는 백인 이외의 인종이 거의 없었다.

영국에서 동양인은 생각보다 보기 힘들었고 그나마 인도인 흑인이 간간히 보이는 정도.​

가끔 어린아이들은 ​그래서 그런지 나를 빤히 쳐다본다. 신기한가보다.

 

 

 

 

아비로드 살짝 구경하고 웨스트민스터역에서 빅벤을 보았다.

실제로 보니 웅장하고 정교하고 포스있었다. 귀찮아서 굳이 빅벤 볼 생각 없었는데 막상 보니 좋았다. 근처에 관광객도 엄청 많고. 세계 각국에서 다 오는 듯 했다.

 

 

 

 

 

 

 

 

 

 

 

그 빅벤 근처의 유명한 성당. 웨스트민스터의 무료개방섹션.

입장료가 20파운드 정도 하는 곳이었는데 솔직히 줄도 너무 길고 귀찮아서 그냥 외부 사진만 찍고 만족하기로 했다.

 

 

 

 

 

 


템즈강 거닐고 런던아이도 보다가 그 앞쪽 템즈강에서 그리니치 가는 보트에 탑승했다. 오이스터 있으면 할인 되서 10파운드 정도. 아 왕복에.

 

이거 타니 가이드분이 계속 풍경과 명소 설명을 해주었다.

시간은 45분정도 소요되며 배가 진짜 천천히 가니

빨리 가고 싶은 사람은 그냥 튜브타는게 낫다고 한다.

그 대신 명소 웬만한 것은 다 배에서 편하게 볼 수 있다. 일일이 돌아다니기 귀찮았는데 나에게는 좋았다.

런던브릿지도 바로 옆에서 보고 샤크,까나리워트,테이트모던,무슨 성당 등등

 

 

 

 

그리니치 가서 공원 입구 바로 앞에 있는 그리니치 타번에서 점심먹기.

칩스 많이 줘서 다 먹지도 못할 양. 기후 특성상 감자가 잘 자라서 칩스를 늘 많이 주는 거라고 한다.

 

 

 

 

 

그리니치 파크에서 잠시 누워서 뻗어 있다가 올라가서 천문대 살짝 구경하고 떠났다.

세계 시간의 기준이 되는 거라는데 사실 이 곳 자체에는 별 감흥이 없었다. 파크에서 쉬고 경치 구경하는 게 좋았을 뿐.

 

 

 

 

 

친구 집 근처라 주로 다닌 쥬빌리라인 존스우드역.

아비로드 때문에 역에서 비틀즈 기념품도 판매한다. 그거 사서 입고가는 서양 아기도 봤다.

 

 

 

 

 

이제 2층버스를 타고 리젠트 파크The Regent's Park로 떠났다.

여긴 거의다 2층버스이고 1층버스가 아주 간혹 있었다. 이 시기에만 해도 국내에 2층버스가 거의 없어서 처음엔 신기했는데 자꾸타니 그냥 별 생각 없어졌다. 지금은 한국에도 종종 있기도 하고.

 

 

 

 

 

 

 

 

 

 


리젠트 파크는 정말 신세계였다.

여기는 조경이 잘 되어 있는 스타일. 화단에 색색별 꽃들이며 호수에 나무에 분위기가 엄청났다.

물가에 사는 오리,거위,백조 등 여러 새랑 전세계적인 새 비둘기, 그리고 까마귀 뭐 등등 이런 새들이 그냥 막 풀어져 있다.

새 사파리에 온 줄. 청설모도 뛰어 다니고.

사람들 다 공원에서 앉아서 편하고 즐겁게 놀고.

소위 말하는 정말 외국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었다.

 

 

 


사람들 저 호수에서 막 보트타기도 하더라.너무 좋아서 나중에 친구랑도 또 가고 혼자서도 갔었다.

 

 

 

 

 

친구가 가져온 생 블루베리. 맨날 냉동만 먹다 먹으니 이런 건지 몰랐는데 역시 신선한게 최고다.

 

 

 

 

 


런던 지하철. 튜브 tube.

대부분 자동으로 열리는데 수동 스위치도 있긴 했다. 혹시 안열리면 누르면 된다고 한다.

천장이 좀 동그랗게 생긴 라인도 있는데 키큰 사람은 그래서 머리만 문에 낀 적도 있다고 한다.

일단 기본적으로 다 한국 지하철보다는 내부가 좁다.

그리고 라인에 따라 에어컨 나오는데가 있고 아닌데도 있다는데 내가 탄 대부분은 안나왔다. 무더위였는데.

라인이 복잡한 거 탈때는 꼭 방면 확인 잘 하라고 한다. 한국 1호선 인천/천안 방면들 타는 마냥 .

 

 

 

 

 

저녁에 친구랑 친구 플랏메이트 중 한명이랑 맥주투어.
영국은 특색있는 요리가 딱히 없다며 그나마 전통요리 같은 것이 피쉬앤칩스라고 했다.

그래서 피쉬앤 칩스 맛집이라는 곳도 가고 이런 저런 맥주도 마시고 놀았다.

펍도 하루에 3개 가고. 잘 놀았다.

 

 

 

 

 

 

 

 

 

 


3차로 갔던 곳인데 분위기 좋고 맥주도 맛있었다.

집 갈때 시간 늦어서 셋이라 우버를 탔는데 신기했다. 영국은 택시기사가 고연봉 직종이고 택시비가 심하게 비싼데

우버는 콜택시같은 건데 훨씬 저렴하다고 한다. 그래서 블랙캡이 우버 없애라고 난리 친다고. 당시에는 한국에 이런 시스템이 없어서 저 신기했었다.

 

집가기 직전에 나 혼자 펍 앞에 잠시 나와있는데 어떤 나이 조금 있는 여자가 말을 걸었다.

영국여자: 내 말 좀 들어줄래?나 진짜 안취했는데 나 남자친구가 나 버리고 갔어 나 어떻게 하지

ㄴ;미ㅏ러ㅏ니멍ㄹ;ㅏㅣㅁ나 진짜 안취했어 안취했어니마ㅓㅇㄹ;마

 

말을 다 못알아 들어서 나 여기 안산다고하고 하는데 친구와서 물어보니 결론은 차비 없다 돈달라 였다.

밤에 저런식으로 돈 받아내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고 한다.

여긴 구걸하는 거지들도 많고 노숙자도 곳곳에 있으니 조심하는게 좋긴 할 것 같다.

 

대략 이렇게 하루 바쁜 하루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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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산책에 재미들려서 여기저기 다녔다.
발 닿는대로 다니다가 행주산성이 있는 덕양산부터 시작해 고양 생태공원을 지나 마포 상암, 망원, 합정을 거쳐 상수역까지 갔던 날이 있었다. 소요시간은 약 4시간.

친구와 행주산성에 가기로 미리 정하고 나름 소소한 계획을 세웠다. 내가 조금 먼저 도착해서 주변 구경했는데 뭔가 이상했다. 너무 조용했던 것. 자세히 보니 매주 월요일 휴관일이었다. 별 생각이 없어 설마 휴관일 일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어쩌지 하다가 일단 한강변에 있는 행주산성공원으로 갔다. 행주산성 입구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였고 거기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공원산책이라도 해볼까 하다가 마침 눈 앞에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였다. 딱히 표지판은 없는데 계단이 있길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올라갔는데 나름 전망대도 있고 오를 만 했다.
더 안쪽으로 가다보니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 2갈래 중 선택해야했다. 우리는 일단 쭉 올라갔다. 한강과 주변 풍경도 잘 보이고 해서 신났다.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는 길인지 낙엽이 가득했다. 야생동물 주의 표지판도 있어서 왠지 뱀이라도 실수로 밟을 것 같았다. 인적이 드물어서 여기서 산짐승이라도 나오면 어쩌지하는 상상을 하며 갔다. 더 올라가다 보니 전혀 정돈되지 않은 묘지들이 있는 곳도 지나갔다. 여긴 누구의 무덤인 걸까 하며. 낮이라서 무섭진 않은데 밤에 보면 좀 무서울 듯.

이 산에서는 재미있게도 어디로 가야되지 하는 부분에서 꼭 누가 한명씩 지나가서 길을 잘 찾을 수 있었다. 행주산성이랑 같은 산이지만 그 내부로 들어갈 수는 없게 되어있었다. 비교적 완만한 산이라 다 오르고 내리는데 한시간이면 충분했다. 아까 갈림길에서 내려가는 길 쪽은 산 아래쪽에 쭉 연결된 나무 데크길이 있어서 조금더 평지 산책하는 느낌으로 다닐 수 있는 듯 했다.

 

적당한 지점에서 내려오니 건너편으로 가야 고양대덕생태공원으로 갈 수 있는데, 어떻게 가야할지 모를 상황이었는데 마침 어떤 사람이 강 가운데 있는 길로 건너오는 게 보였다. 그 분을 발견한 덕에 수월하게 그 길로 건너 평지 산책을 시작했다.

 

 

 


고양대덕 생태공원은 서울의 한강공원처럼 정돈된 것은 아니고 조금 더 야생적인 느낌. 약간 방치된 느낌도 있고 매우 한산하고 가끔 낚시하는 분들도 있었다. 거대한 억새풀인지 갈대인지도 많고 도심 속 자연과 한산함을 제대로 체험했다. 이 시기는 3월 초라서 아직 나뭇잎이 자라지도 않고 잡초만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봄이라기엔 약간 겨울 같은 느낌. 사람이 없고 길도 넓은 편이라 운동삼아 오기 좋은 것 같다. 특히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 길을 따라 마포 방향으로 쭉 빠르게 걸었다. 공사하는 거대한 부지도 있는데 뭐를 짓는지 궁금했다. 그렇게 걷다가 고양시가 끝나고 서울 한강공원으로 진입했다.

 

 

서울쪽에 오니 확실히 사람이 많아졌다. 지나가다보니 난지캠핑장도 보였고 이번에는 정돈된 생태공원도 지나갔다. 멧돼지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고 아직 조금 쌀쌀해서인지 표지판에 나온 동물들은 볼 수 없었다. 맹렬히 걷다가 상암쪽에 이르러서야 한 번 쉬었다. 맥주 한 캔 하면서 잠시 여유를 가진 뒤 다시 걸었다. 망원과 합정을 지나 상수까지. 그 쪽 구간은 종종 가던 곳이라 새롭지는 않았는데, 매번 밤에만 가다가 낮에 갔더니 활기찬 곳이었다. 밤에는 혼자 산책겸 운동 다니다가 무서울 때도 있었는데. 또한 평일임에도 사람들이 제법 있어서 놀랐다. 확실히 점점 서울 중심으로 이동할 수록 사람이 늘어나는 듯 했다.

 

열심히 걸었기에 바로 상수역 인근으로 이동해서 가리비회와 파전을 신나게 먹었다. 운동 후 한 잔 하는게 요즘 인생의 낙이다.

 

산도 조금 오르고 평지도 열심히 걸어서인지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약 4시간 정도의 여정이 끝나니 성취감도 들고 좋았다. 그리고 다음날 엄청난 전신 근육통에 시달렸다.

Posted by jur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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