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창업사관학교 12기(서울)후기_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누군가에겐 정보가 될 이야기 2021. 8. 16. 19:29 |
이제 거의 사업화기간은 종료되었고, 마무리 정산만 남은 신사업창업사관학교.
그 과정에 대하여 내가 겪은 것들을 글로 풀어내고자 한다.
요약하자면
*지원서 작성부터 사업화 완료까지 1년의 기록. (면접,이론교육,체험점포 등)
*이나라도움과의 사투
*체계에는 큰 기대 하지 말자
나는 12기 교육생으로, 지원 서류 접수는 2020년 8월말에 했으니 사업화까지 거의 1년의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우연히 창업관련 지원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후 나도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찾은 것이 신사업창업사관학교였다.
지원 조건은 사업자등록 상태가 아닌 사람인데, 첫 창업인 나 같은 사람부터 유경험자이나 현재는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공방계열로 창업을 하려니 지원사업의 선택지가 좁았고 기간도 나와 맞아야 했고, 지역적인 문제도 있어 신사업창업사관학교가 내 상황에 가장 적합한 선택지였다. 교육받은 곳과 창업지역이 일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중요했다.
경쟁률은 지역마다 차이가 큰 것같고 나는 서울지역으로 지원해 면접 대상자는 2배수였다. 서류 경쟁률은 알려져있지 않아 모름. 타 지역은 대부분 2:1이하이며 어떤 곳은 거의 1:1이기도 한 듯했다.
지원서 겸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데, 어느 정도 정해진 폼이 있어서 덜 막연했다. 그런 종류의 글을 써본 적이 없어서 며칠동안 쓰고 고치고를 반복하며 짧지도 길지도 않게 쓰려고 노력했는데 글을 계속 보다보니 점점 안 읽혀서 나중에는 적당히 제출했다. 물론 시간이 지나 다시 읽으니 엉망진창이었다.
면접대상자 연락을 받고 일정에 맞추어 공덕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센터로 갔다. 면접관5:지원자4의 다대다 면접이었고 시간은 한 조당 20-25분 정도. 처음에는 한명씩 차례대로 자기 사업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했고, 이후 개별질문과 공통질문에 대답하면 되는데 엄청 난해하다거나 공격적인 질문은 없었다. 본인이 사업아이템에 대해 이해를 잘 하고 있고 마케팅 관련된 것만 좀 예상해서 가면 되는 것 같다. 나는 질문 많이 안받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내가 생소한 업종이라 정보가 별로 없어서 그런 것 같았다. 합격 후 같이 면접본 조 사람들을 봤는데, 개별질문을 많이 받거나 적게 받는 것이 합격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듯 했다.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아이템이 독창적이거나 수익성이 있어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은데, 독창적이어도 수익성이 있다는 것을 어느정도 증명할 수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말이 신사업이지 안정적인 수익을 얼마나 창출할 수 있는지가 관건. 마케팅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얼마 뒤, 합격 연락을 받았고 2주간은 온라인 교육을 받고 나머지 2주간은 오프라인 교육을 받아야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다 오프라인이었는데 코로나로 시스템이 바뀐 것이며 온라인은 실시간 강의로 진행되니 평일 10:00~17:00에는 계속 교육을 들어야 했다. 다양한 분야의 강의가 있었고 필요한 내용들이지만 단시간에 다 흡수하지는 못했고 아무래도 온라인강의라 집중력이 흐려지긴 했다.
오프라인 교육 첫날, 공덕으로 가 다른 교육생들도 만나고 교수님들도 직접 대면하게 되었다. 서울35+경기15 교육생이 함께 수업을 들어 총 50명이나 되었다. 사업계획서 쓰는 방법 등 이론적인 것을 배우고 실습하고 나중에 사업계획서 발표도 했다. 분반 수업도 있어서 업종별로 3파트로 나누어 해당 분야의 강사분들에게 실무적인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나는 공방 분반 수업을 들어서 창업지원프로그램을 통해 공방을 차리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분들의 강의를 통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서울에는 체험점포가 총4개 인데, 온라인체험점포는 공덕점이고 오프라인 체험점포는 대학로/명동/중랑점 이렇게 3군데이며 오프라인 교육 중 답사를 다니는 날이 있어 미리 둘러본 후 체험점포 희망 조사를 하여 어디로 배정될 지 결정된다. 물론 희망대로 무조건 되는 것은 아니며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정해지는 것 같았다.
이 모든 것이 8-9일만에 이뤄지는 일정이다! 정말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다른 교육생들의 아이템을 대략 들어보면 가장 많은 것은 애견관련 사업이다. 애견 디저트 관련업만 해도 5-6분이 있었던 것 같다. 디저트 관련, 운동 관련, 공예 공방, 온라인 샵, 플랫폼 사업 등 여러가지 사업으로 참여한 분들이 있었다. 솔직히 생각보다는 신사업?인 아이템은 별로 없어서 그 부분에서는 마음편하기도 했다. 다양한 업종이 있다보니 남의 발표 듣는 것이 흥미롭기도 했다. 어떤 분은 내가 어느정도 지식이 있는 분야의 사업을 하는데 그에 대한 기초 지식이나 실무 상식이 너무 부족해서 좀 놀랐다.
온라인 교육시작 전, 전국 신창사 교육생들이 있는 오픈채팅방을 만들어 준다. 거기서 보면 별 사람 다 있었다......왜 거기서 자기 사업 광고하는 거지?
오프라인 교육 시작하고 나서 포기하는 사람들이 몇 명 생겨서 자연스럽게 인원이 줄어든다. 어느 순간 보면 출석부에서 사라진 사람들이 있다. 이게 단계별로 인원제한이 있다고 공고에 나와있었는데, 일부러 탈락시키지 않아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어서인지 알아서 줄어들었다.
여담으로는, 내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극적이지 않았다. 예를 들어 수업 첫 날, 지원자를 받아 BM초안 발표를 하는데 50명 중에 아무도 손을 안들었다. 점포장 정하는 데도 대부분 안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 자기 점포 하기도 바쁜데 괜히 일 하나 더 얹기 싫은 건 이해하는데 창업하겠다는 사람들이 모인 것 치고는 의외의 상황이었다. 지원서 낼 때 하는 적성검사에서는 분명 적극적이라고 답했을 것 같아서. 답답한 거 보는 게 싫어서 내가 발표도 하고 점포장도 했다.
주로 20대 -30대가 가장 많았고 40-50대까지 있었던 것 같다. 청년대상 창업지원사업이 아님에도 분위기만 보면 그렇게 보였다.
교육 받는 동안에 느낀 점은 사람들이 내 업종을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사업발표 할 때 교수님들도 생소해했고, 공방 분반 수업하는데도 한 강사님은 단어가 너무 어렵다고 할 정도였다. 나에게는 너무 익숙한 것인데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은 분야라는 것을 깨달아서 신사업에 지원했는데 내 생각보다 더 생소한 분야였던 것이다. 물론 기본적인 시스템은 공방이 맞으니 수업과 피드백은 잘 들었다.
여러가지 이론 수업을 듣고 나면 사업계획서 발표가 기다리고 있다. 인원이 많아서 하루종일 걸린다. 이건 일종의 최종발표를 위한 준비라고도 볼 수 있고 내 사업을 교수진 및 타 교육생들에게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시간제한이 있다보니 초과되지 않도록 미리 잘 준비해야 한다. 그다지 까다로운 분위기는 아니어서 편하게 진행했고 다른 사람 발표를 듣는 것도 이론수업의 연장이었다. 대체로 교수진 3분이 조언식의 피드백을 해주시는데, 교육생 중에 대본을 써서 국어책 읽듯이 읽어버린 분은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내가 봐도 그건 좀 심했다. 하루종일 듣다보니 지루해져서 오후에 발표하시는 분들 아이템은 대충만 기억이 난다.
체험점포 배정 발표할 때, 다들 자신의 1지망이 되길 바라며 희비가 엇갈렸다. 경기는 어차피 1곳이라 별다른 것이 없었으나 서울이 여러군데이며 각 점포마다 장단점이 있다보니 이런 상황이 생긴 것 같다. 나는 업종도 그렇고 내가 체험점포에서 이루고자 한 목표도 크지 않아서 어디가 되어서 상관 없겠다 싶어 '무관'으로 희망조사를 써냈다.
업종 특성등을 고려해서 인지 명동점으로 배정받아 11월~2월중순까지 체험점포를 운영했다. 12기는 6명이었는데 11기는 4명이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다른 대표님들과 어색하기도 했지만, 이것저것 의견도 맞춰가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서 다들 친해졌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서 딱히 갈등 생길 일도 없었고 지금도 종종 연락하며 조언도 구한다.
명동점은 대로변에 위치해서 다른 점포들보다 입지가 좋아서 다들 만족했고, 타 점포에 비해 유입이 가장 좋긴 했다. 우연히 11기 분도 지나가다 들렀다며 이거저거 이야기해주었는데 매출은 기대하지 말라고 했었다. 어차피 코로나때문에 오픈 얼마 하지 못하기도 했다며.
체험점포 시작 즈음에 온라인 스토어 교육이 시작된다. 구로에 있는 별도의 교육장에서 총3회의 교육이 있는데, 코로나때문에 마지막은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12기는 코로나 이슈로 오프라인 점포 희망자는 온라인 점포 운영이 필수였다.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 병행점포 교육 기수였다.
처음 지원할 때는 둘 다 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고 실제로 창업시에도 온오프라인으로 할 계획이었으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생각보다 오프라인점포를 세팅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바빴고 온라인 스토어 과제를 기간에 맞추어 하기 힘들었다. 1달 안에 시제품 5종을 생산하여 네이버스마트스토어에 업로드해야하는데 그 한달간 점포 세팅하느라 시제품 업로드를 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강사님은 교육생들이 열심히 안한다고 오해해서 색안경 끼게 되고 교육생들은 온라인 사업에 의욕을 잃는 악순환. 그 외에도 업종별로 온라인에 업로드 할 수 없는 문제(제조 허가 관련) 등도 있는데 무조건 올리라고 하니 의사소통의 문제도 있었다. 이런 상황과 별개로 스마트스토어 교육 자체는 유익해서 지금 실제 창업을 하고 나서 교재 다시 보면서 복습하고 있다. 다만 온라인스토어가 내 주력 사업이 아니다보니 아직도 세팅 다 안했지만.
체험점포는 월~금 10:00-17:00 의무 출근이며 지문으로 체크한다. 출장처리는 가능한데 보고서를 내야 한다.
온오프라인 교육때도 그렇고 체험점포기간 때도 출석체크 점수처리 되니 신경써야 했다. 그러나 12기는 그게 큰 의미가 없어졌고 그 이후는 후술함.
실제 영업 시작한 이후로는 보통 19~20시에 퇴근했고 토요일에도 영업했는데 이건 점포별로 협의해서 진행했다. 사실상 교육 기간동안에 재택계열이 아닌 이상 투잡은 좀 힘들고 체험점포 세팅하는데도 자본이 좀 들어간다. 다들 최소 100은 썼다.(보통 2-500정도는 쓰는듯) 실습비 약간 지원되긴한데 어차피 그거 훨씬 초과해서 사용하게 된다.
실습비 서류는 추후 사업화지원비 증빙 서류와 항목이 동일하니 미리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일종의 예행연습 정도?
물론 사업화지원비 사용 및 증빙은 시스템은 아예 다르다.
실습비는 개인 돈으로 먼저 사용하고 해당 영수증 및 서류를 공단에 한글파일로 작성 첨부하여 체험점포 종료 후 보내면 공단에서 검토 후 대략 1-2달 뒤쯤 입금해주는 것이고, 사업화자금은 e나라도움이라는 국가에서 만든 국비전용 시스템으로 사용하고 별도의 회계법인에서 정산 검토를 진행한다.
당시 11월에는 코로나가 다소 소강상태라서 의욕적으로 여러 오픈 이벤트도 준비하고 명동대표님들과 열심히 정식오픈 준비를 했는데...그렇게 오픈 직전에 거리두기 단계상승으로 지침이 내려와 '손님 포함 모든 외부인 출입금지'로 운영을 하게 되었다. 음료 픽업이어도 문 안으로 들어오면 안된다는 정도여서 곤란했다. 온라인 예약판매 혹은 작업실처럼 출퇴근만 하라는 건데 목 좋은 명동에서 이게 무슨 일인지.
목마른자가 우물을 판다고, 다들 위기상황에서 아이디어를 짜내어 매장 폴딩도어를 열고 그 문을 통해서만 판매를 시작했다. 음료 주문을 받고 매대를 최대한 창문쪽에 붙여서 구성해서 노점처럼. 다들 대단했던 것이 한겨울에 거의 야외 하루종일 영업하는데도 약한 소리 하는 사람 하나 없었다. 회사원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라 점심시간 때에는 식음료계열 매출이 꽤 나왔던 것 같다. 물론 나는 그 당시 시제품도 없었기에 작업실 모드로 있었고 가끔 바쁠 때 주문받기를 도왔다.
내가 체험점포 기간동안 하려했던 것은 간단한 체험 수업을 진행하면서, 지인들 불러서 테스트 수업해서 데이터 쌓고 시제품 자잘하게 만들어 방문객 반응 살피기 등을 하려고 했다. 일단 외부인 출입금지라 지인을 부를 수가 없어서 테스트수업은 총2번 했다. 시제품은 좀 만들었으나 반응을 살피기에는 점포 영업기간이 너무 짧아 약간의 수요조사만 가능했다.
12월 말에는 아예 출근이 금지되어 1월 중후반이 되어서야 다시 출근 및 영업이 가능해졌다. 그런데 동시간대에 교육생들이 50%이하로 재실하라고 했다.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 있지 않게 하다는 것인듯. 그래서 출석체크는 거의 의미가 없어졌다.
이제는 문을 열고 고객이 매장에 들어올 수 있게 되었지만 장기휴점과 개점을 반복했더니 막상 들어오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다들 오히려 창문열고 영업할 때가 더 사람이 많았다고 할 정도. 4주정도 마지막 영업을 하고 체험점포가 종료되었는데, 이제부터 새로운 시작이었다.
1월 말인가 2월 초에 최종 사업계획서 발표를 앞두고 프리젠테이션 스킬 교육을 받았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데, 언제 발표하는 건지 일정이 늦게 나왔다. 체험 점포 종료를 앞두고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신사업 담당자가 바뀌었다. 일단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기존 담당자가 점포 짐 빼고 사업자 이전등록 기간을 넉넉히 준다며 다음 깃수가 들어오기 전까지라며 구두로 설명했으나, 담당자가 바뀌자마자 7일 이내로 다 정리하라고 연락이 왔다. 이 때부터 공단에 불신이 커졌고 혼란과 갈등이 시작되었다. 점포마다 분위기가 다르긴 했는데 명동점은 비교적 공단이나 사업 자체에 큰 불만이 없었는데 이 일로 다들 화가 많이 났었다. 일단 문제제기를 해서 정리 기간을 정정해서 해결하긴했다. 이 때 화가 난 이유 중에 하나는 체험점포 종료가 임박할 때 까지도 사업계획서 발표 일정이 나오지 않아서. 그건 안알려주면서 정리는 빨리 하라고 하니 다들 화가날 수 밖에.
나중에 들으니 이 문제가 매 기수 발생했다는데 12번이나 진행한 사업에 이렇게 체계가 허술한 부분이 있다는 게 참.
12기는 좀 버려졌다고 생각되는데, 공단 측 담당자도 중간에 바뀌고 사업화자금 정산 담당 회계법인도 바뀌면서 혼란이 생겼다.
가급적 사업자등록은 없애지 말고 이전해서 유지해두는 것이 좋다. 다른 직업이나 수입이 없다면 꼭!
모의 사업계획서 발표를 희망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데 연습도 해보고 피드백도 받을 수 있어서 실제 발표때 도움이 되었고, 멘토링도 4회 받는데 멘토선생님이 다른 지원사업도 추천해줘서 사업계획서 써보고 첨삭 조언도 받아서 괜찮았으니 여기서 받는 교육들을 최대한 잘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중에 보면 그런 교육들에서 들은 내용을 알고 창업하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있는 길이라 여겨진다.
최종사업계획서 발표 이후 최종 사업화 지원금이 정해진다. 일단 내가 아는 분들은 희망액만큼 다 받으신 듯.
발표 때는 교육생은 혼자 들어가고, 심사위원은 5명 정도로 면접 때 봤던 분도 계시고 새로운 분도 계신 것 같았다. 일단 준비한대로 말하고 질의를 받았는데, 이 사업이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는지와 체험점포에서의 매출을 물어보았다. 매출이 적긴 했지만 실제 영업은 한달도 못한 것을 고려해보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심사위원분들은 알면서 그런건지 모르고 그런건지 너무 적다고 깜짝 놀라더라. 그래서 외부 나가서 판매한 매출도 말했더니 반응이 조금 나아졌다. 분명 체험점포 시작할 때 직원분들이 매출은 평가항목이 아니라고 편하게 하라고 했는데 현실은 달랐다. 일단 전반적으로 그다지 긍정적인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적당히 이런 저런 질문에 답변은 했고, 신청한대로 자금은 다 나오긴했다.
자부담 50%는 미리 확보해 놓아야 한다. 신사업 수료생 대상으로 공단자체 대출이 가능하다고 지원당시에 써있는데, 이걸로 대출받아서 자부담 보태려는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시기가 전혀 안맞으니 그건 생각안하는 것이 좋고,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대출은 신사업수료와는 아무 상관이 없고 각 지역 소상공인공단에 문의해서 받을 수 있으며 은행보다 더 개인정보 털릴 준비하고 가야 한다고 한다며 다른 대표님이 말해주었다.
그리고 부가가치세 제외 금액이니 국고보조금 2,000만원+자부담금 2,000만원을 100% 다 쓰려면 +400만원(부가가치세 금액)이 있어야 한다. 부가가치세 금액은 나중에 부가세 신고하고 환급받는 것이라 그렇다고 한다. 400만원은 당장 입금은 안해도 되지만 확보해두긴 해야 한다.
e나라도움이라는 국고 보조금 시스템으로 교부신청을 통해 받는데, 이런 시스템을 처음 사용해보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또 다시 혼란이 찾아온다. 일단 신청은 공단에서 방법을 알려주니 시키는 대로 하면 되는데, 이나라도움 전용 신용카드를 개설해야 하는 게 문제다. 발급가능한 은행이 정해져 있고 지점마다 상황이 달라서 다들 이거 때문에 고생했다. 일단 다들 직장인도 아니고 정기적인 수입 증빙이 안되다보니 신용카드 발급을 거절당하기도 한다.
시행착오 없이 하려면 : 주거래 은행가기 or 사업자 등록증 가져가기
공단 협약서 지참은 필수.
나는 주거래가 우리은행이었고 거래 실적은 충분해서 될 줄알았는데, 의외의 부분에서 거절당했다. 기존 우리카드 결제 통장과 같은 통장에서만 신규 이나라도움 신용카드도 이체연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새로 통장을 내도 연결이 안된다고 해서 실패.
결국 농협가서 만들었는데 여기는 무실적이라 협약서 보여줘도 체크카드는 되는데 신용카드는 안된다고 거절당할 뻔 하다가, 극적으로 은행을 나오기 직전에 다른 대표님이 연락해줘서 사업자등록증 첨부해서 발급신청하면가능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은행직원분에 부탁했더니 그러면 일단 시도해보겠다고 해서 성공!
국고보조금 전용이어도 신용카드라서 심사는 똑같다고 했다. 이것 때문에 신사업 지원할 때 신용점수를 제출해야 했던 것 같다. 신용등급은 당연히 높았으니 발급받을 수 있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주거래가 이나라도움 발급 은행이 아니고 사업자도 폐업한 대표님은 신용카드 발급 정말 힘들게 하셨다.
이렇게 한 고비 넘기면 이나라 도움 시스템에 적응하는 고비가 나타난다.
점점 이나라도움으로 결제 및 정산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만약 또 하게 된다면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용어부터가 생소해서 어려웠다. 동영상 계속 보면서 공부하고 이것저것 눌러보다 보면 조금 알게 되더라.
나는 사업자 자체를 처음 만든 초짜다 보니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는데, 세금계산서 등록시 주민번호로 해야하는지 사업자번호로 해야하는지 헷갈려서 공단 담당자님에 물어봤다. 문제는 그 분도 잘 몰라서 주민번호로 하는 게 낫겠죠?라고 함. 이나라도움에 등록할 때 사업자 말고 꼭 개인으로 등록하고 해서 그 것 때문에 물어본 것인데 나중에 보니 정말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다. 애초에 개인은 부가가치세 대상이 아니라 다 사업자번호로 하는 것인데. 나중에는 사업자로 다 하긴했는데, 하필 사업화자금을 가장 초반에 사용하는 것이 인테리어 계열이라 140만원의 부가가치세 환급은 날아갔고 나는 나라에 기부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3일동안은 140이 자꾸 생각나서 속에서 열이 나긴 했다.
그리고 내 실수는 상가 부동산 계약하는데 보증금을 너무 빨리 준 것인데, 협약시작 기간 며칠 전에 부동산 계약을 했고 부동산 사장님이 상가 알아보러 다닐 때 상가는 계약할 때 보증금 주는 거래서 그렇게 준비했다가 자부담금을 더 마련해야 했다. 막상 계약날 갔더니 4월에 보증금 입금하라고 했는데 이미 준비해간 김에 그냥 줘버린 잘못...이게 미뤄질 수 있는 여지가 많았는데 많은 사람들의 콜라보로 실패. 그러나 애초에 내가 이 부분을 제대로 알았더라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으니 내 실수.
초보 자영업자라 경험자들에겐 별 것 아닌 일인데도 나는 자꾸 어디서 실수하고 모르는 것도 너무 많았다.
부가가치세도 체험점포 때 신고 한 번 했는데 이게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 한 번 하니 조금 알 듯 한데 이제 내가 안해서 다행이다.
그렇게 어찌어찌 인테리어도 시작하고 세팅을 시작했다. 명동 대표님들과 이야기해보면 공통점이 인테리어가 가장 힘들었다는 것. 업체 선정부터 공사 중간중간에 일정 미뤄지고 이야기랑 다르게 진행하고 하자 생기고 보수 제대로 안해주고 등등등. 일정 안미뤄진 사람 한 번도 못 보았다. 나도 2-3주 정도 미뤄진 것 같고, 인테리어가 늦어지면 집기 구매랑 설치도 다 미뤄지니 뭘 할 수가 없다. 조금만 안보고 있으면 간판 크기가 이상하다거나 페인트 칠이 안되어 있다거나 문제가 생기니 계속 지켜봐야했다. 다 끝났나 했더니 자꾸 비오면 정전이 되었는데 알고보니 간판 전선처리를 제대로 안해서...괜히 쓸데없이 내부 전선 공사 할 뻔했고 불날 뻔 했는데 휴...그나마 이정도로 공사가 끝난 것만으로도 다행이고 최악은 아니라 생각하기로 했다.
아무튼 이래저래 무사히 창업을 했고 체험점포에서 다 하지 못한 각종 테스트와 시제품 생산 등을 하며 정식영업인 듯 가오픈인 듯 한 상태로 계속 각종 세팅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렇게 이제 끝나가는 건가 하며 정산을 준비하는데, 이제야 회계법인이 새로 정해졌다고 연락이 왔다. 그리고 바뀐 법인에서 기존 정산과 다른 기준을 꺼내면서 사업화 종료일 며칠 전 또다시 대혼란이 발생했다.
원래는 담당 회계법인이 이미 3-4월에는 정해져야했고 그래야 중간 정산 점검도 받고 부족한 부분을 미리 알 수 있는데 이제 다 끝났는데..? 뭘 고치거나 수습할 수도 없어서 그냥 이젠 그러려니 한다. 정산 방법에 대해 전 회계법인에서 설명해주는 교육을 받았는데, 새로운 회계법인은 그건 그거고 우린 다르게 할거다 라고 하니 다들 당황할 수 밖에.
일단 공단에 다른 사람들이 연락해서 약간 해결한 것 같기는 하다. 이거 정산마무리하는데 한6개월 걸린다고 하니 다 끝나야 후련할 듯 하다.
창업을 한다는 것은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겪어나가야 한다는데, 신사업창업사관학교에서 실전교육까지 시켜주는 것 같다. 사업화 완료기간도 사실은 진정한 체험점포 교육이었던 것은 아닐까.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일단 이 창업프로그램을 하면서 이론적/실무적인 교육도 받고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고 창업동료들도 생기고 창업 지원금도 받고 좋은 점이 많다. 시스템에 허술한 부분도 많지만 뭐 다 좋을 수는 없는 거니까. 처음에는 빨리 창업하려고 '이 사업을 지원하지 말까?' 했었는데 그랬으면 더더욱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힘들었을 것 같다. 잘 한 듯.
신사업 지원하기 전에 나도 후기 엄청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정보가 없었다.
이제는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너무 바빠서 이렇게 후기 쓸 시간이 없다. 아직도 너무너무 바쁘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좋을 것 같아 더 늦기 전에 기록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창업을 할 사람, 창업이 처음인 사람, 창업예정지역과 현재 거주지역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 1년이상 생활비가 확보된 사람에게는 추천할 만 하다고 생각한다.
제발 정산 무사히 끝나게 해주세요!
2023.06.21 추가글
가끔 신창사 지원하는 분들이 질문하셔서 답변을 하게 되었다. 이 글 보고 연락이 오기도 하고, 신창사 홈페이지?에 우수사례보고 연락주시기도 한 듯.
일단 나는 정산은 비교적 무탈하게 끝나서 환수금은 2-3만원 선에서 마무리되었다. 이나라도움 다시는 안한다고 했었지만, 이후 몇 번 더 사용했다. 신창사 때 국비사업 뭔지도 모르고, 자잘하게 집행을 너무 많이 해서 고생했지만 그 경험으로 이제는 이나라도움이 별로 어렵지 않다.
동기들 중에는 몇백만원 환수당할 위기에 처한 분도 있었고, 정산때문에 난리도 아니었다고 들었다.
일단 영수증+증빙사진만 잘 모아놓으면 나중에라도 해결할 수 있고, 협약기간 중에만 사용하고 용도 잘 맞춰서 쓰면 된다.
나는 처음에 회계법인에서 연락줬을 때
불인정 금액이 좀 더 있었는데, 소명했더니 인정으로 많이 바뀌었다.
나는 이제 창업한지 만2년이 조금 지났는데, 그럭저럭 자리 잡는 중이다. 너무너무 바쁜데 돈은 못벌고 실적만 쌓다가 딱 1년 지나니까 먹고 살만 해졌다. 정말 1년생활비는 확보해놓아야 한다.
흥미로운게 주변에서는 내가 돈 많이 버는 줄 아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마케팅, 인스타그램 효과로 그렇게 보일 뿐.
게다가 다른 대표님들도 비슷한 경우가 많았다. 이게 자영업의 현실인가..!
그리고 체험점포 동기분들 거의다 여전히 성업 중이다. 다들 너무 바빠서 만나기는 힘들지만 잘 되가는 듯 하여 응원 중이다.
가까이에 창업한 동기 대표님 한 분은 종종 만나서 일 얘기도 하고 협업도 하고, 좋은 동료가 있어 좋다.
시간날 때 조금씩 추가 후기를 업데이트 하려 한다.